"잘못된 성경 인용으로 인한 가정 폭력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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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성경 인용으로 인한 가정 폭력 막아야"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10.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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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가정생활협회, 박은미 교수 초청 대담회 개최
서울장신대 박은미 교수(왼쪽)가 지난달 24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가정생활협회 대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서울장신대 박은미 교수(오른쪽)가 지난달 24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가정생활협회 대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가정폭력은 종교와 관련 없이 발생합니다. 더 안타까운 건 크리스천 가정에서 더 강력한 학대가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장신대 박은미 교수가 가정폭력 예방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당부하면서 잘못된 성경말씀 인용으로 더 강력한 학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회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한국기독교가정생활협회(회장:임규일 목사) 주관으로 진행된 대담회는 근래 들어 가정 내 아동에 대한 폭력이나 학대 관련 사건들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가운데, 가정폭력 예방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강사로 참여한 박은미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는 피해자가 원인제공을 했기 때문에 가정폭력이 일어났다는 잘못된 인식이 팽배하다잘못된 행동을 고쳐주기 위해 가족을 체벌한다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생각이다. 어떠한 이유든지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아동 폭력과 관련해 아동은 가정폭력에서 가장 취약한 존재라며 매년 아동학대의 70% 이상이 친부모에게서 일어난다. 아동학대에 대해 상담하거나 상황을 파악해보면 거의 99%우리 아이가 잘못했기 때문에 훈육했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단적인 학대를 한 경우에도 자신의 행위를 훈육이라고 믿고 있는 부모들이 많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며 어떤 종류의 체벌을 한다 해도 아이에게 전달되는 정보는 힘 있는 사람은 폭력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비폭력적인 훈육방법이 많다. 단지 그런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부모로부터 쉽게 배운 폭력적인 훈육을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크리스천 가정의 가정폭력에 대해 통계적으로 보면 종교에 관련 없이 전체 가정의 30% 정도로 가정폭력이 발생한다. 더 안타까운 것은 크리스천 가정에서 더 강력한 학대가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는 점이라며 성경말씀을 잘못 인용하고 폭력을 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경 말씀 잠언을 살펴보면 채찍으로 훈육해도 죽지 않을 거라는 말이 있는데, 실제로 미국에서 채찍으로 학대해서 죽은 경우가 있다는 것. 박 교수는 이런 학대는 성경의 하나의 구절에 대한 오해로 인해 발생한다이런 혼동을 줄 수 있는 구절에 대한 성서적 이해, 어떻게 설교해야 하는지 가이드를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교수는 끝으로 한국교회를 향해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도울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당부했다.

피해자를 향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자는 구호에서 멈추면 안 됩니다. 크리스천은 좋은 이웃이 되어 살펴보고 정서적으로 지지를 해줘야 합니다. 교회 차원에서는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예방교육을 최일선에서 작동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서비스나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상담서비스나 목사님들이 폭력과 관련되어서 잘못 이해할 수 있는 말씀 구절에 대해 설교할 때 분명한 지침을 줄 수 있는 설명을 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목사님들이 심방을 할 때 가정폭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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