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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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태호 원장
  • 승인 2020.09.2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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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사 송태호의 건강한 삶 행복한 신앙-35

올해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혼란에 빠진 한 해였다. 올 초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감염은 모든 사람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한 여름을 지나 가을까지 전 세계에 창궐하고 있으며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이 되면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게다가 한반도에서 봄과 가을이 점점 짧아져 기온 변화에 적응할 기회가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병원에서도 에어컨을 키고도 더워 했던 때가 어제 같은데 가을을 즐길 새도 없이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여 난방기구의 신세를 질 날이 가까워 지고 있다.

환절기란 말이 있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라고 하는데 요즈음은 봄과 가을이 워낙 짧기에 봄, 가을을 환절기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즈음에는 병원에도 감기 환자들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대개 목이 아프고 콧물이 나며 때에 따라선 기침이 심하기도 하다. 이런 감기는 ‘집에서 쉬면 7일, 병원을 다니며 치료하면 일주일’이라는 영국 속담이 있을 정도로 휴식이 중요하다. 정상적인 면역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가볍게 앓고 지날 수 있다. 하지만 사회 통념상 감기따위로는 하던 일을 안하고 쉴 수 없으니 증상을 완화 시키기 위하여 병원을 다니며 약도 먹고 생강차도 먹는 등 조치를 취한다. 

올해는 의사나 환자나 감기에만 걸려도 지레 코로나 감염이 아닐까 겁을 먹는 경우가 많았다. 감기가 많아지는 계절에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 모두가 마스크도 쓰고 손도 자주 닦는등 개인위생에 힘쓰고 있어 예년 만큼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적기는 하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하지만 노약자나 영유아, 면역이 약한 사람들은 언제든지 감기라는 불청객이 찾아 올 수 있는 것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 병원에서 주로 처방 하는 약들은 감기 치료제가 아니고, 감기의 증상을 완화시키며 합병증을 막는데 집중된다. 이런 감기는 치료를 소홀히 하면 편도농양이나 기관지염, 폐렴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면역이 약한 환자들이나 원래 천식이나 만성기관지염이 있는 환자들에게서는 감기가 결국 폐렴이 되고 회복이 안되어 패혈증까지 생겨 생명을 잃는 불행한 일이 생기기도 한다.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3가지 정도로 정리해 보면,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틈만 나면 양치를 하고 손을 깨끗이 닦는 것만으로도 감기에 걸릴 확률을 굉장히 줄일 수 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마스크를 꼭 쓰는 것은 이미 보편화 되어 감기를 막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보온을 잘하자. 아침과 낮의 일교차가 10도가 넘는 것도 감기에 걸리는 중요한 이유다. 우리 몸이 급격한 온도 변화를 이기지 못해 약해지기 때문이다. 여름에 과도한 냉방 때문에 여름감기가 생긴다. 

독감 예방접종을 꼭 하자. 물론 독감 예방접종이 직접적으로 감기를 예방하는 것은 아니다. 군인을 단속하는 헌병들이 많은 곳에서는 비록 군인이 아닌 민간인일지라도 단속될 만한 일을 꺼리게 되는 것처럼 독감 항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또 감기에 걸린 상태에서 독감까지 걸리는 것을 막아 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독감과 코로나 감염을 구별하기 위해서라도 꼭 접종이 필요하다.

감기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200여종이 넘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피할 수 없는 감기에 걸린 경우 어떻게 해야 빨리 나을 수 있을까? 병원에 가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여러 가지 사정상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몇 가지 조언을 드린다면, 감기 초기에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 과로나 운동은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영국 카디프 대학의 감기학과 교수 Ron Eccles 교수의 조언에 따르면 비타민 D를 충분히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비타민 D의 면역효과 때문이다. 평소 복용양 보다 많은 하루 3000~5000 IU 정도를 추천하고 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중요한데 우리 몸에서 감기와 싸우는데 많은 수분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수분이 부족해지면 기관지 점막이 말라붙어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들을 밖으로 내 보내는 데 힘들어 진다. 중요한 점은 목이 마르기 전에 미리미리 자주 마셔야 한다는 점이다. 종합 비타민제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항 산화작용으로 감기를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 평소 복용량의 2배 정도 먹는 것이 좋다. 

별것 아닌 방법들이지만 효과만큼은 확실하다. 우리 다 같이 슬기롭게 ‘감기’ 없는 이 계절을 보내도록 하자.
송내과 원장·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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