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사상최초 온라인 정기총회…일방향 소통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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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사상최초 온라인 정기총회…일방향 소통은 한계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0.09.21 2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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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줌 이용해 38개 교회에서 온라인 정기총회
신임 총회장 신정호 목사, 목사 부총회장 류영모 목사 당선
장신대 임성빈 총장 인준 부결…명성교회건은 정치부로 이첩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신정호 목사)21일 교단 역사상 최초로 온라인 정기총회를 치렀다. (Zoom)을 이용한 화상회의 시스템과 전국 교회에서 동시에 치러진 투표는 큰 걸림돌이 없었지만 의사진행에는 아쉬움이 많았다는 평가다.

통합 제105회 정기총회는 주여! 이제 회복하게 하소서를 주제로 내걸고 오후 1시 개회했다. 본부 역할을 맡은 도림교회를 포함해 전국 38개 교회에 각기 회집한 총대들은 화면에서 마주했다.

신임 총회장에 신정호 목사 추대

개회예배 이후엔 임원선거가 치러져, 신임 총회장에 부총회장 신정호 목사(전주동신교회)가 자동승계했다. 목사·장로 부총회장은 모두 단독후보였던 만큼 박수로 추대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법대로 진행해 권리를 행사하게 해달라는 한 총대의 의견에 따라 수기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는 38개 교회에서 진행요원의 감독 하에 동시에 치러졌으며, 각 교회에서 보내온 결과를 본부인 도림교회에서 수합해 결과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목사 부총회장에는 류영모 목사(한소망교회)1,461표 중 1,246, 장로 부총회장에는 박한규 장로(학장제일교회)1,461표 중 1,220표의 지지로 당선됐다.

신임 총회장 신정호 목사는 국가를 넘어 전 지구적 위기 앞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서있다. 목회활동은 제한을 받고 농어촌 교회는 존폐의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사회 전반에는 교회에 대한 혐오가 널리 퍼져있다면서 부흥과 회복은 하나님의 절대 주권의 영역이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책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가정과 교회, 나라와 민족, 열방과 만유의 회복을 돕는 총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장신대 임성빈 총장 인준 부결

이후 회무는 공천위원회, 헌의위원회, 총회장 활동, 총회임원회, 사무총장 보고로 이어졌다. 헌의위원회 보고에서는 명성교회수습전권위원회 수습안 철회헌의안이 정치부로 이첩된 것에 대해 이의가 제기됐다.

발언을 요청한 한 총대는 총회 규정 회의 규칙 제232항에 의하면 본회의 결의로 구성된 위원회의 조사보고 안건은 본회의에서 처리하여야 한다. , 타에 이송할 수 없다고 돼있다. 명성교회 수습안은 지난 104회 총회 본회의에서 의결됐으므로 정치부에 이첩하지 말고 본회의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정호 총회장은 규칙부장의 의견을 들은 뒤 헌의위원회 보고는 해당 부서로 안건은 분류, 이첩하는 것일 뿐 해당 안건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고를 계속 진행했다.

총회 임원회는 보고에서 국가 재난 시 총회 회집 및 진행을 헌법으로 조문화해 삽입 개정해달라고 청원했으며, 총대들은 허락한 후 헌법위에 이첩했다.

이밖에 국가 재난 시 재난대처위원회를 총회 특별위원회로 조직해달라는 건이 통과됐고, 총회 재판국 권한을 일정 정도 제한해 달라는 청원, 국가 재난 시 회의를 융통성있게 할 수 있도록 회의 규칙을 개정해달라는 청원 등도 허락해 해당부서로 이첩했다.

이후 타 부서 보고는 모두 생략한 반면, 연금재단과 신학교육부의 경우 본 회의에서 인준해야 할 안건이 있다는 이유로 보고가 진행됐다. 연금재단의 경우 사무국장 이창규 장로의 인준을 청원해 총대들의 박수로 통과됐으며 33기 예산안을 청원했다.

눈에 띈 것은 신학교육부의 보고다. 신학교육부는 장로회신학대학교 임성빈 총장, 호남신학대학교 최흥진 총장, 한일장신대학교 채은하 총장의 인준의 건을 청원했다. 관례에 따라 박수로 추대하자는 의견이 제안됐지만, 한 총대가 법대로 무기명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 결과 임성빈 총장 인준의 건은 1,341명의 총대 중 637표의 찬성(반대 704)을 얻는데 그쳐 부결됐다. 최흥진 총장과 채은하 총장은 각각 1,217, 1,235표의 찬성을 얻어 인준을 받았다.

 

온라인 총회 한계점 드러내

한두 번 마이크 소리가 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곤 화상회의 시스템엔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회의 진행에서 온라인 총회의 한계와 문제점이 극명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총대들은 지방 노회의 의견을 제대로 청취하지 않고 도림교회 중심으로 진행된 정기총회에 불만을 쏟아냈다.

모든 회무진행 시간을 통틀어 화면 속 지방 노회 총대들의 의견을 들은 것은 불과 10회도 채 되지 않았다. 지방 노회 총대들의 목소리는 신정호 총회장이 발언을 허락한 경우에만 들을 수 있었고, 동의와 재청은 모두 도림교회에 모인 총대들의 목소리로만 이뤄졌다.

회무 중간에 발언권을 요청한 안동노회 총대는 안동노회에서는 지금까지 찬성한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그곳의 의견만으로 회의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런 식으로 하면 정기총회가 아닌 영등포 총회가 된다. 그곳에서만 동의받고 재청하고 진행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명성교회 수습안 철회 헌의를 다루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총회 폐회 전까지 성토가 쏟아졌다. 제주노회 총대는 수많은 안건 중 임원회가 하고 싶은 안건만 다루고 총대들의 원하는 안건은 다루지 않았다. 연금재단과 신학교 총장 인준은 진행하면서 12개 노회가 헌의하고 1천 명이 넘는 통합 목회자들이 서명한 명성교회 수습안 철회 헌의는 무시됐다면서 이 문제는 교단의 다음세대가 걸린 심각한 문제다. 본회의 의결사항은 본회의에서 해결하게 돼있는 규칙에 따라 시간을 연장해 처리해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신정호 총회장은 처음 하는 온라인 총회라 미흡한 점이 많다.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음을 사과드린다면서도 말씀하신 안건은 정치부에서도 충분히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끝내 다루지 않았다.

이후 총회는 나머지 보고 사항에 대해 법리적인 부분은 제외하고 임원회에 일임하기로 하고 폐회했다.

한편, 통합총회 제104회 임원은 다음과 같다. 총회장:신정호 목사(전주동신교회) 목사 부총회장:류영모 목사(새소망교회) 장로 부총회장:박한규 장로(학장제일교회) 서기:윤석호 목사(동춘교회) 부서기:최충원 목사(평택성민교회) 회의록서기:박선용 목사(가경교회) 부회의록서기:김준영 목사(대중교회) 회계:장오표 장로(밀알교회) 부회계:최효녀 장로(신성북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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