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悲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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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悲鳴)”
  • 강석찬 목사
  • 승인 2020.09.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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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찬 목사/예따람공동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온 나라가 비명(悲鳴)을 지르고 있다. 코로나 이후, 교회는 심각한 도전을 받을 것이 예상된다. 방방곡곡에 교회의 비명(悲鳴)이 들릴 것이다. 국민의 삶의 자리는 어떨까? 문 닫힌 가게 앞을 지나며, “못 살겠다. 죽을 것 같다”라는 가게 주인들의 비명(悲鳴)을 듣는다. 기업은 기업대로, 하루를 일해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한숨 속에 비명(悲鳴)이 끊이질 않는다. 언제 끝날까? 불안한 하루를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얼굴빛은 흙색으로 짙어지고 있다. 그런데 뉴스는 정치권의 흙탕물 싸움으로 가득 채워진다. 나라 구석구석에서 들리는 비명(悲鳴)이 들리지 않는 것처럼 이전투구(泥田鬪狗) 한다. 국민의 근심은 더 깊어진다.

설상가상(雪上加霜),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나 할까? 정부가 스무 번 넘게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며 집값을 잡겠다고 했는데, 오히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해서라도 집을 장만하려는 세대 이야기, 63주째 전셋값 상승 소식 등 부동산 문제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불안하여 비명을 지르는 국민에게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가난한 미자립 교회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집 문제’는 가난한 교회 목회자들에게는 해결의 ‘길’이 보이지 않는 고난이다. 시론자(時論者)는 귀에 들려오는 비명(悲鳴)을 옮겨 보았다.

은퇴를 앞둔 D 목사님, 작은 교회에서 40년 넘게 성 프란시스의 성빈(聖貧)을 실천하며 목회일념(牧會一念)으로 살아왔다. 평생 “먹을 것, 마실 것, 입을 것 염려하지 말아라.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해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 더하리라(마 6:25, 33)”는 말씀을 믿고 살아왔다. 교회에서 제공하는 일용할 양식을 위한 생활비로, 교회가 마련해 둔 사택에서 살았다. 그런데 D 목사님은 요즘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 탈모증, 체중감소로 고생이다. 가난한 교회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목사님은, 은퇴 이후를 상상하면 괴롭기만 하다. 대형교회의 담임목사 은퇴 때 제공되는 물질적 풍요로운 잔치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적립된 퇴직금으로는 쳐다볼 수 없게 뛰어오른 집값에, 땅이 꺼져라 터지는 깊은 한숨이, 다른 재주 없이 오직 한 길 달려온 목회 여정에 쓸쓸한 회한(悔恨)이 담긴다. 

100여 명의 교인이 모이는 작은 교회의 B 부목사님, 몇 년 전에 혼인했지만, 집 한 칸 마련할 형편이 되지 못하여, 교회당 옥상, 옥탑방에서 신혼살림을 차리고, 교회당 관리까지 맡아 동분서주했다. 그런데 요즘 교회로부터 눈치가 보인다. 코로나 영향으로 헌금 수입이 급감하고, 긴축 재정 운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집회도, 교회학교도 모이질 못하는데, 이 작은 교회에 교역자가 많을 필요가 있느냐고 담임목사에게 압력을 가하는 말을 듣는다. 한마디로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해산(解産)달이 가까워져 부른 배 붙잡고 옥탑까지 오르내리는 아내를 바라보는 B 목사님의 입에서 비명(悲鳴)이 배어 나온다.

“목사가 가난해야지” 이 말은 나이 든 선배 목사님들이 훈수(訓手)처럼 말했다. 옳다. 그래야 한다. 머리 둘 곳도 없다고 하신 예수님 닮기가 목사의 길임에는 틀림이 없다. 여기까지는 옳다. 그러나 교회가 목사에게 “목사가 가난해야 한다”라고 강요할 말은 아니다. 가난은 목사가 감당할 몫이다. 그런데 펄쩍펄쩍 뛰는 집값은 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훌쩍 넘었다. 100세 시대가 되는데, 70에 은퇴해도 30년은 살아야 하는데, 가난한 목사에게는 집이 없다. 쳐다볼 수도 없다. 비명(悲鳴)이 저절로 나온다. 예수님 말씀대로 살기가 너무 힘들다. 그만큼 현실이라는 벽이 높다. 어쩌란 것인가? “하나님, 대책 좀 마련해 주셔요! 괴로워 죽겠어요!” 시론자(時論者)는 대책이 보이지 않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하나님께 떼를 쓴다. 비명(悲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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