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빙글리의 편지들 프로쉬에게, 1524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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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빙글리의 편지들 프로쉬에게, 1524년(2)
  • 주도홍 교수
  • 승인 2020.09.1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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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교수의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 -107

진리의 싸움을 싸워야
츠빙글리는 프로쉬가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갈 것을 권했다. 그렇지 않으면 용기를 잃고 불안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츠빙글리는 프로쉬에게 그리스도의 종으로서 종교개혁의 동지로 주저 없이 함께 할 것을 권면한다. 츠빙글리는 박해의 불이 점점 더 거세게 타오를수록, 그만큼 하늘에서 내려오는 말씀의 물줄기가 강하게 부어질 것을 잊지 않는다. 지금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츠빙글리는 이러한 어려움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프로쉬에게 종교개혁을 위한 긴 호흡을 주문한다. 

츠빙글리는 프로쉬가 무엇보다 하나님 말씀에 근거하여 진리의 싸움을 싸울 것을 권면한다. 하나님의 능력은 무엇과도 비교하지 못하고, 모든 원수의 힘을 무력화하고, 육체를 자랑하지 못하도록 하기에, 거듭 츠빙글리는 모든 것을 바르게 만드는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할 것을 강조한다. 그렇게 될 때, 모세가 이집트로부터 이스라엘을 해방했던 것처럼, 하나님의 백성이 풍성한 영적 자유를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 어떤 박해와 죽음이 몰려와도 프로쉬가 마땅히 신뢰하며, 사명감을 가져 감당해야 할 것은 말씀 사역이다. 이를 위해 하늘 아버지 하나님은 고통으로 세상을 이기셨으며, 자신의 독생자를 아끼지 않고 내놓으셨다. 물론 그럴 때 세상은 스스로 승리자로 여겼으며, 그리스도 역시 승리자로 환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감당해야 할 신실한 말씀사역은 이와 같다. 많은 핍박과 어려움, 환난이 있지만, 궁극적인 승리는 고난받고 죽임당하신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그 말씀에 있다. 그러기에 “주님 안에 언제나 가장 바른길을 가는 형제” 프로쉬에게 주저하거나 망설이지 않은 말씀의 사역을 담대하게 계속할 것을 부탁한다. 

“주께서 말할 것이고, 그의 말씀은 찬란히 빛을 발할 것이다! 온 세상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러기에 확실한 것은 세상은 필연적으로 새로워져야만 하는데, 그것은 바로 하나님 말씀을 통해서이다. 그러기에 엄청난 모진 죽음이 협박하더라도 우리는 결코 주저하거나 두려워해서도 침묵해서는 안 된다. 박해가 심하면 심할수록, 우리는 마땅히 더욱 담대히 평안을 누려야 하고, 더욱 확신해야 한다. 그럴수록 하나님의 말씀은 성장하고 풍성한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할 것을 주장하는 츠빙글리는 형제 프로쉬를 “말씀의 종”으로 부르며 격찬을 아끼지 않으며 편지를 마감한다. 이러한 격찬은 다르게는 프로쉬를 향한 종교개혁자 츠빙글리의 기대였다 하겠다. 마지막으로 츠빙글리는 프로쉬에게 교황청에 맞선 싸우는 루드비히 헤처(Ludwig Haetzer, 1500~1529)를 강력한 말씀의 종으로 “그리스도적 사건을 아주 훌륭하게 가르치는 한 사람”으로서 추천한다. 츠빙글리가 말하는 ‘그리스도적 사건’(die christliche Sache)이란 복음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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