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와 분별은 영적 지혜이기에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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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분별은 영적 지혜이기에 놓치지 말아야 한다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0.09.08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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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잠언이야기 - “진리를 사되 팔지는 말며”(잠 23:23)

전문 수집가들은 저마다의 “성배”가 있다 합니다. 물건을 사고팔며 컬렉션이 변하지만 오래도록 찾던 그 물건을 손에 넣으면 절대로 팔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더 비싼 값에 팔아서 얻는 차익보다도 그 물건을 자기가 갖고 있다는 뿌듯함이 더 가치 있다는 뜻이겠습니다. 잠언 23:23은 인생의 “성배”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가르쳐주십니다. 진리가 그것입니다. 진리는 사기만 하고 팔아서는 안 된다. 지혜와 훈계와 명철도 마찬가지이다! 이 말씀은 부모에게 순종과 존경을 드리라는 22절 말씀과 의롭고 지혜로운 자식을 가진 아버지의 기쁨을 그린 24절 사이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줍니다. 아버지의 목소리로 말씀하시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기쁨이 되기 원하는 자식이라면 진리를 소중히 여기고 지혜와 훈계, 명철을 놓치지 말라 하십니다. 이 지혜와 분별력은 세간의 지식이나 처세술이 아니라 영적 지혜이기 때문입니다. 경제전문가들의 포럼을 온라인으로 듣기 위해 고가의 등록비를 내는데, 하나님께서 주시는 진리를 얻기 위해 나는 무슨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진리를 얻는데 방해가 되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아버지는 “내 아들아~”로 시작하는 교훈 첫 대목에서 술을 즐겨하는 자들, 고기를 탐하는 자들과 사귀지 말라고 말합니다(20절). 잠언에서 탐식과 주연에 대한 경고는 크게 관료사회에서의 처신 즉 “슬기로운 직장생활”에 관한 조언이거나, 열심히 일해야 성공하고 술판에서 허우적거리면 가난을 면할 수 있다는 근본적이고 상식적인 교훈의 일부로 주어집니다. 그런 점에서 잠언 23장 속 술에 대한 경고는 독특합니다. 술의 위험과 음녀/이방 여인의 위험을 곧바로 연결하기 때문입니다(27~28절). 잠언에서 음녀의 손짓은 성적 유혹과 영적 유혹의 두 측면을 담아 중의적으로 쓰입니다. 그래서 음녀는 “한 조각 떡만 남게” 만들 뿐 아니라 사람의 생명도 사냥합니다(6:26). 회사공금을 유흥비로 탕진한 경리담당이 투신했다… 같은 상황이기보다는 향락에 취해 영혼이 황폐해 죽음으로 다가가는 모습입니다. 잠언 22:14이 음녀에게 빠진 사람을 “여호와의 저주를 받은 자(현대인의성경)”라 부른 것도 성매매 행위가 하나님의 저주를 부른다는 행위의 인과율보다는 성적인 타락을 포함해 영적 피폐함에 떨어진 모습이 얼마나 가련한지를 설명한 것입니다.

이처럼 인생의 바닥을 가리키는 코드처럼 쓰이는 음녀를 거명한 뒤 23:29~35절에 걸쳐 길게 묘사된 알코올 중독자의 모습은 사뭇 충격적입니다. “술에 잠긴 자, 혼합한 술을 구하러 다니는 자(30절)”에게 닥치는 것이 재앙, 근심, 분쟁, 원망, 까닭 없는 상처, 붉은 눈입니다(29절). 목구멍을 부드럽게 적시는 포도주가 뱃속을 지나면 뱀의 독이 됩니다(31~32절). “또 네 눈에는 괴이한 것이 보일 것이요 네 마음은 구부러진 말을 할 것이며 너는 바다 가운데에 누운 자 같을 것이요 돛대 위에 누운 자 같을 것이며(33~34)” 이 생동감 넘치는 묘사란! 더 무서운 것은 이 술꾼의 독백입니다. “사람이 나를 때려도 나는 아프지 아니하고 나를 상하게 하여도 내게 감각이 없도다 내가 언제나 깰까 다시 술을 찾겠다(35절).” 음녀 이야기가 음행 이야기만이 아니듯, 술꾼 이야기 역시 음주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나님을 떠나고 진리를 멀리한 삶의 궤적은 아무리 근사한 언설로 미화해도 결국 이 술꾼의 자리, 영적인 감각을 잃어 죄를 지어도 아프지 않고 다시 죄행을 찾는 자리로 회귀합니다. “개가 그 토한 것을 도로 먹는 것 같이 미련한 자는 그 미련한 것을 거듭 행하느니라(잠 26:11).” 이 말씀이 왜 이리 아픈지요.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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