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속 총회와 교회의 나눔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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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속 총회와 교회의 나눔은 빛났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0.09.0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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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장기화, 상생과 협력 선택한 교회
교회의 사회적 책임감으로 비대면 예배로 전환

“어려울 때 함께 이겨내는 것이 우리 총회 전통”
미자립교회 관심 지속 필요, 예배를 지킬 방안은?

지난 1월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이후 대구 신천지 여파로 전국으로 확산된 위기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8월 들어 다시 교회, 광장, 카페, 식당, 요양원 등 다양한 환경에서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가중된 불안감을 극복할 공동체 정신이 더욱 요청되는 시기이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확진자 수가 잡히지 않는다면 조만간 3단계까지 발효될 수 있다. 아직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까지 시간은 멀기만 하다.  

더 이상 확산을 막기 위해 총회와 교회들은 방역당국에서 기준으로 제시한 방역지침을 지키고자 애쓰고 있다.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비대면 예배를 갑작스럽게 요구하면서 교회 안에서 상충되는 의견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사회 주민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감 가운데 교회들은 적극 방역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이웃을 돌보는 빛나는 나눔과 섬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드라이브 인 워십’ 방식으로 예배를 진행한 부천 성만교회가 예배를 마치고 귀가하는 성도들에게 직접 튀킨 치킨과 과일을 선물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드라이브 인 워십’ 방식으로 예배를 진행한 부천 성만교회가 예배를 마치고 귀가하는 성도들에게 직접 튀킨 치킨과 과일을 선물하고 있다.

“힘과 용기를 얻는다면”
열린교회 박찬양 목사는 8월 중순 같은 노회에서 사역하는 미자립 교회와 목회자, 자영업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인들을 위해 위로금 1천만원을 마련해 나눴다. 이미 코로나 사태 속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위해 1천만원이 넘는 교회 예산을 집행했는데, 이번에 또다시 결단을 한 것이다. 

열린교회는 갑자기 큰 예산을 집행할 정도의 교회 규모는 아니다. 그렇지만 박 목사와 교인들은 정성을 모아 나누기로 결단하고, 코로나로 힘겨운 이들에게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박찬양 목사는 “더 많이 지원해드리고 싶었는데 마음만큼 쉽지 않아 아쉽다”면서 “저희에게는 큰 금액이지만 받는 분들에게는 작은 액수라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조금이나마 힘과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나누고자 했다”고 이야기했다.   

열린교회와 같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모범을 보여주는 교회들은 총회 안에는 매우 많다. 동료 목회자와 이웃 교회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마음들은 끊임없이 모였다. 

우선 총회부터 지난 2월 대구·경북지역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방역물품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위급 상황이 발생하자, 사회복지특별위원회 주관으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했다. 

총회는 “이웃을 사랑하고 고통을 분담하는 교회가 되어 달라”고 산하 전국 교회에 호소했고, 크고 작은 교회들의 나눔의 손길이 답지했다. 

후원금은 1차로 대구지역 교회와 교단 산하 홀사모, 은퇴 목회자들에게 방역물품과 생필품을 담아 긴급하게 전달됐다. 갑작스런 위기 속에서 마스크조차 제대로 사지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홀사모와 은퇴 목회자들은 교단의 관심에 깊은 고마움을 표현했다. 2차 지원은 대구지역 거점병원과 지역아동센터를 위해 이뤄졌다. 

총회 내 규모가 있는 교회들은 총회 캠페인에 적극 참여해 귀감이 됐다. 영안교회(담임:양병희 목사)가 당시 구하기 힘들었던 마스크를 무려 1만장이나 확보해 총회에 기부하면서 대구 경북지역을 위해 내려 보낼 수 있었다. 영안교회는 교인들이 기부한 재난지원금을 활용해 교회 주변의 경비원과 청소 노동자들을 위해 방역물품과 생필품 등을 지원했다.

대전 송촌장로교회(담임:박경배 목사)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대덕구 지역 교회와 교인들, 지역사회 방역 비용 등으로 1억5백만원을 지원했다. 방역소독단을 조직해 작은 상가들을 방역해주고 방역물품도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나누었다. 

한국중앙교회(담임:임석순 목사)는 구청과 협력해 지역 사회 내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후원금 2천만원을 전달했다. 

미자립 교회와 함께하는 총회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곳이 미자립 교회라고 할 수 있다. 총회는 코로나19 극복 캠페인에 이어 ‘미자립교회 임대료(월세) 지원운동’을 전개했다. 

전국에서 크고 작은 교회 할 것 없이 나눔 운동에 동참해 주었고, 총회는 전국 각 노회에서 추천한 교회들을 대상으로 임대료를 지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는 상황 속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는 지원금이지만, 총회와 함께하는 교회들이 동행하고 있음을 상징하듯 보여주었다.  

미자립교회를 위해 장종현 총회장부터 사비 2천만원을 헌금한 것을 시작으로 부총회장 정영근 목사, 서기 김진범 목사 등 임원들이 헌신했다. 주앙중앙교회 박응순 목사는 두 차례에 걸쳐 3천만원, 신나는교회 이정기 목사가 3천만원 상당의 방역물품과 헌금 650만원, 양문교회 노희식 목사가 2천만원, 천안백석대학교회가 1천만원 등을 잇달아 기부했다. 

수많은 작은 교회들이 정성을 모아 마음을 보탰다. 백석대 신대원 총동문회도 3백만원, 백석신학 13기 동기회도 2백만원, 전국장로회연합회 회원들도 100만원을 모아 총회로 보냈다. 

SFA 대표 김영민 집사(백석대학교회)는 코로나19로 학비를 걱정해야 하는 백석대학교 대학원 재학생을 위해 후원금 3천만원을 총회에 기탁하기도 했다. 후원금은 재학생 중 미자립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사역자들에게 지급됐다. 

노회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총회 임대료 지원운동에 동참하거나 노회 소속 교회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전개하기도 했다. 백석노회, 새서울노회, 안양노회 등 수많은 노회들이 헌금에 동참했고, 같은 노회의 교회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정성을 모았다. 

부천노회는 노회 소속 18개 교회를 위해 각 50만원의 임대료를 지원했고, 수원노회도 1천5백만원을 모아 46개 교회와 선교지 4곳에 지원했다. 독노회는 코로나19 교회선교위원회를 신설해 노회 산하 교회들에게 선교비 30~5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제 9월 교단 정기총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주변의 교회와 이웃들을 다시 돌아보고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총회장 장종현 목사는 “총회가 어려울 때마다 서로 도와가며 함께 일어서는 것은 우리 교단의 귀중한 전통이다. 미자립교회 지원에 참여해준 많은 교회와 성도들의 사랑으로 용기를 얻고, 코로나19 위기를 다 같이 이겨내자”고 격려했다. 

‘드라이브 인 워십’ 어떨까요
한편,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서울 수도권을 비롯해 주요 도시에서도 비대면 예배를 의무화하는 행정조치가 내려졌다. 총회는 현장 예배가 가능한 경우 방역지침을 준수한 가운데 예배를 드릴 것과 방역당국 예방 지침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총회 산하 대다수 교회들은 온라인 예배 또는 가정 예배 등 방식으로 주일 예배를 지키고자 애썼다.  

현장 예배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노력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 영안교회와 부천 성만교회(담임:이찬용 목사)는 광복절 이후 주일부터 ‘드라이브 인 워십’을 도입했다. 비록 유튜브를 이용해 최소 인원만 현장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지만, 교인들이 교회 공동체와 예배의 소중함을 지켜갈 수 있도록 교회 주변까지 와서 차량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교회는 교인들에게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생수와 방역물품을 나누어 주었고, 성만교회의 경우 예배 후 교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치킨과 과일을 주기도 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라디오 주파수를 확보해 ‘드라이브 인 워십’ 예배를 드려 국내 언론은 물론 외신에까지 소개됐던 서울씨티교회(담임:조희서 목사)도 다시 학교 운동장에서 현장 예배를 재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 사태 속에서 여전히 많은 교회들이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보편화되어 있는 어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총회와 노회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과 컨설팅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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