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우등생이 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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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우등생이 되기를 원한다
  • 정장복 교수
  • 승인 2020.09.0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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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복 교수의 코로나 시대와 예배 (끝)

지존하신 하나님이 찾으시는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영예이다. 감히 우러러 볼 수 없는 경지의 그림이다. 그런데 하나님이 찾으시는 예배 우등생은 우리가 생각하는 우등생의 개념과는 다르다. 최고의 성적을 올리기 위하여 무수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소수의 반열에 들어가는 일반적인 우등생과는 그 내용을 달리한다. 하나님이 찾는 예배 우등생은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true worshipers)을 말한다. 예수님은 이러한 예배자들에게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리되,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예배하는 신실함에 대해 가르쳐 주시었다(요 4:22~24, 마 22:37).

우리 한국교회 성도들은 예배를 위한 모임이라면 최선을 기울이는 아름다운 전통을 가지고 있다. 세계의 어느 교회도 따라올 수 없는 ‘예배의 열정’으로 가득한 성도들이다. 그런데 최근에 ‘코로나19’라는 역병의 먹구름이 세계 곳곳에 확산하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는 곳은 바로 예배하는 공동체인 교회이다. 1, 2단계 조치를 통하여 소수만이 참석하는 대면 예배(Offline worship)와 다수가 가정에서 드리는 비대면 예배(Online worship)를 우리 한국교회는 지난 6개월 동안 경험하게 되었다. 여기서 처음으로 체험하게 되는 비대면 예배(online)를 통하여 나타난 두 갈래의 반응이 매우 흥미롭다.

먼저는, 예배를 가볍게 여기는 성도들의 반응이다. ‘마스크의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를 둘 필요가 없어 편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예물(헌금)을 내는 부담이 없어 좋았고, 화장하고 옷 치장할 필요가 없었다.’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보지 않아 편했고, 남을 의식하는 나의 언행이 제약을 받지 않고 내 가족끼리 자유로운 분위기를 누릴 수 있어 좋았다.’ ‘교회를 오가는 번거로움이 없었고, 교회라는 틀을 벗어나 주일 하루를 마음껏 보낼 수 있어 유익했다. 특별히 코로나19의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 좋았다’는 등의 평가였다.

또 하나는 예배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성도들의 반응이다. ‘처음에는 코로나가 무서웠는데, 더 무서운 것은 영적인 침체였다’, ‘하나님을 향한 나의 마음가짐이나 몸의 자세가 전혀 성스럽지 못하였고, 예배 중에 하나님을 향한 예배자의 앉고 서는 경배의 자세가 아쉬웠다’, ‘기도와 찬송의 참여가 어색하였고, 예배 전체의 흐름이 하나님 앞에 내가 서 있다는 실감을 주지 못했다’, ‘모든 면에 경건성이 낮아졌고 설교는 단순한 방송 설교처럼 중계의 감각이 작동되었다. 무엇보다 성찬성례전을 대체할 길이 없었다’, ‘그리고 일상생활을 멈추고 예배당을 찾아가 주님의 날을 성수하면서 성도들이 함께 하는 기쁨을 누릴 수 없었다’, ‘예배당에서 예배함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새롭게 실감하였다. 그리고 우리 교회 예배당이 성삼위 하나님을 예배하는 성스러움과 신비의 역사가 함께하는 중심지임을 다시 깨달았다’는 괴로운 반응이었다. 

여기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문제가 있다. 우리가 이 역병이 끝이 났을 때 온라인 예배를 거두어들이고 과거처럼 대면 예배로 회귀할 것인지, 아니면 두 종류의 예배 형태를 지속할 것인지의 문제이다. 여기에 대한 심각한 논의와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위에서 본 두 반응 가운데 첫 번째 것은 그 내용을 조금만 눈여겨보면 모두 내 육신의 편의와 욕구가 중심이 된다. 결국 온라인 예배에서는 예배 우등생이 나올 가망성이 보이지 않게 된다. 

그러나 다른 반응은, 예배를 목숨처럼 여기면서 살아온 성도들이 예배당을 떠나 드리는 예배에 대단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거에는 예배 중계로만 여겨졌던 영상이었는데 그것이 자신이 드리는 예배의 실제라고 했을 때 그 충격이 대단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우리는 온라인 예배를 선호하는 무리가 늘어나게 된다면 예배하는 공동체로서의 교회 본질과 정체성이 흔들리게 된다는 무서운 결과가 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의 현장은 총탄을 피하려고 일시적인 피난처로서의 온라인 예배를 수용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예배하는 공동체에서 이탈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참으로 암담하다. 예배를 통하여 하나님이 찾으시고 반기시는 대상이 되려는 성도들의 대열이 흐트러지고, 나약해지는 훗날이 될까 두려움에 젖게 된다. 

그러나 가슴에 새겨야 할 말씀이 있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예배 우등생이 되기 위해서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라.’라는 주님의 생생한 가르침이 우리의 곁에 큰 교훈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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