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하면 편법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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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하면 편법을 쓴다
  • 양병희 목사
  • 승인 2020.08.2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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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희 목사 / 영안교회 담임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가장 먼저 배우는 말이 ‘빨리빨리’라고 한다. 우리 사회의 특징이 바로 조급함이다. 문제는 조급하면 편법을 쓰게 된다. 제대로 된 곰탕국물을 만들려면 오랜 시간 정성껏 뼈를 우려내야 하는데, 조급하면 조미료로 맛을 내게 된다. 이런 음식점은 오래 가지 못한다.

마음도 조급하면 여유가 없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지혜가 떠오르지 않는다. 설교도 조급해지면 영감이 떠오르지 않는다. 영적으로도 조급해지면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인간적인 방법을 찾게 된다.

성경에 사울 왕이 그러했다. 블레셋과의 전쟁을 앞두고, 사무엘 선지자는 약속한 기한에 오지 않고, 백성들은 흩어지고, 블레셋 적군은 이미 믹마스 국경을 넘었다는 소식을 들은 사울 왕은 조급했을 것이다(삼상 13:8~11).

사울왕은 조급한 나머지 자기 손으로 번제를 드리는 월권을 했다. 사무엘에게 부득이하여 내손으로 번제를 드렸다고 변명을 할 때 사무엘은 “망령된 일을 행하였도다. 왕의 나라가 길지 못하리라”는 충격적인 경고를 했다(삼상 13:13~14).

사울이 하나님을 생각했다면, 조급할 이유가 없다. 전쟁의 승패가 하나님께 달려 있기 때문이다(삼상 14:6). 사무엘이 기한 전에 오든지, 백성이 흩어지든지, 적군이 국경을 넘든지, 전쟁의 승패가 하나님의 손에 있음을 믿었다면 조급할 이유가 없다.

지금 우리사회의 정치, 경제, 통일, 교육 등 전반적인 정책이 100년 대계를 다음세대에게 물려줄 유산을 준비하기보다 너무 조급한 나머지 포퓰리즘에 요동치며 여유로움과 비전이 보이지 않고 즉흥적인 것 같아서 안타깝다. 조급하면 편법을 쓰게 된다.

개인도, 나라도, 신앙도 조급하면 사울 왕처럼 편법을 쓰게 된다. 정치인은 국민을 바라보아야 바른 정치를 하게 되고, 성도는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여유를 찾는다. 조급함에 넘어진 사울 왕을 역사의 거울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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