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정은 복음통일 위해 하나님께 올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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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정은 복음통일 위해 하나님께 올인합니다”
  • 이인창
  • 승인 2020.08.2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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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남북녀 부부, 김디모데 목사와 박예영 이사장

탈북청년 위한 일터 사역·북향민 돕는 협동조합
통일비전캠프에서 만나 일년 반 연애 후 결혼해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 흘려보내는 가정 될 것”

올해 초 방영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사람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남한과 북한의 청춘 남녀가 우연하게 만나 남북한 땅을 직접 경험하면서 사랑을 키워가는 내용이었다. 지금의 남북관계를 생각하면 비현실적인 소재다. 코믹을 가미한 스토리 전개는 다소 무리가 있었지만 사람들은 남남북녀의 사랑 이야기에 푹 빠졌다. 어쩌면 시청자들은 사랑 이야기 속에서 분단의 아픔을 이겨낸 희망을 찾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여기 현실판 남남북녀가 있다. 그리고 한반도를 향한 희망이 ‘하나님’, ‘복음’이라고 단언하며 통일 사역을 하는 부부이다. 탈북 청년들을 위해 컵밥집(아리랑노점, 숙명여대점, 동덕여대점)을 운영하는 김디모데 목사와 통일코리아협동조합 박예영 이사장, 이제 이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김디모데 목사와 박예영 이사장 부부는 복음통일의 비전을 향해 오로지 하나님만 의지하며 함께 달려가고 있다.
김디모데 목사와 박예영 이사장 부부는 복음통일의 비전을 향해 오로지 하나님만 의지하며 함께 달려가고 있다.

연상연하 청춘이 이룬 가정
“일반 부부처럼 남녀 간에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지만 이제는 남북한의 문화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보수적인 면에서 보면 남편이 더 북한 사람 같아요.”

박예영 이사장이 처음 남한에 도착한 때가 2002년. 1997년 고난의 행군기 때 너무 배가 고파 고향인 함경북도 김책에서 탈북했다가 3년 만에 붙잡혀 북송됐고, 2001년 중국으로 재탈북한 끝에 남한에 도착할 수 있었다. 

태국 방콕한인연합교회에서 머무는 동안 특별한 성령 체험을 하고 신앙을 갖게 된 박 이사장은 남한 입국 후 북한 선교를 위한 사역자의 길을 걷게 됐다. 특히 그에게는 중보기도의 은사가 있어서 기도운동에 매진했다. 하루 빨리 남한 사회에 경제적으로 정착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다른 탈북자들과 조금 다른 삶을 살았다. 

김디모데 목사는 군복무를 마친 후 교사가 되기 위해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중 북한선교의 마음을 품게 됐다. 북한 선교를 위해서 북한 출신 배우자를 만나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 순간, 2008년 북한선교캠프에 참석했다가 박 이사장의 강의를 듣게 됐다. 

학생과 제자와 같은 첫 만남. 그의 말대로 강단에서 오른 박 이사장에게서 그는 후광을 보았다고 했다. 첫 눈에 반했다는 다른 말일 것이다. 

무작정 따라다녔다. 연하남의 저돌적 프로포즈에 박 이사장도 처음엔 당황했다. 끈질긴 대시 끝에 연애를 시작했고 가족의 반대를 이겨내고 1년 반 후에 결국 부부가 됐다. 그렇게 연상연하 남남북녀 부부가 탄생했다.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남녀, 수많은 난관과 벽을 극복하고 믿음의 가정을 이루었다. 

“아내를 보았을 때 배우자에 대한 확신은 물론, 아내를 전적으로 지지할 뿐 아니라 누군가 돌을 던지고 어려움이 생기면 기꺼이 대신 당하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결혼을 반대하시기도 했지만, 이제는 식구들이 우리 가정을 더 인정하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돈을 따르면 하나님을 따를 수 없다”
10년 동안 탈북민 정착도우미로 활동했던 김디모데 목사는 백석대 신대원을 졸업한 후 목사안수를 받았고 잠시 아내와 개척목회를 하다가 곧 일터목회를 시작했다. 바로 컵밥집을 운영하면서 탈북 출신 청년들을 고용해 자립 기반을 만들어주는 사역이었다. 그는 계속해서 북향민들을 만나 상담하고 삶을 열어주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사)생터성경사역원 북향민디렉터로 사역하면서 통일 시대도 준비하고 있다. 바로 북향민 출신들이 성경을 직접 가르칠 수 있도록 강사로 양육해, 통일이 되면 북한 각지로 파송한다는 비전을 실천하는 것이다. 

박예영 이사장은 2017년부터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다. 북한에 관심 있는 각 분야 250여명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협동조합은 남북한 통일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증진시키는 문화사업, 북향민 사업가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사업 등을 하고 있다. 회원 대부분은 기독교인이다. 

또 박 이사장은 더불어민주당 북한이탈주민특별위원으로 위촉돼 북향민 관련 정책을 개발하는 데도 뛰어들었다. 마음만 있을 것이 아니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매일매일 바쁜 일상이다. 

이 모든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재정적 필요가 있어 보여 질문했다. 쉽게 말해 돈이 나올 구석보다 들어갈 곳이 더 많이 보여서다. 이 부부는 특별한 방법보다 기도를 먼저 앞세운다고 했다.  

“북한 출신들은 장마당을 경험했기에 남한에서도 돈 버는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런데 저는 한국에 오면서부터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법을 알게 되어서 좀 달랐다고 할까요? 철저하게 계획하고 규모 있게 살아온 남편 입장에서는 대책 없어 보였을 수 있었을 거예요.”

“맞아요. 저는 가정환경이 어려워서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기 때문에 늘 계획을 세우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아내를 만나면서 하나님께 올인 하는 마음을 주셨던 것 같습니다. 성경대로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마음과 실천을 경험하기 시작했죠.”

한 번은 김 목사가 신대원 학비를 벌기 위해 은행에서 청원경찰로 일할 때였다. 여전히 학비가 턱없이 부족해 휴학을 해야 할 순간, 통일기도회에서 참석했다가 은행 고객을 만나 뜻하지 않은 장학금 전액을 받았다. 하나님의 계획 아니면 해석될 여지가 없는 경험이었다. 이러한 경험은 늘 반복됐다.

박 이사장 역시 탈북 후 감리교신대학교 학부와 신대원 석사, 미국 웨슬리신학대학원 목회학박사, 아주대 경영대학원 등에서 공부할 때마다 학비를 채워주셨다.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탈북시킬 때에도 돕는 손길들을 보내주셨다. 부부는 가정을 꾸리고 통일선교 사역을 감당하며 계속해서 하나님의 채우심을 경험하고 있다. 

“돈을 따르면 하나님을 따를 수 없다고 확신했습니다. 미혼일 때 기도제목이 돈 없는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었을 정도니까요. 돈이 없는 만큼 하나님을 더 의지하게 됩니다. 어중간 하면 하나님도 우리에게 일을 맡기지 못하실 거예요.”

박 이사장은 남한 생활 초기 수입 50만원 중 십일조 이상을 헌금하기로 했다. 탈북한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런데 그에게 헌금은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기보다 부족한 재정에서 하나님이 채우시는 것을 경험하게 하는 방법이었다. 재미있었다.

김디모데 목사는 “남남북녀가 하나님 안에서 통일을 꿈꾸며 가정을 이루었잖아요. 하나님을 신뢰하고 내려놓으면서 우리에게 주시는 것들을 흘려보내는 과정, 열심히 벌어서 남 주자는 생각을 더 하게 된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다. 

복음통일을 위해 한 길을 걷는 부부
남남북녀, 이 부부는 오직 하나님 한분만 바라보고 있다. 한반도에 복음 통일이 이루어지도록 헌신하겠다는 하나 된 목표를 향해 손을 맞잡고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예레미야, 에스겔 선지자는 말로만 아니라 삶 가운데서 예언하셨잖아요? 우리도 둘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미리 통일을 이룬 남남북녀 가정답게 북한에서 오신 분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맡겨주신 영혼들을 돌봐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 분들을 위해 우리는 달려갈 것입니다”

남한 땅에 들어온 북향민이 3만명을 이미 넘었지만 여러 부작용들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고, 범죄에 휘말리거나, 무관심 속에 굶어죽는 일도 있었다. 심지어 그 고통의 땅에 다시 입북하는 사례도 최근 있었다. 
김디모데 목사와 박예영 이사장 부부는 이들을 위한 삶을 위한 일이 목회 현장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으로 북향민들을 바라보고자 한다. 

이 부부만큼 남북관계가 회복될 수 있길 바라는 가정이 얼마나 될까. 남북 갈등이 첨예해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는 부부는 남한이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때 통일 한국도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가 북한을 깡패 국가로 보고 있지만, 결국 하나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은 강도 만난 자와 같습니다. 다른 가족은 데려왔지만 남동생은 북한에서 강도를 만나 변을 당해 데려올 수 없었습니다. 북한 주민들을 생각하면 동생이 생각나곤 합니다. 강도 만난 이웃들에게 우리 대한민국이 먼저 손을 내밀어 주어야 합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복음의 빚진 마음으로 다가갈 때 치유와 회복은 꼭 일어날 것입니다.”

부부는 각자 독립적으로 사역을 펼쳐가고 있지만, 든든한 버팀목으로 서로를 지지해주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부부는 가정의 비전을 물었을 때 별다른 계획보다 하나님께서 이루어가는 것을 기대한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요즘 가장 많이 하는 기도는 북향민의 편에서 소리를 내고, 그 분들을 더 잘 돌보았으면 하는 겁니다. 남한 사람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최근에는 유튜브 ‘박통통TV’도 시작해 북향민 이미지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면 문화적 통합도 이뤄질 것이고, 하나님의 때에 통일도 이뤄질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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