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가 나누는 더 크고 넉넉한 사랑 ‘미션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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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교회가 나누는 더 크고 넉넉한 사랑 ‘미션카’
  • 공종은 기자
  • 승인 2020.08.24 2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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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무지개교회 이주헌 목사의 미션카 사역

지금까지 4대의 승합차량 미션카 기증
‘미션카정비소네트워크’ 구성도 진행 예정


“자동차 때문에 기도하고 있었지? 이번에 우리 교회에서 차를 바꾸려고 하는데 가져가서 사용해.”
이것이 시작이었다. 교회에 필요한 승합차를 놓고 기도한 결과였고, 다니엘 20일 기도회를 끝낸 다음 날이었다. 그래서 힘을 냈고, 선후배, 동료 목회자들을 만나 작은 교회, 개척 교회에 승합차를 기증하는 일을 구체화시키기로 했다. 그리고 ‘미션카선교회’로 이름 지었다.

#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는 은혜의 법칙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상가 건물 4층에 자리한 작은 교회, 무지개교회 이주헌 목사의 미션카 사역은 “차를 가져가라”는 선배 목회자의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됐다. 교회에 꼭 필요했던 승합차를 기증받았던 이 목사가 같은 어려움을 겪는 교회와 목회자들을 생각하면서 시작한 사역. 그동안 사용하던 승합차를 교체하는 교회에서 차량을 기증하면 차량이 필요한 교회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차량 기증을 이끌어내기 위한 홍보와 부탁은 오롯이 이 목사의 몫. 일일이 발품을 팔면서 교회를 방문한다. 선후배와 동료 목회자들을 만나 차량을 기증해달라고 부탁하고, 또 미션카 사역의 확산을 위한 기도 부탁도 잊지 않는다.

“지금까지 네 곳의 교회에 승합차를 전달했습니다. 어려운 일인데, 기억하고 동참해준 교회와 목회자들의 마음이 참 고맙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사역에 필요한 승합차를 보내달라는 10교회가 아직 대기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한 교회 한 교회에 전달해 가겠지만 많은 교회의 관심과 동참, 기도가 필요한 일입니다.”

미션카 나눔은 ‘은혜의 법칙’으로 운영된다. 은혜로 받았으니 은혜로 거저 나누는 것. 기증받은 승합차는 필요한 교회에 아무 조건 없이 기증되고, 어떤 이유나 사용을 위한 단서를 붙이거나 제약을 두지 않는다.

미션카 1호 차는 올해 3월 신애제일교회가 기증한 승합차를 천안 늘풍성한교회에 전달했다. 2호 차는 인천 전동교회의 기증으로 일산 열방의빛된교회로 전달됐다. 세 번째 차는 무지개교회가 그동안 사용하던 차를 용인 듣는교회에 기증했다. 

“어떤 권사님이 새 승합차를 기증해주셨어요. 그래서 이 차를 팔아서 교회 월세를 갚으려고 했는데,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따르기로 했습니다. 우리 교회가 이 차를 사용하고, 그동안 사용하던 우리 교회의 차를 세 번째 미션카로 기증하기로 한 거죠.”
네 번째 미션카는 선교회 조직을 세우는 등 바쁜 와중에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연락이 왔다. 부천 약대교회에서 갑자기 연락이 와서 차를 준다고 했고, 이 목사는 이 차를 서산 영전교회에 전달했다.

미션카선교회 대표 디렉터 이주헌 목사는 개척 교회에 시무하면서도 작은 교회를 위한 승합차 기증 사역을 진행한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는 은혜의 법칙으로 운영한다.
미션카선교회 대표 디렉터 이주헌 목사는 개척 교회에 시무하면서도 작은 교회를 위한 승합차 기증 사역을 진행한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는 은혜의 법칙으로 운영한다.

# 미션카 사역의 네 가지 비전

미션카 사역은 네 가지 비전을 정했다. 첫 번째는, 지금처럼 중고 승합차를 지원받아 어려운 교회에 전달하는 것, 두 번째는, 기증받은 중고차를 정비하고 수리할 수 있는 ‘미션카 정비소네트워크’를 전국에 구성하는 일이다. 세 번째는, 새 차 사주기. 미션카를 후원받은 교회가 이 차를 팔고 새 차를 사게 하는 방법으로, 후원하는 교회가 5년 정도 지원해서 가능하게 하려고 한다. 네 번째는, 선교지에 미션카 보내기. 선교지에서 필요한 승합차를 현지에서 계약하거나 구입한 후 계약서나 영수증을 미션카선교회로 보내오면 비용을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목사는 한 대당 5백~7백만 원 정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잡는데,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제안과 후원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하는 기반이 됐다.

‘미션카 정비소 네트워크’ 구성은 이 목사와 미션카선교회가 특히 신경 쓰고 기도하는 부분. “운행 거리가 많은 교회 승합차의 특성상 정기적인 정비가 꼭 필요하고 수리를 해야 할 부분이 있다. 믿고 정비를 맡기고 저렴한 가격에 수리할 수 있는 정비소가 전국에 필요한데, 이런 정비소를 네트워크로 묶어 운영하면서 기증받은 승합차는 물론 다른 교회의 차량들도 정비받고 수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미션카 사역”이라고 말하고, “이 사역을 위해서는 많은 교회들의 참여와 후원, 기도가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동참을 요청했다.

# 교회 개척과 영상 예배를 위한 장비 공유

무지개교회는 미션카를 비롯해 수많은 지역 사역을 진행할 정도로 넉넉한 살림을 하는 교회가 아니다. 개척한 지 4년 된 상가 교회. 하지만, 그동안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하심을 보고 살았기에 가능했다. 동성애 지지라고 오해받기도 하는 무지개교회라는 이름은 교회 개척을 두고 기도할 때 바다 위로 크고 선명하게 보여주셨던 무지개를 기억하고 지은 이름이다. ‘하나님의 약속’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런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하면서 지역과 함께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 많은 일을 했다. 오케스트라, 밴드, 어린이 영어교실을 비롯해 김포시와 함께 평생학습 형태로 놀이교육을 했다. 여기에 더해 공방을 운영하고 퀼트 프로그램을 했고, 지역의 아이들을 위한 역사와 영어 공부도 진행했다.

“돈이 아니라 아이디어만 갖고 일을 했어요. 이런 상황에 코로나가 터진 거죠. 월세도 밀려 있었지만 절망보다는 희망이 보였습니다. 선교적 초점을 잘 맞추면 우리 교회와 지역의 교회들이 함께 부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전단지를 만들어서 가정마다 붙이고 다니면서 전도를 했고, 함께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만들어 주민센터에 기부했고, 헌혈운동과 지역 방역도 함께 했죠.”

이 목사는 최근 또 하나의 결정을 했다. 비대면 예배에 필요한 영상장비와 장소 공유. 장비 부족으로 인해 온라인 예배 영상 제작에 어려움을 겪는 교회들을 위한 결정이다. 온라인 예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는 교회, 예배 실황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수 있지만 녹음이 어려운 교회, 생방송이 어려운 교회 등 여러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교회들과 함께 가기 위한 마음에서다.

“우리 무지개교회도 작은 교회여서 녹화장비가 많지는 않지만, 작은 도움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내린 결정입니다. 무지개교회가 예배를 드리는 주일 오전 11시와 수요일과 금요일 저녁 8시를 제외한 시간에는 언제든 영상장비와 장소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예배를 위한 영상 녹화에 필요한 카메라와 마이크, 녹음 장비 등과 경기도 김포 신도시 양촌읍에 있는 무지개교회 본당 사용료는 모두 무료다. 온라인 예배를 위한 녹화와 녹음 영상의 품질은, 김포 무지개교회 홈페이지(http://gimporainbowchurch.kr)에서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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