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분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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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분별
  • 김인영 장로
  • 승인 2020.08.1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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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장로/노원창일교회, 전 KBS 보도본부장

올해 8.15의 서울 한복판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우중임에도 말이다. 대부분의 언론들이 그리 호의적이지 않아 보였음에도 광화문 네거리를 사람들이 가득 메웠다. 광복의 그 날을 기념하는 마음보다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들이 앞선 때문이었으리라.

무엇이 이들을 모이게 했을까? 당장은 처방이 나올수록 치솟는 아파트 값의 허망함 때문과 분노 때문일 수 있다. 이제까지의 갖가지 정책실패로 인한 민생고에 대한 불만도 클 것이다. 그럼에도 총선 승리 이후 일방통행식 국회 운영에 대한 항의와 질타의 의미도 담긴 듯  싶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나라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아닐까 싶다. 이제까지 정권의 성격을 떠나서 대한민국이 당연시하고 익숙하게 여겼던 나라가 뭔가 달라지는 것 아닌가 하는 염려 말이다. 헌법에 분명히 적시된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 체제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은 불안감 말이다. 정권의 핵심을 차지하는 이들의 직설적 언행이 이런 불안감에 일조했을 수도 있다. 8.15 경축일에 나온 광복회장 기념사를 보면 “이승만이 친일파와 결탁했다”, “안익태는 민족반역자” 등 논란이 될 만한 말들을 쏟아냈다. 김원웅 광복회장 발언에 “분열 조장”이라는 강한 항의가 나오면서 과거 친북단체 세미나에서 김정은을 추켜세운 문제의 발언이 다시 조명되기도 했다. 

물론 정권의 성격에 따라 국정철학에 따라 관점에 따라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해석과 평가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민감하게 논란이 될 만한 사안을 책임자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 단칼에 결론 내듯 하는 언행이 보통 사람들의 정서에는 편히 보이지 않는다. 이러저러해도 대한민국의 역사는 자랑스러운 역사임이 보통의 정서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다가는 정말 자랑스러운 역사는 다 사라지고 부끄러운 역사만 남는 건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가 정말 이런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 않아도 일부 지식인들은 현 정부에 대해 공산주의, 전체주의라며 비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이런 목소리는 기독교계와 신앙인들에게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왜냐하면 공산주의야말로 유물론을 근간으로 하나님을 부정하는 사상으로 기독교와는 상극이기 때문이다.

1991년 12월 소련의 몰락으로 공산주의 실험이 실패로 끝난 게 역사의 교훈이다. 하지만 이후 3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변종 공산주의가 온 세상을 점령하다시피하고 있다. 마르크스 이후 네오 막시즘의 원조랄 수 있는 이탈리아 그람시가 장기적으로 자본주의 타도를 위한 지식인의 역할을 주창한 뒤 수십 년간 서방세계에서 지속적으로 생겨난 변화의 결과인 것이다. 그람시는 폭력으로 단시일 내에 자본주의를 타도하기는 불가능하니 장기적으로 사회 각 분야에서 공산주의 학자, 작가, 언론인, 관료, 정치인, 종교인을 만들어 이들을 통한 대중의 의식화를 주창했다. 이른바 ‘진지전‘ 투쟁이다. 서양문화의 핵심가치를 기독교로 보고 기독교 해체와 가정의 파괴를 주목적으로 해 지속적으로 사람들의 의식을 파고들어 온 것이다. 포스트 모더니즘이니 구조주의니 프랑크푸르트학파니 인간중심적 사고와 절대 진리의 부정, 정치적 정도(political correctiveness), 동성애, 페미니즘, 친이슬람 경향성 등이 다 비슷한 부류들이다. 이런 사상적 흐름이 유럽과 미국의 지식인 사회가 크게 치우쳐 있고 이젠 우리 사회도 예외가 아닌 상황이 됐다. 논란 중인 차별금지법도 이런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성경은 사탄을 ‘거짓의 아비’이고 ‘광명의 천사’로 가장해 사람들을 미혹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새벽기도로 철야기도로 대한민국을 견인해 온 빛의 자녀들과 교회가 하나님께 시대를 분별하는 지헤와 해야 할 바를 간구하며 그 어느 때보다 깨어 기도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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