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리도 공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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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우리도 공범이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0.08.11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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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드라마 인간수업에서는 고등학생 주인공이 친구들 사이에서 성매매를 알선하는 장면이 묘사돼 충격을 안겼다. 더욱 심각한 건 이 같은 문화가 현실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 실제로 얼마 전 한 TV 다큐멘터리 프로에서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성을 거래하는 모습을 소개했다. 가벼운 호기심과 용돈벌이에서 시작한 아이들은 음란의 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청소년들은 갈수록 더욱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들에 노출돼가고 있다. 그만큼 그들이 짓는 죄의 무게도 무거워졌다. 이를 두고 일부 어른들은 소위 싹수가 노랗다” “세상에 어찌 되려고 벌써부터 그런 짓을 벌이느냐며 손가락질부터 한다. 물론 청소년들의 그릇된 행동을 감싸거나 대신 변명하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을 무조건 정죄부터 하고 볼 자격이 있는지는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다.

청소년들을 음란의 죄로부터 지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어릴 때부터 올바른 성교육을 가르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과 학교에서는 물론 교회에서도 적극적인 자세로 건강한 성 지식을 전달하는데 힘써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부모들은 아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아직은 괜찮겠지라며 교육을 미룬다. 사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알려줘야 할지조차 모르는 어른들이 더 많을 터다.

교회 역시 다르지 않다. 실제적인 성교육 체계가 마련된 곳은 매우 드물다. 이에 야동 보고 혼전순결 못 지키면 지옥에 가는가” “교회는 왜 이렇게 보수적인가등의 질문을 던지는 10대들을 쉽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제 가정은 물론 다음세대 사역자들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지혜로운 성 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혹시라도 말 못할 고민으로 괴로워하는 아이들이 있으면 따뜻하게 품어주는 교회가 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 돌부터 던진다면 공범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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