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목사한텐 청년부 못 맡긴다고요? 장점이 더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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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목사한텐 청년부 못 맡긴다고요? 장점이 더 많아요”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8.10 18: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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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와 이해- 나는 □입니다:자의와 타의 사이 ‘미혼 목사’

목사는 당연히 기혼이라는 인식 팽배

관련된 왜곡된 선입견 바로 잡아야

바울도미혼 목사들만의 장점 많아

사회적으로도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노총각’ ‘노처녀’ 등의 용어가 사라지고 있다. 목회자들 가운데도 ‘바울’을 롤 모델로 삼고 독신주의를 표방하는 이들이 있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미혼 목회자들은 기혼 목회자가 가지지 못한 자신들만의 장점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도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노총각’ ‘노처녀’ 등의 용어가 사라지고 있다. 목회자들 가운데도 ‘바울’을 롤 모델로 삼고 독신주의를 표방하는 이들이 있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미혼 목회자들은 기혼 목회자가 가지지 못한 자신들만의 장점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미혼 목사를 검색해봤다.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눈길을 끈다. 제목은 나이 많은 미혼인 목사교회에서 꺼리나요.” 본문에는 마흔 넘어서도 목사가 결혼을 안 했으면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나요?”라는 다소 우울한 질문이 담겼다. 해당 글에는 결혼을 안 했을 경우 여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요.”, “교회 특성상 여자 신도들이 많고 여자 신도들과 심방, 병문안 장례 등등 어울리다 보면 미혼인 경우 말 나는 게 쉽다고, 전도사 월급도 별로인데도 결혼들 서두르더라고요. 목사인 경우는 더 그렇지 않을까요?” 등의 답변이 달렸다.

교회에서 결혼 안 한 남성 교역자가 여성 신도와 함께 사역하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추측이 당연한 얘기처럼 오가고 있었다. 다소 충격적이었지만 어쩌면 이것이 오늘날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의 한 단면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가톨릭 사제와 개신교 목회자의 가장 큰 차이점을 꼽으라고 해도 먼저 결혼 여부를 떠올릴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목회자에게는 기혼자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다. 하지만 위의 질문자처럼 우리 주변에서 결혼하지 않은 미혼 목사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사회적으로 비혼이 증가하면서 교회 안에도 독신으로 사역을 하는 목회자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 이번에 만난 미혼 목회자들은 덮어놓고 결혼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한국교회의 정서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비혼? 비자발적 싱글

총신대를 졸업하고 경기도의 한 교회에서 전임으로 사역 중인 37살 이 모 목사. 이 목사는 올해로 37년째 비자발적 홀로 살이를 유지하고 있다. 목사 안수를 받은 후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르면서 주변에서는 언제 결혼하느냐는 타박 아닌 타박을 받고 있다. 그가 속한 예장 합동의 경우 과거 결혼 여부에 따라 목사 안수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철회됐다. 침례교와 장로교 가운데 고신 등 일부 교단에서는 교단법에 따라 여전히 미혼자에게 목사 안수를 주지 않을 만큼 한국교회에서 미혼 목사는 미완성 사역자로 비치는 측면이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인들 가운데 누구 한번 만나 보라는 제안을 하는 경우가 많다. 초창기에는 조급함도 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억지로 할 수는 없다는 게 이 목사의 생각이다. 조급해선 될 것도 안 된다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생각하려고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평생 독신으로 살아갈 생각은 없다. 이 목사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짝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목회자라는 직분이 이성에게 결혼 상대로 매력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아무래도 경제력이라는 부분을 결혼에서 무시할 수가 없는데, 사회적 인식에 목사하면 박봉’, ‘가난함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배우자감으로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무리 사람이 좋아도 내 딸을 저렇게 고생하는 사람한테 보낼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이 많고, 헌신하기로 작정한 여성이 아닌 이상 목회자와의 결혼을 선뜻 결정하기란 쉽지 않겠죠.”

목사에게는 가정 외에도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늘 헌신해야 할 교회와 교인들이 있다. 좋은 목회자가 동시에 좋은 배우자나 부모가 되기 쉽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 종교개혁자들을 비롯해 한국교회의 역사 속에 목회자의 가정이 유지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배우자의 협력이다. 이 목사는 사모라는 이름의 무게감이 지금처럼 무겁기만 하다면 목사가 결혼하기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여 목회자들에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목사라는 고유 특성에 한국적인 상황이 어우러져 남성 목회자들과는 또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평촌에서 사역 중인 김 모 목사(34)이제는 남자들도 경제력이 있는 여성을 선호한다막상 결혼하더라도 임신과 출산, 육아의 문제에서 목회자라고 예외가 아니기 때문에 주변의 선배 여 목사님들도 결혼이 최고다라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잠재적 범죄자취급 불쾌

미혼 목사에 대한 가장 큰 오해로 성적인 부분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런 연유로 일부 교회에서는 미혼 목회자에게 청소년청년 부서를 맡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CCM 작곡가이자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일천번제정성원 목사는 이런 시선에 불편함을 나타냈다. 미혼 목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 그는 바울도 독신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목회자의 결혼은 강제할 것이 아니다. 만약 사역자 스스로 독신을 원할 수 있다면 그것은 말할 수 없는 특권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안수를 받은 정 목사는 미국에는 미혼 목회자가 많다. 오히려 권장하는 분위기라며 미혼 목회자가 갖는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다. 하나님께서 제게 그런 은사를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사역 중에 신도나 여학생을 대할 경우 특별히 더 조심하고 신체적 접촉이 없도록 하는 것을 철칙으로 한다경험상 사고가 난 경우들을 봐도 결혼을 안 한 사람보다 가정이 있는 사례가 더 많았다. 사고는 결혼 여부와 아무 상관 없다. 목회자 개인이 얼마나 하나님 앞에서 순결하고 철저한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세상이 색안경을 끼더라도 스스로 당당하면 좋겠다며 미혼 목회자들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역하기엔 더 좋다는 미혼 목사들

전국을 돌아다니며 학교에 교회를 세우는 나도움 목사(37)도 잘 알려진 싱글 목회자다. 그는 자신이 미혼이기 때문에 거침없이 전국을 누비며 사역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고 그가 독신주의자는 아니다.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얼마든지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가정이 생기면 지금의 사역을 똑같이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여서 결혼을 서두르지는 않는다.

나 목사는 부양가족이 없기 때문에 사역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늦은 시간에도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이 있는데, 가정이 있다면 아무래도 만나러 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사례비 측면에서도 많은 돈을 받지 않아도 생활하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나 목사는 교인들 가운데 속칭 사고를 우려하는 시선에 대해서도 기혼 목회자들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이성을 대할 때는 얼마나 철저하게 조심하는지 모른다우스갯소리지만 미혼 목회자가 사역 대상인 청년과 애정사가 발생한다고 해도 자연스러운 남녀 간의 일로 볼 수 있지만, 기혼의 경우 결혼으로 이어질 수 없는 그야말로 비극적인 사고로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나 목사와의 대화 자리에 함께했던 기혼인 권복음 목사(충신교회 부목사)최근 한국교회에서는 좋은 목사가 되는 것만큼이나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늘고 있다반면 직장생활을 하는 청년들과 교제하려면 저녁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미혼 목회자들만이 가진 장점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다. 훗날 청년부 교역자를 채용하는 입장이 되더라도 미혼 목회자에게 더 큰 점수를 줄 것 같다고 거들었다.

권 목사는 고린도전서 7장에서 바울은 결혼하지 아니한 자들과 과부들에게 이르노니 나와 같이 그냥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한다사역자에게 중요한 것은 결혼 여부가 아니라는 뜻이다. 요즘에는 사회적으로 만혼이 늘면서 목회자들 역시 결혼이 늦어지는 데 대한 부담이 덜한 것 같다. 독신의 은사가 있는 사람은 있는 대로, 조금 늦어지는 목회자도 자신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역에 열정을 다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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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금 2020-08-17 16:33:58
손기철 장로, 표적과 기사를 좇는 당신에 대한 성경적인 판결은?
https://youtu.be/HNP58eJfgP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