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것들과 ‘옛날’ 것들의 공존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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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것들과 ‘옛날’ 것들의 공존기술
  • 이효상 목사
  • 승인 2020.07.2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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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상 목사/한국교회건강연구원 원장

사회생활을 하다 “라떼는 말이야”와 같이 말하는 사람을 만나 오랜 시간 들어주느라 답답해 본 적은 없는가. ‘요즘’ 세대는 물어본 질문에 답하면 선배, 물어보지 않은 말을 하면 ‘꼰대’로 구분한다. 요즘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되는 화법은 당연히 퇴출 1순위이다. 본인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마음 자체는 순수하겠지만 그것을 강요하면 안 된다. 어찌 보면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질 수 록 꼰대가 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자기자랑으로 일관하면 ‘꼰대’를 넘어 거의 ‘진상’이다.

코로나사태 이후 사회문화적 흐름이나 구조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익숙한 전통적 권위주의와 결별이다. 그동안 싫어하면서도 따라주는 척했던 ‘요즘’ 세대들이 이제는 더는 참아주지 않고 반격하고 있다. ‘요즘’ 것들은 ‘조직을 위해 개인이 희생하는 것’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1990년대 생(生), 밀레니얼 세대, 사실 그 세대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독립적이며,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고자 한다. 이는 인간관계에도 마찬가지이다. 부모보다 경제적으로 힘든 세대라고 정의가 내려지면서 이들은 학자금에서부터 압박을 받아왔고 대학 졸업과 동시에 채무자가 되어버린 채 사회에 내보내진 것이다. 경제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식사 중 ‘더치페이’(dutch pay)는 기본이며, 여러 명이서 함께 식사를 하면 추가로 비용이 더 들 수 있다는 생각에 혼자서 식사하는 ‘혼밥족’ 경향이 뚜렷하다. 그러다 보니 타인과 소통하고 대화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인간관계에서 과도한 친밀감에 오히려 적대감을 드러낸다. 이런 세대는 전화 통화하는 것도 싫어한다.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가 가속화되고 익숙해지다 보니 현실세계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가끔 전화하지 말고 카톡이나 문자로 이야기하라며 직접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낸다.

새로운 시대가 오고,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맞다. 하지만 주연이 있으면 조연이 있기 마련인데, 그 안에서 ‘옛날’ 세대는 조연으로 남지 못하고 ‘꼰대’라는 이름으로 남는다. 과연 꼰대는 밀레니얼의 눈치를 보며 세상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할 존재일까? 

‘요즘’ 세대도 자신을 가르치려는 ‘옛날’ 세대들이 있을 경우, 무작정 그 사람을 ‘꼰대’라 취급하기 보다는 그 사람의 진실한 마음이나 진정성이 담겨있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지혜로움이 중요해 보인다. ​

꼰대의 시선은 늘 내가 아니라 남을 향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 상관치 말고 나나 잘하자. 남의 평가에 의존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가치 있게 가꾸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믿자. 내가 옳은 게 아니라 ‘그대가 옳다’고! ‘꼰대’는 어느 특정한 사람이 아니다. 주위의 친구일 수 있지만, 때로는 나 자신 일 수 있다. 어찌 보면 화목한 가정이나 조직도 이젠 말 잘 듣는 자녀나 직원의 ‘순종’이 아니라 현명한 어른이나 지도자의 ‘내려놓음’으로 만들어 지는 것 같다. 마음이 따뜻한 꼰대라면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싶지만 생각보다 ‘내려놓음’이 어렵다.

무조건 ‘옛날’ 것들을 ‘꼰대’라고 비판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보다는, 모든 사람의 다름과 개성을 인정함으로서 더욱 건강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언택트 사회(untact service), 우린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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