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性관념이 사회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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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性관념이 사회를 지킬 수 있다
  • 송태호 원장
  • 승인 2020.07.28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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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사 송태호의 건강한 삶 행복한 신앙-32

10대 후반 여학생이 자꾸 토한다고 보호자와 함께 병원에 왔다. 과식을 한 적도 과음을 한 적도 없었고 최근 복용한 약물도 없다고 했다. 진찰 결과도 뚜렷한 이상소견은 없어 증상 완화를 위한 약과 근육주사 그리고 음식에 대한 주의만 주었다. 다음 날 다시 혼자서 내원한 이 환자는 증상 호전이 없고 어지럽기까지 하다고 했다. 다시 차근차근 진찰해 보았지만 별다른 이상소견은 없었다. 내가 돌팔이가 된 기분이었다. 

일단 수액을 주며 경과를 보자고 했고 나는 환자가 수액을 맞는 동안 수시로 가서 이것 저것 물으며 진찰을 했다. 환자는 주저하다가 며칠 전 응급 피임약을 복용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첫 방문에 보호자와 동행하여 말을 꺼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레카! 환자의 구토와 어지럼증의 원인은 응급피임약의 부작용이었던 것이다. 성인으로서 인정 받고 있는 대학생이기에 별 말없이 피임약의 부작용과 정확한 사용법들을 이야기 해 주었다.

이런 일도 있었다. 10대 중반의 소녀가 진료실로 들어왔다. 굉장히 초췌해보였다. 이 동네에 살지도 않고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다. 가끔 알음알음으로 먼 곳에서 오는 환자들도 있기에 그러려니 생각하고 진료를 하는데 사후피임약을 처방 받고 싶다고 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억장이 무너졌다. 사는 곳 근처에서 처방 받는 것이 혹시라도 주변에 알려질까 두려워 무작정 버스를 타고 가다가 생전 처음 와 본 동네의원에서 사후피임약을 처방 받으러 온 것이다. 고개를 푹 숙인 그 환자에게 나는 아무것도 물어볼 수 없었다. 

의사이기 이전에 어른으로서 한마디 하고 싶었으나 오지랖 넓은 일임을 느꼈다고나 할까. 이 약이 얼마나 몸에 안 좋은 약인지, 부작용이 심한 약인지, 언제 먹어야 효과가 좋은지, 복용한다고 해서 100% 피임이 되지는 않는다는 말 따위를 겨우 한 것 같다. 아마도 이 환자는 내 처방전을 들고 다시 아무도 모르는 동네약국으로 가서 약을 조제 받아 먹었을 것이다. 하루 종일 찜찜한 기분으로 집에 오자마자  딸에게 학교에서 받고 있는 성교육에 대해 물어봤다. 

교내에서는 받은 적이 없고 성교육센터라는 곳에 가서 몇 차례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피임법에 대해 물어보니 남성 피임법에 대해 들어봤고 여자들의 피임법은 약과 루프가 있는데 정말 몸에 안 좋으니 남자가 피임을 하는 것이 좋다라고 배웠고, 사후피임약의 명칭만 들어봤을 뿐 그 약의 사용법이나 부작용에 대해서는 배우지 못했다고 했다.
 
나는 일단 ‘사후피임약’이란 명칭의 사용을 금하고 ‘응급피임약’으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후(事後)란 말의 뉘앙스가 일이 벌어진 다음에 얼마든지 해도 된다는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 약은 일이 벌어졌다고 쓰는 약이 아니다. 불가항력적으로 일이 벌어진 ‘응급상황’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사용방법인 것이며 부작용이 많지만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의사의 진료가 필요한 전문 의약품인 것이다. 이를 사후피임약이라고 말하며 그 의미를 일이 벌어진 후 아무렇지도 않게 쓸 수 있다고 알고 있는 청소년을 포함한 사람들이 많은 한 이 약의 오남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내친 김에 집사람의 감독 하에 두 딸들에게 부모가 아닌 의사로서 성교육을 해 주었다. 놀란 것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꼭 필요한 피임법에 대해서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이 땅의 모든 청소년들과 여성들이 좀 더 자기 몸을 소중히 해줬으면 좋겠다. 

성(性)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소중한 감정이다. 남녀가 서로 사랑하여 그 결실로 후손을 남기는 것이 성의 본질이다. 아담과 하와를 통해 인류가 번성한 것이 그 증거다. 성이 문란해지면 소돔과 고모라가 그러했듯이 하나님의 징벌을 피할 수 없다. 최근 들어 동성애 문제와 낙태에 대해 사회적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단순히 갈등을 봉합하는 정도로 만족하면 안된다. 옳고 그름이 너무나도 명백하기 때문이다. 우리 성도들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올바른 성관념을 지키고 자녀들에게 교육해야 할 의무가 있다.

 송내과 원장·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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