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남극형 증후군’ , 교회가 해소해 주어야
상태바
코로나19 ‘남극형 증후군’ , 교회가 해소해 주어야
  • 이인창
  • 승인 2020.07.21 18: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석인사이더 ⑱ 백석대학교 상담대학원장 한재희 교수



백석대 출신 상담 전문가, 우리 사회 저변에서 맹활약
“교회와 성도, 세상을 돌보는 상담자를 길러냅니다”
“교회, ‘마음방역’, ‘심리방역’, ‘영성방역’ 도울 수 있다”

백석대학교 상담학 전공이 갈수록 인기를 더하고 있다. 1999년 백석대 기독교학부 안에 기독교 상담학 전공이 생긴 이래 상담대학원 석사과정과 박사과정, 기독교전문대학원 내 상담학 전공과정 등이 연이어 만들어지면서, 이제는 국내 상담 전문가들을 배출하는 요람 역할을 하고 있다. 

천안 학생생활상담센터와 서울 백석상담센터는 학생들이 임상 경험까지 충분히 쌓을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이 모든 과정에는 20여 년 전 기독교상담학 전공이 생길 때부터 그 자리를 지켜온 한재희 교수가 있다. 그는 백석학원 상담 분야 성장사와 맥을 같이 한다. 

백석대 상담대학원장 한재희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심리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을 위해 교회가 정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석대 상담대학원장 한재희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심리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을 위해 교회가 정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9일 서울 방배동 백석비전센터 내 연구실에서 만난 상담대학원장 한재희 교수는 “우리 학교에서 상담학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지원자가 많다. 그 만큼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입소문이 많아진 탓이다. 이제는 기독교 상담뿐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서 우리 학교 출신들이 진출해 상담 전문가로 맹활약하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사실 한재희 교수는 국내 상담학회에서도 꽤 유명한 학자이다. 한국상담학회, 상담심리학회, 한국심리치료상담학회 등 수많은 학회에서 왕성하게 활동해온 마당발이다. 오는 8월 한국상담학회 연차대회에서는 기조 강연자로 나설 정도이다. 

지난 6월까지는 한국상담학회 사회적위기상담위원회를 이끌며, 35명의 상담위원들과 함께 국가 방역당국과 협력해 코로나19 상담 지원활동을 전개했다. 국내 상담학 분야에서 중요 권위자로서 이런 활동들은 제자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재희 교수는 “단순히 학문적으로 기독교 상담에 대해서만 제자들에게 가르치지 않는다. 기독교 가치관을 가지고 임상능력을 갖춘 상담자, 교회와 성도들을 돌볼 뿐 아니라 세상 사람까지 케어하는 전문가를 배출하고자 한다”고 전문 상담가 육성의 방향을 설명했다.  

“교회 소모임, 활성화 해야”
상담학 권위자를 만난 만큼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재난 상황에서 사람들이 마음을 어떻게 돌봐야 할지에 대해 질문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 되면서 심리적 고립감이 커지고 갈등 역시 확대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한재희 교수는 “과거에는 재난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었지만, 사회 차원의 생활습관을 당장 바꾸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제 모이지 않은 것이 덕이 되고 선이 되는 현상이 나타날 정도가 됐다. 교회는 모임의 공동체인데, 사회악처럼 도식화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한 교수는 교회 집회나 모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거부했다. 그는 ‘마음방역’, ‘심리방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방역원칙을 잘 지키는 가운데 오히려 소모임을 활성화하는 것이 사람들이 코로나19로부터 부정적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극이라는 폐쇄적이고 극단적인 환경에서 사는 연구원과 군인들은 공격성이 증가하는 ‘남극형 증후군’을 겪게 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정 폭력이 15%나 높아졌다는 통계에서 볼 수 있듯, 감염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만 자칫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한 교수는 코로나19 때문에 심리적 불안이 생기고, 그것으로 해소할 기회를 얻지 못해 언젠가 특정 지점에서 폭발할 것을 염려했다. 그것을 해소해줄 수 있는 방안을 교회가 찾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한 교수는 “교회가 새로운 시대 변화에 맞춰 개방성을 높이고, 디지털 기술을 적극 이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소모임을 활성화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적극적인 노력을 제안했다. 코로나 사태 상황에서는 목회자와 교인들 역시 혼란스러운 마음이 얼마든지 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부분을 해소할 수 있도록 ‘마음방역’, ‘심리방역’을 하려는 노력이라고 조언했다. 

고립을 기회로 여기는 사고
한재희 교수가 또 신앙인들에게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은 ‘영성방역’이다. 

“지금과 같은 때 신앙을 키우고, 교회 생활이 위축되지 않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말씀을 묵상하고, 감사일기와 영성일기를 쓰는 것과 같은 노력도 필요합니다.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구역 식구의 안부를 묻고 교제하는 것도 공동체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것이죠.”

코로나19 때문에 자가격리 등으로 어쩔 수 없이 고립되어 있다면, 오히려 하나님과 더 깊이 만나고, 슬로우 라이프를 적극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라는 주문도 했다. 사고의 전환을 강조한 부분이다. 

가정에서도 좁은 공간에 있다 보면 가족들 사이에서 ‘남극형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한 교수는 “서로 이해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등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오히려 친밀감을 더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회 역시 사람들에게 정서적 억압을 정화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한 교수는 “예수님께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을 오라고 하셨던 것처럼, 사람들이 교회에 찾아올 수 있도록 수용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면서 “보다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교회 시스템에 변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