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마음먹은 사람 92%가 암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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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마음먹은 사람 92%가 암시를 보낸다
  • 안영미 교수
  • 승인 2020.07.2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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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미 교수/천안시 자살예방센터장, 백석대 보건학부

지난 16일 천안시자살예방센터에서는 추모의 날 행사 ‘당신을 내 마음 속에’를 진행하였다. 나의 중요한 타자(significant others)를 자살로 잃은 유족, 고인의 친구, 이웃, 직장 동료 등이 모여 애도의 시간을 갖는 모임이다. 올 해로 두 번째 천안에서 열린 이 행사는 어디 가도 이야기할 수 없는 고인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며 애도의 시간을 갖는 의미 있는 시간이다. 추모의 행사에 참여한 남아있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 때 그렇게 갈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해마다 9월 쯤이면 OECD 회원국 및 대한민국 통계청의 자살현황이 발표된다. 전년도 통계가 발표되는 것인데, 많은 사람이 알 듯 대한민국은 1등은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2018년 통계에서 대한민국은 전년도 대비 약 1,207명의 자살자가 늘어 한 해 동안 약 13,670명의 자살자가 생겨 국가적 위기상황에 봉착했다. 2019년도는 이를 극복하고자 중앙정부 및 지자체들이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자살예방사업을 활발히 펼쳐 경찰청 통계상 2018년도 대비 자살자 수를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현상으로 인해 사회, 경제, 문화, 의료 등 삶의 모든 분야가 타격을 받으면서 자살자 수가 전년도 대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게 갈 줄 몰랐던 그 때 자살자들은 어떠한 심리사회적, 정신적 고통 속에 있으며 정말로 우리는 끝까지 모를 수밖에 없을까? 

아니다, 자살을 마음먹은 사람들의 92%가 자살에 대한 암시를 보내지만 이중 20% 정도만 그것을 알아챈다는 중앙심리보건센터의 보고서는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기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자살자가 보내는 자살 암시 신호를 알아채야 한다. 그리고 행동에 옮기기 전에 막아야 한다.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왜냐하면 자살 시도자는 자살에 대한 양가감정(살자:죽자=49:51), 충동성 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살 신호를 알아챈 사람이 이 양가감정을 살자:죽자= 51:49로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충동성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살 시도자가 보내는 자살 암시 신호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중앙심리부검센터(2018) 보고서에 따르면 감정상태의 변화, 수면상태의 변화, 자살 살인 죽음에 대한 잦은 언급, 식사 상태의 변화, 자기비하적인 언행, 집중력 저하 및 사소한 결정의 어려움, 주변정리, 외모에 대한 무관심, 자해행동이나 물질남용, 용서를 구하는 등의 인간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 등을 평소와는 다르게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주변인들은 이러한 자살암시 신호가 있을 때 민감하게 생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WHO(1998)는 인간의 건강을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영적인 부분이 모두 건강할 때 비로소 건강하다라고 말한다. 평소, 일상에서의 건강관리가 인간의 건강을 결정하고 이것이 곧 자살예방과도 연관이 된다. 일상에서의 건강관리를 몰라서 못하지 않는다. 알고도 안하는 것이다. 규칙적인 생활과 수면, 스트레스 관리, 필요시 의료의 도움을 받는 것. 너무나 간단하고 명쾌하다. 

자살은 예방이 가능하다. 거창하지 않다. 평소에 일상에서 자신의, 가족의, 이웃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예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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