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교회 저작권 문화 세워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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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교회 저작권 문화 세워갈 겁니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7.2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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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 전하는 기업 ‘카이오스’ 유덕경 대표

뮤지션들의 음원 유통하며 ‘은혜롭게’ 저작권 도모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문화 만드는 기업 표방
지난해 번안 본격 돌입…최근 ‘Way Maker’ 승인

카이오스의 유덕경 대표. 유 대표는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난 뒤 이 일을 시작했다”며 지난 10년간 카이오스를 운영하기 위해 다른 곳에서 돈을 벌어 이곳에 투자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으로 생각하면서 기쁘게 일하고 있다.
카이오스의 유덕경 대표. 유 대표는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난 뒤 이 일을 시작했다”며 지난 10년간 카이오스를 운영하기 위해 다른 곳에서 돈을 벌어 이곳에 투자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으로 생각하면서 기쁘게 일하고 있다.

 

교회에서 즐겨 부르는 경배와 찬양곡, CCM 가운데 원래는 해외의 워십팀이나 CCM 가수의 것을 우리말로 바꿔서 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리가 이런 노래들을 마음껏 부를 수 있는 것은 누군가 우리말로 번안했기 때문이다. 생각 같아선 원곡을 한글로 번역만 하면 그만일 것 같지만, 공식적인 절차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그런데 지난 2017년 무렵 국내에서 이 일을 해 오던 카피케어코리아가 사실상 국내에서 철수하면서 번안 작업 자체가 크게 위축돼 버렸다. 

2009년 10월 설립된 음원유통 업체 카이오스의 유덕경 대표(아가파오 미니스트리 집사)는 번안 작업이 위축되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한 사람이었다. 그는 “찬양은 복음을 전하는 도구”라는 굳건한 믿음을 토대로 좋은 해외 찬양들이 국내에 원활하게 들어오도록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지난해 카이오스를 통해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회사를 경영하며 10년간 쉽지 않은 순간들이 많았지만, “어쩌면 이 순간을 위해 카이오스가 존재해 온 것 같다”고 말하는 그를 만나 찬양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눠봤다. 

 

복잡한 교회 저작권 실타래 푼다

어느 순간부터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교회 안에서도 이로 인한 크고 작은 문제들이 터져 나왔다. 그간 ‘공짜’로 모든 것을 누려왔던 교회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변화가 탐탁스러울 이유가 없었다. ‘은혜’로 하는 일에 “왜 돈을 내느냐”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반면 찬양을 만들고 부르고 연주한 저작권자들의 입장에서는 “법이 그렇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저작권법을 보면 저작물을 사용할 때 복제하거나 배포, 전송할 경우 유상이든 무상이든 저작원자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때 화면에 가사를 보여주는 행위도 엄밀하게 따지면 저작물을 복제하여 전송하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법대로’만을 말하기에는 ‘예배’와 ‘은혜’라는 고유한 특성을 외면하기 어렵다”며 “이런 이유들로 교회의 저작권 정착이 늦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카이오스 출범 이전부터 저작권 보호와 관련한 업무를 해왔다. 음원 서비스에서 노래를 듣거나 검색할 때 집계가 가능하도록 돕는 시스템을 다뤘고, 이를 토대로 불법 다운로드를 막는 일도 했다. 때문에 저작권의 흐름과 보상금 문제 등 예민한 사안들은 그에게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그는 교회의 특성과 저작권법의 복잡한 내용을 모두 알지 못하면 자칫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은혜’가 손상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저작권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한국교회를 이루는 데 카이오스가 한 역할을 감당했으면 하는 것이 유 대표의 바람이다.

 

눈앞의 이득보다 더 중요한 은혜 

카이오스를 설립하고 유명 CCM 가수들을 포함해 관리 규모가 제법 커진 후에 한 목사가 그를 찾아온 일이 있었다. 교회들을 상대로 과거 보상금을 포함해 200억 원 대의 저작권 소송을 하자는 제안서를 그에게 내밀었다. 유 대표는 “그 목사님 혼자였다면 현실 가능성이 낮았겠지만 뒤에 대형 로펌이 있었다. 그 로펌은 교회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이기고도 남을 곳이었다”고 했다.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는 제안이었다는 것. 유 대표는 제안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대로 했다가는 한국교회에 힘든 일이 생기겠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후에 미국의 음악 저작권 관리 단체인 CCLI가 한국에 들어올 때도 한국기독음악인저작권협회와 함께 한국교회에 큰 부담을 지우지 않는 쪽으로 협상에 나섰다. CCLI는 주로 교회에서 발생하는 저작권을 관리하는데 그들의 요금 정책이 다분히 미국 형편에 맞게 책정되어 있었다는 것. 특히 성도 수 100명 이하의 교회가 대형 교회에 비해 큰 부담을 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국교회의 대다수가 100명 이하의 작은 교회들인데, 이대로 가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 저와 저작권자들의 생각이었습니다. 미자립교회에 책정된 금액을 낮추는 것, 그리고 한국교회를 상대로 절대 소송을 걸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CCLI 측에서도 권리자가 스스로 나서 자신들의 권리를 내려놓는 모습에 감동했고, 이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CCLI의 요금체계가 한국을 기준으로 낮아지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래서일까. 카이오스가 출범한 뒤 많은 시간 적자를 기록했지만, 근래 들어서는 하나님께서 사업적인 확장을 허락하셨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음악 회사인 유니버설 뮤직과 계약도 체결했다. 유 대표는 “포기하고 싶었던 때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하나님께서는 ‘포기하지 말라’는 마음을 주셨다”며 “아마도 찬양 번안이라는 큰 일을 맡겨주시기 위해서가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지난해 하반기 유니버설 뮤직의 기독교 전문 자회사인 캐피톨씨엠지 퍼블리싱(이하CCMG)과 한국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하반기 유니버설 뮤직의 기독교 전문 자회사인 캐피톨씨엠지 퍼블리싱(이하CCMG)과 한국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번안 넘어 한국 찬양 알릴 것

카이오스의 주 업무는 뮤지션들의 음악을 온라인 음악사이트와 모바일 서비스 업체에 공급하는 것이다. 아티스트들과 작가들의 작품 한 곡 한 곡이 귀하기에 단순한 홍보와 유통을 넘어 번안 작업까지 하게 됐다는 게 유 대표의 설명이다. 

특별히 CCM 번안에 힘을 쓰고 있는 것은 교계와 크리스천들, 그리고 전 세계에 있는 교회와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함께 은혜로운 찬양을 나누기 위해서다. 더 근본적으로는 예배가 회복되길 소망하는 마음에서 번안 작업을 맡게 됐다. 

번안 작업은 카이오스의 경영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은 아니다. 곡당 행정비용 5만 원이 번안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의 전부다. 특히 외국 업체와 비교하면 상식 이하의 낮은 가격이다. 외국업체와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격을 어떻게 이렇게 내렸냐”며 신기해 한다. 5만 원을 받는 것도 사업적 이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무분별한 신청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 불과하다. 

유 대표는 “번안은 잘 해야 본전”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원곡의 내용에 충실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음악적인 측면에서 어느 가사가 어느 음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곡의 느낌 자체가 바뀌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3~4 글자면 표현이 가능한 것이 한글로 번안하면 20글자가 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함축적으로 줄여야 하거나 어절을 쪼개기도 하죠. 한 줄을 두 줄로 늘이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번안이 이뤄지죠. 영어의 느낌은 파스텔톤인데 한글 느낌은 원색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면 색을 맞춰가는 작업도 필요하고요. 잘 했다는 칭찬을 듣기 어렵고 ‘봐줄만 하다’ 정도만 나와도 최고로 잘한 것이죠.”

그럼에도 찬양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일이기에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중요한 만큼 번안 작업은 카이오스 단독으로 하지 않는다. 승인 신청이 들어오면 어노인팅, 위러브, 예수전도단, 아이자야씩스티원, 아가파오워십, 워십클라우드 등 국내 유명 예배팀들로 구성된 ‘카이오스번안위원회’가 곡의 종합적인 요소를 고려해 한국의 성도들이 쉽게 파악하여 부를 수 있도록 작업한다. 

유 대표는 “번안에 참여하는 위원들도 무보수로 작업한다. 모두들 좋은 예배곡들이 잘 번안되어 예배에 잘 사용될 수 있도록 헌신하겠다는 각오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좋은 외국곡들이 번안되는 것도 좋지만 한국 창작자들의 곡들을 영어나 제3국의 언어로 번안해서 역수출하는 것까지 꿈꾸고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CCLI의 말콤 대표가 한국을 찾았을 때 유 대표는 함께 식사자리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말콤 대표는 한국의 예배곡들에 대해 “독특하고 신선하다”며 “CCLI 안에 예배 팀들의 콘티를 공유하는 공간이 있는데, 거기에 한국의 좋은 곡들이 소개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국 찬양의 세계화가 단순한 개인의 꿈이 아니라 얼마든지 실현 가능한 일이 된 것. 그는 “한국의 정서와 영어의 느낌을 큰 괴리감 없이 잘 녹여내야 하는데 그 일을 할 적임자를 찾고 있다”고 했다. 

유 대표는 끝으로 “찬양이 잘못된 곳에서 쓰이지 않도록 하는 일 또한 카이오스의 중요한 존재 가치”라며 “기독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이런 것까지 관리할 수 있는 곳에 일을 맡겨야 하는 이유”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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