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을 따라 섬기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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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뜻을 따라 섬기다가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0.07.14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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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 116

원로 목사님들 모임에서 조성모 목사님이라는 분이 설교 하셨답니다.

오랜 목회의 길을 걸으신 후 은퇴하니까,

1. 고독의 마귀가 틈타더라. 현역일 때는 핸드폰 소리가 자주 울렸는데, 은퇴하니까 핸드폰 소리가 점점 울리지 않더라.

2. 후회의 마귀가 틈타더라. 막상 은퇴하고 나니까 현역일 때 이렇게 했으면 하는 생각이 자주 들더랍니다.

3. 섭섭 마귀가 틈타더라. 무엇이 그리 섭섭한지 어떤 말을 해도 섭섭하다고 하십니다,

제 친구 목사님은 아버님도 목사님이셨습니다.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혹 뵐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얼마나 점잖은 목사님이신지요. 그런데 어느 날 그 점잖은 목사님이 은퇴 후 당신 이야기를 하실 때가 있었습니다.

“이 목사님, 추석 때야~~. 우리 교회 000 집사님 내외가 내가 사는 아파트에 사과 한 박스와 용돈을 갖고 찾아오셨어요. 얼마나 감사하던지, 내게 인사하고 ‘담임목사님에게도 사과 한 박스 드리러 가겠습니다’ 하고 나갔어요~~”

“나는 창문을 통해 주차장으로 나가는 집사님 내외의 뒷모습을 봤거든~ 그런데 말이에요. 그 뒷모습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는 거예요~”

“담임목사가 내 아들 아니에요~~ 그 담임목사님에게 사과드리러 간다는 고마운 집사님 내외가 고맙기는커녕 주차장 뒷모습이 그렇게 밉더라구요~ 은퇴한 후 정말~ 마음 관리를 잘해야 된다는 생각을 그 때 처음으로 했어요. 내 아들이 담임목사인데도, 내게도 주고 내 아들 목사도 챙겨주는데도, 그게 그렇게 서운하고 섭섭하고 뒷모습이 좋지 않게 보이더라니까요~”

그 때 그 노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올라갈 때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누구든지 내려올 때도 내려와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고 준비는 해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요즘 사도행전을 묵상하는데요. 사도행전 13장 36절에 “다윗은 당시에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섬기다가 잠들어”라는 구절이 유독 제 눈에 크게 들어왔습니다. 즉 다윗은 자기 자신에게 속한(of one’s own) 그 시대에 죽는 유한한 인간에 불과했지만 그의 평생에 하나님의 말씀 아래에서 그분의 뜻을 좇아 겸손하게 성심성의껏 섬기다가 자기 조상들에게 돌아간 것이라는 말입니다.

누구든 은퇴하면 ‘현역일 때 좀 더 잘 할 걸!’ 하는 마음은 들게 마련이지만, 자기 시대에 자기에게 하나님이 맡기신 숙제 같은 사명을 성심성의껏 그분의 뜻을 좇아 섬긴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세월이 많이 흐르고 우리가 은퇴할 그 때에 ‘좀 더 잘할 걸!’ 하는 마음 분명히 있겠지만 그래도 ‘참~! 수고했어, 그래도 주님의 뜻을 좇아 섬기려고 한 아름다운 생이었지~’ 하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생각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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