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혼란스러운 여름…파이디온이 해답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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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속 혼란스러운 여름…파이디온이 해답을 제시한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7.13 16: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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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성경학교’ 일찌감치 마련…부모 부담 'NO'
형식 제한 없이 영상 따라하다 보면 은혜 팍팍
40여년 노하우 그대로…“미자립 교회 위한 섬김”

1976년 총신대에 재학 중이던 대학생 3명이 다음세대를 향한 부르심에 응답하면서 시작한 파이디온선교회(대표:고종율 목사). 헬라어로 ‘어린이’를 뜻하는 단어 ‘파이디온’에서 이름을 따온 선교회는 그간 다음세대를 말씀으로 세운다는 비전 아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직접 만날 뿐 아니라 다음세대를 가르칠 지도자 교육에 박차를 가해왔다.

특히 여름은 파이디온선교회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시기다. 방학에 진행되는 성경학교와 수련회, 캠프는 아이들의 영적 성장에 중대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닥치고 정부에서 최근 ‘공식 예배 외의 모임’을 제한하면서 교회들의 여름 사역이 비상 상황을 맞이했다.

파이디온선교회는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심이 절정이던 지난봄, 일찌감치 장기화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2020년 여름 사역의 ‘온라인 전환’ 작업을 시작했다. 특히 여름성경학교를 교회 밖에서 작은 단위로도 진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여름성경학교를 앞두고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강습회도 동영상으로 제작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선교회 직원과 강사들이 출연자가 되어 동영상을 만들었다. 파이디온선교회의 사역자훈련팀장 김진현 목사는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쉽지는 않았지만, 현장의 은혜와 감동이 온라인에서도 그대로 전해지도록 최선을 다했고 결과물도 훌륭하게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주 정부 발표 이후 교회에서 소규모로라도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 가운데 파이디온이 선택사항으로 제시하는 ‘가정 성경학교’는 올여름 한국교회가 피할 수 없는 유일한 대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담은 빼고 쉽게! 재밌게!

문제는 ‘교사’ 역할을 할 부모들이 느끼는 부담감. 김 목사는 “그래서 올해 프로그램을 구성하면서 부모들이 가능한 한 쉽고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를 했다”고 소개했다.

“많은 부모가 ‘가정성경학교’라고 하면 집에서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가령 휴가지에 가서도 저녁 시간에 잠시 아이들과 모여서 저희가 제공하는 영상을 보고 나누기만 해도 됩니다. 지역에서 친한 엄마들끼리 함께 신앙생활을 한다면 두세 가정이 모여서 영상을 보고, 부모들이 역할을 나눈다면 충분히 진행이 가능합니다.”

선교회가 만든 올여름 프로그램의 주제는 ‘하나님이 나를 사용하세요’. 이 주제를 바탕으로 틀고 보기만 하면 되는 예배 영상과 함께, 4개의 공과, 이후 활동 영상까지 크게 세 종류의 클립들이 제공된다. 특히 활동 영상에는 물놀이, 게임, 만들기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들로 알차게 구성됐다. 연령대별로 미취학 아동용과 초등학생 전 학년용 두 가지 버전이 제작돼 수준별 학습도 가능하다.

 

올 여름 ‘공식예배 외 모임’이 제한된 환경 속에서 파이디온 선교회가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했다. 가정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어려워하는 부모들을 위해 선교회는 가장 쉽고 부담 없는 방법을 고안했다.
올 여름 ‘공식예배 외 모임’이 제한된 환경 속에서 파이디온 선교회가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했다. 가정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어려워하는 부모들을 위해 선교회는 가장 쉽고 부담 없는 방법을 고안했다.

 

작은 교회 돕는 데 초점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불가피하게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긴 했지만, 파이디온선교회는 해마다 오프라인에서 해오던 것 이상의 정성과 투자를 온라인 영상에 쏟아부었다. 그러나 금액은 선교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가격을 책정했다.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울 때, 한국교회를 돕고 섬기겠다는 마음 때문이다.

김 목사는 “강습회에 오시는 분들 가운데 혼자 오시는 경우가 많다”며 “이 말은 작은 교회, 미자립 교회에서 오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금액을 책정할 때 이분들을 기준으로 삼았다. 교회당 가격으로 하면 작은 규모의 교회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가정 수를 기준으로 계산해서, 한 가정 당 8천 원으로 잡았다”고 소개했다. 최소 7가정이 모이면 신청이 가능하다. 한 끼 식사 가격이면 40여 년 노하우의 여름성경학교에 언제든 어디서든 참여가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에게는 교재를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 10%도 제공한다.

김 목사는 “지방 교회들은 가뜩이나 어려운데 코로나 상황 속에서 여름 사역에 대한 대책이 막막하다”며 “그들에게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섬기고자 하는 것이 파이디온선교회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1976년의 정신 지켜나간다

파이디온 선교회가 시작될 당시만 해도 농어촌 도서 지역의 교회들은 지금보다 더 도시 교회와 격차를 호소했다. 특히 다음세대 교육은 손을 놓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선교회의 초창기 멤버들은 지역의 열악한 교회의 아이들이 말씀 안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직접 가르치는 일에 헌신했다.

40여 년의 세월 동안 그 정신에 동참하는 이들은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동아리 형태로 시작됐던 처음과 달리 선교회의 규모도 커지고 사역의 종류도 많아졌지만 ‘다음세대에게 말씀을 가르쳐 하나님 세대로 세운다’는 처음의 정신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고 있다.

주일 교회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중에도 가정에서 예습과 복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예수빌리지’는 파이디온선교회의 가장 대표적인 교육 콘텐츠다. 여름성경학교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최소 7인 이상의 교회라면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이용이 가능하다.

파이디온 선교회는 총신대에서 출발하긴 했지만, 현재는 여러 교단의 신학교에서 동아리 형태로 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선교회 전체 운영도 초교파를 지향한다. 김 목사는 파이디온을 거쳐 간 많은 사역자가 각 교단과 교회의 다음세대 담당자들로 세워지는 모습을 보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저희의 기본 틀과 철학이 한국교회 전반에 공유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 역할을 해왔다는 것에 우리 선교회 구성원들은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우리가 그들에게 더 좋은 모델과 도전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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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2020-07-13 17:03:45
멋진 일 하십니다. 좋은 대안 제시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