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에이즈 감염경로, 동성 간 성 접촉 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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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에이즈 감염경로, 동성 간 성 접촉 53.8%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0.07.07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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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지난 3일 ‘2019 HIV/AIDS 신고 현황 연보’ 발표
전체 감염인은 1,222명… 국내 이성 간 성 접촉 감염자는 46.2%

2019년 한해 국내에서 에이즈(AIDS)를 일으키는 후천성면역결핍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것으로 신고·보고된 동성 간 성 접촉 사례가 이성 간 성 접촉자 사례보다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정은경)가 지난 3일 발표한 ‘2019 HIV/AIDS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된 내·외국인 HIV/AIDS 감염인은 1,222명으로, 이 가운데 전체 내국인 감염자(1,005명) 중 감염 경로가 성 접촉이라고 한 응답자는 821명(81.7%)으로 확인됐다. 

특별히 주목되는 내용은 동성 간 성 접촉자가 441명으로 53.8%를 기록해, 이성 간 성 접촉 379명(46.2%)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된 부분이다. 

최근 수년간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현황에서 이성 간 성 접촉 감염자가 동성 간 감염자보다 많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역전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최근 수년간 감염 경로 비율을 보면, 2014년 동성 간 26.3% 이성 간 34.0%, 2015년 동성 간 28.3% 이성 간 35.8%, 2016년 동성 간 30.6% 이성 간 36.4%, 2017년 동성 간 48% 이성 간 52%, 2018년 동성 간 46.8% 이성 간 53.2%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그동안 보건당국이 추적해온 감염경로에 대한 통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지적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 동성 간 성 접촉 감염자가 더 많았다는 주장이다.

연세대 의대 감염내과 김준명 교수 등 국내 7개 의과대학 공동연구팀은 2006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한국 HIV/AIDS 코흐트’에 등록된 18세 이상 감염인 1,474명을 역학조사 한 결과 동성 간 성 접촉 감염이 34.2%, 양성 간 25.9%, 이성 간 34.6%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양성 간 접촉을 포함하면 실제 동성 간 성 접촉에 의한 감염은 실제 61.1%에 이른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질병관리본부 집계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성 정체성을 솔직히 밝히지 못했지만, 연구팀 조사는 병원에서 주치의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솔직하게 감염 경로를 밝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세대 김준명 교수는 “질병관리본부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빈번한 에이즈 감염경로가 이성 간 성 접촉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동성 간 성 접촉에 의한 감염에 국민이 위험하게 인식하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사실을 더 홍보하고 예방 관리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2019 HIV/AIDS 신고 현황 연보를 보면, 2019년 전체 신규 HIV/AIDS 감염인의 90.9%(1,111명)가 남성으로, 여성은 111명(8.9%)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남성이 여성보다 감염 가능성이 10배나 높은 수치이다. 

실제 지난해 발표된 질병관리본부 연구 자료에 따르면, 유엔 에이즈전담기구(Joint United Nations Programme on HIV/AIDS)는 남성 간 성 접촉자가 일반 성인 남성에 비해 22배 높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438명(35.7%), 30대 341명(27.9%), 40대 202명(16.5%), 50대 129명(10.6%)였으며, 20~30대가 전 연령대의 63.7%를 차지했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HIV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안전한 성 접촉 등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은 전국 보건소를 방문해 조속히 무료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20~30대 젊은층의 감염 예방을 위해 보건 당국으로 홍보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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