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치유의 답은 삶으로 살아내는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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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치유의 답은 삶으로 살아내는 복음”
  • 공종은 기자
  • 승인 2020.06.30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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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과 싸우는 영화감독 김상철 목사

교회가 외면하는 중독자 치유 ‘시대와 사회적 요청’
불행해지는 악순환의 고리 복음과 신앙으로 끊어야


김상철 감독. 영화 ‘잊혀진 가방’(2010)으로 익숙한 이름이다. 이후 제자 옥한흠(2014), 순교(2015), 제자도(2016), 광인 옥한흠(2017), 중독(2019) 등을 감독-제작하고, 2017년 제14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에서 기독영화인상을 수상했다. 2016년부터는 한국기독교영화제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김상철 감독이 목사라는 사실, 그리고 영화와 파이오니아21 등 여러 사역을 통해 중독과 싸우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중독’이 개인의 범위를 넘어 사회화되면 오히려 일상이 된다. 마약중독, 알코올중독, 도박중독이, 스마트폰중독, 게임중독, 쇼핑중독, 종교중독, 음식중독, 일중독, 다이어트중독 등으로 확산되면서, 중독이면서도 중독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아니 중독이라고 인식하려고 하지 않는 중독이 생활에 파고들었다. 국가마저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게’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중독. 김상철 감독은 왜 중독 치유와 회복에 뛰어들었을까.

# 극심한 우울증

김 감독은 지독한 우울증을 앓았다. 다리를 지나면 뛰어내리고 싶었고, 줄을 보면 목을 매달고 싶었다. 수면제 70알을 한꺼번에 먹기도 했다. 그냥 삶이 싫었다. 구차한 삶이, 인생의 계획을 수시로 무너뜨리는 생활이 싫었다.

학교는 초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했다.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중고등학교 과정은 검정고시로 대체했고, 그것도 18살이 되어서야 공부할 수 있었다. 삶은 팍팍하고 메말랐고, 어머니를 따라 장사를 하고 일을 했다. 벽지공장과 인쇄소를 전전하며 일했고, 옥수수 장사, 중국집 배달, 용접공 등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그래도 보이지 않는 희망은 우울증을 앓게 했고 자꾸 삶을 자꾸 내려놓게 만들었다.

“삶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과의 관계도 불편해졌죠.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고 우리 가정을 사랑한다면, 아버지와 어머니를 이대로 두겠느냐’고 따지고 항변했습니다. 이것 때문에 하나님과의 관계가 불편했습니다.”

이런 상처 때문에 삶의 균형이 무너지고 깨지면 그 틈을 채우기 위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막 붙들게 되는데, 이때 마약, 알코올, 도박, 쇼핑 등 여러 형태의 중독에 빠지게 된다고 했다. 자신만의 공간에 갇혀 단절되고 삶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피폐해지는데, 이때 유일한 존재인 신을 찾고 붙들게 된다는 것. 아이러니하게 하나님을 원망하게 되는 것도 바로 그 시기다.

“누구든지 중독의 수렁에 빠지면 고통스러워하고,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의사와 상담사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또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종교입니다. 중독자들은 유일한 존재인 신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됩니다. 유신론자와 무신론자의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교회가 중독에 관심이 없으니 교회를 믿지 않게 되고, 하나님도 떠나게 되는 거죠. 이 균열의 틈을 복음으로, 신앙으로 채우고 치료해야 할 책임이 한국 교회에 있습니다.”

불행해서 중독되고, 중독 때문에 불행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복음과 신앙으로 끊어내고 치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이 접점에 교회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성장에 집중하다 보니 이들을 품고 치유하는 것이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것. “중독자들을 품는 것이 더럽고 위험하고 힘드니까 마음을 닫고 애써 외면한다. 그래도 교회가 중독문제를 끌어안고 해결해야 한다. 전도를 위해서라도 꼭 그렇게 해야 한다. 교회가 너무 편하게 전도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상철 감독은 중독과 싸우는 사람이다. 국가마저 치유하지 못하는 중독은 복음과 교회만이 해답이라고 했다.
김상철 감독은 중독과 싸우는 사람이다. 국가마저 치유하지 못하는 중독은 복음과 교회만이 해답이라고 했다.

# 중독 치유의 답은 ‘복음’

현지 로케이션을 위해 나갔던 외국에서 마주친 중독자들의 일상은 충격이었다. 거리에 방치된 피폐한 삶과 처참하게 변해가는 마약 중독자들의 얼굴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다. 김 감독은 ‘사람인 내가 보기에도 불쌍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예수님이 보시기에는 어떨까’를 생각했다.

“중독 치유는 피할 수 없는 사역입니다. 내가 꼭 해야 할 사역이죠. 매일 죽고 싶었던 나를 살린 것은 바로 복음이었습니다. 비어 있던 부분에 복음이 채워지자 이것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중독은 영적인 문제입니다. 치료하는 병원과 상담도 필요하지만, 답은 교회요 복음입니다.” 

그래서 중독자들을 품고 함께하면서 치유하기로 했다. 숱하게 삶을 내려놓으면서 생겼던 상처를 복음으로 치유했던 상흔을 중독자들에게 보여주기로 했다. 치료자 예수를 사람들에게 알리기로 했다.

“정말 사랑하지 않으면 그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중독은 말로 치유되지 않습니다. 교회가 품고 살아내고 보여주어야 하죠. 그래야 치유됩니다.”

중독은 이론적인 회복이 아니라고 했다. 김 감독이 말하는 회복은 같이 살고 보여주는 것. 그래야 치료되고, “중독에서 회복된 사람의 삶이, 중독되지 않은 삶이 중독된 사람에게 전이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족들의 문제도 심각하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중독자의 삶과 고통을 고스란히 견뎌내야 하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인생은 중독자만큼이나 힘들고 처참하고, 이들이 중독에 빠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2019년 마약 중독 치유 예산이 1억2천만 원으로 10년여째 제자리이고, 10년 전 22명이었던 치료 보호 신청자가 지금은 10배 가까이 늘었다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발표를 보아도 그렇다. 중독 치유에 교회가 발 벗고 나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 감독은 영화 ‘중독’을 통해 기독교적인 관점의 회복 솔루션을 제안하고, ‘베텔회복공동체’를 설립해 한국적인 정서에 맞게 더 발전시키면서, 교회들이 전도와 선교, 양육의 관점에서 많은 도움을 받게 하려고 한다.

# 영화 통한 회복 사역과 후진 양성에도 주력

김 감독을 만났던 지난 24일, 제작 중인 영화 ‘가나안 김용기’ 마무리 작업으로 분주했다. 그리고 16일에는 영화 ‘부활’ 시사회를 갖고, 그즈음에 영화 ‘중독’을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라고 했다. 4억 원을 투입한 다큐멘터리 영화. 극장에서 개봉할 수도 있지만, 중독자들이 치유되고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 깨진 균형 때문에 비어 있는 삶의 자리가 복음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무료 배포를 결정했다. 중독 치유 사역은 꼭 해야 하는 소명의 마음도 담았다.

영화 중독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작품이기도 했다. 크랭크인을 시작한 게 2011년이니 9년이나 걸렸고, 스페인, 미국, 영국, 인도, 러시아, 일본과 한국 등 7개 나라에 걸친 로드 다큐멘터리다. 하나님은 섬세하고 세밀하게 간섭하셨고, 보살핌과 선한 도우심은 늘 가까이 있었다.

“중독 영화를 제작할 때였는데, 어떤 사람이 전화를 해서는 ‘돈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물었어요. 전혀 모르는 사람이어서 더 놀랐죠. 날짜도 잊어버리지 않아요. 그때가 2013년 7월 5일이었는데, ‘5천만 원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정말 이 돈을 가지고 온 거예요. 그리고는 ‘꼭 영화를 끝까지 만들어달라’고 했죠.”

그래서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예전에 했고, 지금도 하고 있고, 미래에도 할 일, 바로 영화를 제작하는 일이다. 전도사 시절이었던 2002년 설립된 파이오니아21은 영화 제작과 함께 인터넷 전도의 최일선에 있고, ‘인터넷과 영상을 통한 21세기형 전도와 양육’이라는 책도 이때 출간했다. 당시 제작했던 예화 영상과 여러 영상은 많은 교회가 송구영신 예배에서 활용했다. 

김 감독은 후배들이 이 일을 계속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 바람을 담아 매년 ‘한국기독교영화제’를 개최하는 이유도 여기 있고, 후배들을 양성하고 길러내는 일도 감당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코로나 19 이후 플랫폼이 바뀔 것이라고 했다. “이 흐름에 맞추어 사역의 범위를 넓혀야 하고, 기독교 영상과 선교에서 해야 할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미국에서도 한인 사회를 중심으로 기독교영화제를 개최하려고 한다. 파이오니아21이 그 길을 닦고, 필요한 일들을 해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한다.

김 감독은 삶이 따라가지 않는 집단 이기주의의 시대에 교회가 삶으로 중독 사회를 치유하는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중독 치유와 회복에 뛰어들었고, 영화 중독을 통해 무너진 균형의 회복을 말한다.

“이 영화(중독)를 보고 회복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하나님의 은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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