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적대 행위로 남북관계 먹구름… “평화 노력은 계속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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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적대 행위로 남북관계 먹구름… “평화 노력은 계속돼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0.06.2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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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 70년, 한국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북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추가 무력도발 예고
한국교회 “남북 무력충돌 절대 안돼”…강경대응 요구도
“정부는 냉정하게 대처, 교회는 평화 분위기 조성해야”

한국전쟁 70년이자 6.15 남북정상회담 20주년을 맞는 역사적 시점이지만, 최근 북한의 도를 넘는 대남도발과 적대행동으로 한반도에 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북한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국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두고 우리 당국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대남 보복조치를 경고했다. 북한 내 각종 매체들도 ‘서울 불바다’ 표현까지 다시 쏟아내며 비난을 퍼붓기 시작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9.19 군사합의 파기까지 언급하며 군사행동을 시사했다.

지난 9일에는 남북 통신수단이 전면 폐쇄됐고, 급기야 16일에는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우리 정부가 대북특사를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공개 비난하면서, 무례를 저지르기도 했다. 북한의 도발은 무엇 때문일까. 

북한이 개성에 위치한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연일 강력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평화 정착을 기대하던 한국교회는 충격을 금치 못하는 상황으로 정부의 강력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개성에 위치한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연일 강력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평화 정착을 기대하던 한국교회는 충격을 금치 못하는 상황으로 정부의 강력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북한 도발, 한국교회 깊은 우려
한국교회 주요 단체들은 북한의 도발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김태영·류정호·문수석 목사)은 “한반도 평화의 그림자가 다시 냉기류에 휩싸이고 있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북한의 거친 언사는 평화로 가는 길에 장애가 되고 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평화로 가는 대로를 닦아야 하며, 휴전 종식과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노력을 요청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 목사)는 한국전쟁 70년 한국기독교회 호소문을 발표하고 “남북은 대결과 정복을 위한 경쟁자가 아니라 평화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동반자로서 서로 인정하고, 더 이상의 무력적 대응 행동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 남북 간 군사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경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권태진 목사)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직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상징적 장소였던 사무소를 마음대로 폭파해버렸다는 것은 한반도 평화에 아무 관심이 없다는 것과 정상 간 합의와 약속이 휴지조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며 우리 정부에 강경 대응을 요청했다. 

사단법인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조일래 목사)는 “남북 화해의 상징이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의 뉴스를 접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며 “정부의 안이한 대응이 더 큰 불안감을 가져오고 있으며, 정부와 여당은 더 각별한 마음을 가지고 사태를 주시하며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은 왜 도발하는 것일까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를 명분으로 도발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 대화 재개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남북 정상 간 합의이행도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 표출이라고 분석한다. 

유엔과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가 해소되지 않고,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중국 문호까지 막히면서, 북한 내 경제상황이 극도로 좋지 않았다는 시각도 설득력을 얻게 한다. 결국 김정은 지배 체제에 대한 내부 불만이 증가하면서, 그 화살을 남한으로 돌리려는 의도로 분석할 수 있다.

사단법인 남북물류포럼 김영윤 대표는 “북한은 남북정상회담 약속이 이행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남 실망과 격분이 쌓여 이번 탈북자의 전단 살포로 폭발한 것”이라며 “지금은 군사적 긴장관계로 발전하지 않도록 정부는 상황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박사는 “지난해 2월 하노이 회담 결렬로 자존심이 상한 북한이 강경한 태도로 선회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지난해 4월 한미 연합공중 훈련 비난, 올해 문 대통령의 코로나 방역지원 시사 등에 북한이 불만을 표출했던 것 등에서 도발의 징후가 있었다”며 “우리 정부는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남북관계를 관리하면서, 일희일비 하지 말고 당당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교회는 화해의 마음 필요
북한의 이번 도발은 기존과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예고를 했고 그대로 이행했다는 사실이다. 비무장지대 군사시설 재설치, 금강산 면회소 파괴, 개성공단 군부대 진입, 대남전단 살포, 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또다시 예고했다. 

문제는 앞으로 이러한 도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무력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돌파구를 찾는 과정이 요청된다. 그 역할을 민간 차원에서 한국교회가 참여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기독교통일학회장 안인섭 교수(총신대)는 “경제적 곤란과 지도체제 불안이라는 다급한 사정을 보여주는 도발을 최근 하고 있다”며 “당장 쉽게 용납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원인과 상황을 잘 파악해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 교수는 “남측 민간에 대한 공격이 없었던 것은 다행이며, 완전히 선을 넘은 것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며 “남한 전체에 대한 위협이 되지 않도록 빨리 대화하고 창구를 열어야 한다. 정부는 자주 국가로서 문제는 반드시 짚어야 하겠지만, 교회는 평화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뉴코리아 윤은주 대표는 “통일부장관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청와대도 책임을 져야 하고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쇄신 인사가 필요하다”면서 “한국교회도 더 이상 이데올로기 피해자가 될 것이 아니라 용서와 화해의 마음으로 북한 동포들을 앞장서서 지원했던 것처럼 적개심과 혐오심보다 제사장적 중보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N4N 대표 오성훈 목사는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전하기도 했다. 
오 목사는 “너무 직설적으로 북한 정권을 비판하기보다 자유에 대한 가치나 탈북민의 정착 간증 등을 싣는 것이 효과적이며, 아주 은밀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익숙한 형식과 내용을 담는 것이 사역 지침이었다”며 “북한이 몽니를 부리도록 빌미를 제공한 대북전단 살포 방식은 오히려 남북관계와 선교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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