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대북전단 문제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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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대북전단 문제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안인섭 교수
  • 승인 2020.06.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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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인섭 교수/총신대·기독교통일학회 회장
기독교통일학회장 안인섭 교수(총신대)
기독교통일학회장 안인섭 교수(총신대)

그동안 진전되었던 남북관계는 대북전단 문제로 심각한 상황에 접어들었다. 북측의 강력한 문제 제기는 개성연락사무소 폭파라는 극한의 방법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계속적인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 사안에 대한 해석으로는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것 자체에 대한 논의가 있고, 보다 큰 시각에서 북한의 내부적인 어려움을 외부로 돌리려고 한다는 견해가 있다. 또 일부는 남북관계 발전에 보다 속도를 내라는 강력한 신호라고 보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이런 것도 감당못하는 북한 정부를 비판한다.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표현의 자유라고 말한다. 북한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고, 페트병에 쌀과 1달러를 넣어 북한 주민을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일부 기독교 단체는 북한에 성경을 이런 방법으로 보낼 수 있다고 한다. 

대북전단을 뿌리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국민의 안정과 남북관계 발전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을 지적한다. 전단 살포 지역인 경기도와 강원도민들은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 위기에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 또 어떤 이들은 전단 내용의 선정성과 양국 지도자에 대한 명예훼손을 언급하기도 하고, 이런 프로젝트의 비즈니스적 성격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북전단 살포 문제는 미시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에서 동시에 보아야 할 것이다. 먼저 기억할 것은 지금은 코로나19라는 지구가 처음 경험하는 팬데믹 상황이라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종교활동과 가족과 사업상의 만남도 극도로 제한되거나 폐지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 어느날 남쪽 하늘에서 날아온 낯선 풍선을 바라보는 북측의 시각은 평상시와는 더욱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무역과 교류가 단절되어 있어 경제가 어려운 시점이다. 하노이 북미회담의 결렬 이후 코로나19까지 겹쳐 남북관계는 실질적인 전진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던 차에 벌어진 대북전단 문제는 남북간의 합의 사항과도 충돌한다는 주장도 무시할 수 없다.

기독교인들은, 항상 그러하듯이, 이런 상황을 성경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먼저 하나님이 한반도에서 원하시는 것은 무엇일까?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은 그 성읍의 평안을 구하라고 하신다. 이상하지 않은가? 남유다를 멸망시키고 하나님의 백성을 수치스러운 포로로 끌고 갔던 바벨론이 아닌가? 그러나 하나님은 그 성읍이 평안함으로 너희도 평안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렘 29:5~7). 하나님이 오늘날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도 한반도의 평화다. 그래야 하나님의 자녀들도 평안하다는 것이다. 그래야 남과 북에 있는 교회가 안정 속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냐 선지자처럼 인간의 귀에 듣기 솔깃한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기독교인은 대북전단을 논하기 이전에 먼저 성경에서 가르치시는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한다. 어떤 것이 더 한반도의 평화에 유익한 것일까? 대북전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잃는 것은 무엇인가를 기도해 보아야 한다.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한 마음이 더욱 요구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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