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신 사상과 선교하는 종교 등 ‘기독교 우월성’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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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신 사상과 선교하는 종교 등 ‘기독교 우월성’ 드러내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0.06.23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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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⑲ - 기독교의 신속한 전파, 어떻게 가능했을까?③

이제 초기 기독교의 급속한 성장에 대한 바트 어만의 입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기독교가 이교도들을 설득하려면 무엇보다도 기독교 신앙의 우월성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무엇을 가지고 기독교의 우월성을 보여주었을까? 어만은 다음의 네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유일신 사상이었다. 그 하나뿐인 신이야 말로 ‘테오스 힙시스토스’, 곧 가장 위대한 신이라는 주장이다. 많은 이교도들이 하나의 최고의 신 개념에 끌리는 것을 기독교인들은 인식했고, 기독교는 오직 하나의 최고의 신이 존재한다는 점을 통해 기독교의 우월성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 하나뿐인 최고의 신을 섬기려면 다른 신들을 모두 버려야 한다는 배타성이 다신교 사회에서 기독교의 승리를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이 점은 이미 램지 맥멀런이 주장한 바 있다. 

둘째, 기독교는 선교하는 종교(missionary religion)였다는 점이다. 당시의 이교 세계에서는 어떤 종교에도 선교활동이 존재하지 않았다. 유대교에도 적극적으로 개종자를 찾아가거나 전도행위가 없었다. 유대교는 민족종교였기 때문에 이방인들에게는 전도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는 주의 도를 전파하는 종교였다. 바울은 전 세계를 무대로 전도활동에 나선 인물이었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었다는 메시지를 전파했다. 기독교인들은 바울을 시작으로 온 세상을 개종시켜야 한다는 확신을 가진 전도자들이었다. 비록 바울 이후, 기독교가 박해 받는 상황에서는 공개적인 전도나 선교가 불가능했으므로 일상의 사회 관계망을 통해 가족, 친구, 이웃, 직장동료들을 차례로 전도했다. 그 결과 한 해 두 해 해를 거듭하면서 기독교는 그 사회 전 영역으로 확산되어 갔다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 다른 종교는 전도하지 않았다. 이런 과정에서 이교도들은 기독교로 개종하였고, 다른 종교들은 점차 왜소해지고 말살되어 간 것이다. 말하자면 이교도들이 기존의 종교를 버리고 기독교로 개종하는 종교적 이행(移行)이 이루어진 것이다. 

셋째, 기독교 배타주의가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한다. 기독교는 여러 종교 중의 또 하나가 아니라 오직 하나의 참된 종교였고, 기독교는 배타적인 종교였다. 기독교를 선택하면 나머지는 다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로마제국의 종교는 다신교였고, 이 신을 섬기면서도 동시에 저 신을 섬길 수 있었다. 동시에 여러 신들을 섬겨도 내적인 충돌이 일어나지 않았다. 신들은 각기 다른 기능을 행사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그런 종교와는 달리 유일하고 참된 종교였다.

그래서 아더 노크(Arthur darby Nock)는 ‘이교’와 ‘기독교’의 차이는 ‘지지’(adhesion)와 ‘전향’(conversion)의 차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교는 접착하거나 지지하고 신봉하는 것이 지만 기독교는 이전 종교로부터 온전히 떠나는 완전한 변화 혹은 전향이었다. 이를 기독교에서는 회심이라고 불렀다. 기독교의 전도행위와 배타성의 조합이 기독교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바트 어만은 주장한다. 

넷째, 기독교는 삶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종교(all-encompassing religion)였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종교는 삶과 유리된 의식(儀式)종교였다. 의식만 행하면 된다. 제의(祭儀)를 행하는 의식 자체가 종교였다. 그러나 기독교는 인간의 삶 전체와 관련된 것이었고, 종교의식 외에도 하나님 이해에 기초한 윤리적 삶을 중시했다. 이런 점이 기독교의 성공을 가져 왔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기독교는 유일신 종교로서 전도하는 종교이자 배타적이며 인간의 삶 전반에 관여하는데, 이것이 기독교의 뚜렷한 특징이자 급속한 성장의 이유였다는 것이다.
          백석대 석좌교수·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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