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겨냥한 기독 애니매이션 순조롭게 세상에 나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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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겨냥한 기독 애니매이션 순조롭게 세상에 나가길”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6.22 2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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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생애’ 제작하는 애니메이션 감독 장성호 집사
내년 상반기 목표로 제작 중 코로나19로 투자 유치 난항
대문호 찰스 디킨스 원작… ‘할리우드 스탠더드’로 만들어
전세계에서 인정 받는 VFX 제작사 모팩의 CEO 장성호 감독. 그는 찰스 디킨스 원작의 ‘예수의 생애’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고 있다. 장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1차적으로 어린이들이 예수님을 가까이 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세계에서 인정 받는 VFX 제작사 모팩의 CEO 장성호 감독. 그는 찰스 디킨스 원작의 ‘예수의 생애’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고 있다. 장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1차적으로 어린이들이 예수님을 가까이 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선한목자교회 유기성 목사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됐다. 모팩(MOFAC)이라는 회사에서 만들고 있는 장편 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가 코로나19 영향으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이었다.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원작을 기반으로 한 이 작품은 시나리오 작업에만 6년 가까운 시간이 투입됐고 기본적인 편집까지 끝난 상황이다.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진행해 온 프로젝트가 코로나라는 갑작스러운 변수로 인해 좌초될 위기에 봉착했다. 

이 소식을 듣고 궁금증이 일었다. ‘해운대’와 ‘명량’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의 VFX(특수시각효과) 기술을 세계에 증명했던 회사가 갑작스럽게 ‘예수의 생애’라는 종교색 짙은 작품을 택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작품의 감독이자 모팩의 수장인 장성호 집사(삼일교회)를 만나 직접 들어봤다.

 

시장의 관점에서 선택한 소재 ‘예수’

장성호 감독은 CG업계 1세대로 불리는 한국 대표의 VFX 전문가로 1995년 이래 한국영화의 특수효과를 책임지며 콘텐츠 산업의 주춧돌로 자리 잡았다. 그는 모팩에서 ‘JSA 공동경비구역’, ‘2009로스트메모리즈’, ‘해운대’, ‘7광구’ 등의 영화와 MBC 드라마 ‘태양사신기’,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등 수백여 편의 VFX를 담당했다. 이 작품들로 대종상과 청룡영화제에서 시각효과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적인걸2’, ‘워리어스 웨이’, ‘스파르타쿠스’, ‘제7기사단’ 등의 작품을 통해서는 ‘할리우드 스탠더드’를 충족시킨 감독으로 전세계적인 호평을 받았고, 한국 VFX 산업의 기술력과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그런 그가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할 작품으로 선택했던 것이 바로 ‘예수의 생애’였다. 이 작품을 고른 것은 단순히 신앙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장 감독은 “솔직히 처음 시작할 때는 크리스천으로서의 소명감이 반, 경영자로서 전략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계산이 반이었다”며 “시장이 반응할 만한 작품이어야 했다. 제작비도 마련해야 하고, 투자자들의 돈을 잃지 않고 돌려드려야 할 책임도 있기 때문”이라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장 감독은 프로젝트에 착수하기에 앞서 냉정하게 시장을 분석했다. 철저하게 ‘미국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했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이고 한국은 제3세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을 포함한 세계인들이 쉽게 반응할만한 소재를 찾다보니 ‘예수’가 나왔죠. 세계 기독교 인구가 25억 명에 달하고 특히 미국인의 경우 성인의 78%가 기독교 또는 기독교에 뿌리를 둔 신앙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6년 한 해에만 미국에서 18편의 기독교 영화가 개봉했는데 북미 지역 박스오피스에서 1억 3천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습니다. 업계에서 말하는 ‘할리우드 스탠더드’만 보장된다면 그야말로 성공이 약속된 시장이라는 계산이 나왔죠.”

속칭 잘 팔리는 소재에 당대 최고의 작가였던 찰스 디킨스의 원작까지 더해졌으니, 성공은 보장된 것만 같았다. 
 

장 감독이 제작중인 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의 한 장면.
장 감독이 제작중인 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의 한 장면.

소명의식 아니면 불가능한 작업

입증된 작가와 믿을 만한 제작팀, 장 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런데 작업이 거듭될수록 막막함이 더해졌다. 

“콘텐츠를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것, 전에 없던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데 ‘예수의 생애’는 지난 2천 년간 성경을 통해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이야기였던 겁니다. 신앙인이 아니어도 ‘대략 아는 내용’일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겁니다. 지금껏 이런 소재의 작품이 ‘교재’ 수준으로 만들어진 사례는 많았어도 ‘극장용’으로 제작된 사례가 없었던 이유를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아는 것 같은 내용’임에도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장 감독은 이야기 구조를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디킨스의 원작은 아이들에게 예수님의 생애를 구술하듯이 설명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장 감독은 이를 조금 비틀었다. 작품 초반부는 ‘디킨스가 왜 이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을까’에 초점을 맞췄다. 그랬더니 스토리의 입체감이 더해졌다. 디킨스와 아이들의 관계, 아이들에게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 이를 통해 아이들이 작은 부분이나마 변화하는 모습까지 담았다. 종래에는 이야기를 통해 디킨스 자신까지 변화하게 된다. 액자식 구성을 통해 익숙한 내용을 낯설게, 그러나 가깝게 느낄 수 있게 했다. 수정에 재수정을 거듭해 다섯 차례나 다시 썼다. 시나리오 작업에만 6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 까닭이다. 

그는 이 시간을 지나며 ‘이 작품은 크리스천이 아니면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나리오 작업은 마치 ‘성경공부’를 방불케 했다. 뻔히 아는 이야기를 비주얼로 보여주려면 세세한 디테일까지 놓칠 수 없었다. 디테일을 통한 해석은 검증이 필요했고, 성경적인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학자들로 구성된 자문단도 꾸렸다.

장 감독은 “작품을 시작할 때만 해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동기가 반이었는데, 지금은 오로지 소명의식으로 이 작업을 하고 있다”며 “어쩌면 내가 지금까지 이 업계에 발을 들이고 살아온 모든 과정이 이 작품을 위해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훗날 주님 앞에 갔을 때 ‘너는 뭐 하다 왔느냐’ 물으시면 최소한 이 작품 하나는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장 감독이 제작중인 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의 한 장면.
장 감독이 제작중인 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의 한 장면.

 

‘왕으로 오신 주님’ 알리는 도구 되길

교회 학교가 점점 축소되고 다음세대 전도가 어려움을 겪는 요즘. 장 감독은 ‘예수의 생애’가 아이들과 예수님을 만나게 하는 ‘접점’으로 쓰이기를 소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작품 속 찰스 디킨스가 거실 벽난로 근처에 앉아 자녀들에게 야야기를 들려주듯이 아이들이 작품을 보며 한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를 바란다. 충직한 제자들을 얻은 일부터 기적을 행하는 일, 핍박과 고난,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장 감독은 어릴 적 ‘친구 따라 강남 가듯’ 교회를 다니다 슬쩍 슬쩍 들었던 이야기들이 훗날 자신이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길이 되었듯이, 작품을 보는 아이들이 예수의 생애 속으로 들어가 직접 목격하고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어린 시절, 부활절이나 성탄절에 선물을 받으러 교회에 가곤 했습니다. 그 와중에 요셉 이야기, 삼손 이야기, 다니엘 이야기를 스치듯 듣게 됐지요. 그것이 훗날 저에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애니메이션은 틀어만 놓아도 아이들이 즐겁게 보는 콘텐츠입니다. 이 작품이 1차적으로는 아이들에게 예수님을 소개하는 도구로 쓰임 받으면 좋겠습니다.”

장 감독은 또 이 작품이 극장 개봉이 끝이 아니라 가정과 교회에서 계속 보여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긴 시간 뒤에 돌아봐도 흠잡을 데 없는 높은 완성도를 갖출 수 있도록 전체적인 스타일부터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 신경 쓰고 있다. 

‘예수의 생애’는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돼 왔다. 캐릭터 제작과 연출, 편집까지 마무리 됐다. 이제 인력을 투입해 영화를 ‘예쁘게’ 만드는 작업만 하면 완성이다. 이 와중에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 여태까지는 VFX 회사로서 사업을 통해 번 수익을 이 작품에 다 쏟아 부었는데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연이어 중단되면서 ‘예수의 생애’에까지 영향이 미쳤다. 총 제작비 231억 중 140억이 투자된 상황에서 나머지 91억의 투자가 난항을 겪고 있다. 영화 산업 전체가 코로나로 인해 타격을 입으면서 투자 심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애니메이션 산업 특성상 일단 프로젝트가 중단되면 현재의 인력이 다 빠져나가게 된다. 다시 충원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배로 소모된다. 장 감독은 그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백방으로 다니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현재 예수님을 비롯한 모든 인물들의 목소리 연기는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유명 헐리우드 배우들이 물망에 올라 일부는 확정되었고, 또 협상 중이다. 아마도 전 세계 기독교 콘텐츠를 통틀어, 역대 최고의 캐스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 감독은 “지금까지 이 작품을 여기까지 끌고 오신 분은 주님”이라며 “작품 중단 없이 무사히 완성 되어서 세상에 나갈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함께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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