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생의 교리’와 ‘엄격한 도덕성’ 등 영적 우월성 돋보여
상태바
‘영생의 교리’와 ‘엄격한 도덕성’ 등 영적 우월성 돋보여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0.06.16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⑱ - 기독교의 신속한 전파, 어떻게 가능했을까?②

최근 『기독교의 승리』(The Triumph of Christianity)라는 책을 쓴 바트 어만은 “기독교가 고대에 이룬 승리는 우리의 역사가 경험한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큰 문화적 변화였다. 기독교의 승리가 없었다면 고대 후기 역사 전체가 지금의 역사와 같이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중세나 종교개혁, 르네상스, 혹은 근대개혁 또한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세상의 다른 어떤 종교도 로마제국을 장악하고 서구의 지배적 종교가 되지 못했다. 지배적인 종교가 된 것은 오직 기독교였고, 그렇게 된 다음에는 지배 이데올로기 대신 사랑과 봉사의 이데올로기를 설파한 것도 기독교였다. 이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서구 사회 역사에 영향을 끼쳤다”고 썼다. 그렇다면 기독교가 성공을 이룬 이유는 무엇일까? 바트 어만의 의견을 듣기 전에 그 이전 시대 학자들의 소견을 소개하려고 한다. 

기독교의 성공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대표적인 역사가가 18세기 영국의 에드워드 기번(Edward Gibbon, 1737~1794)이었다. 그는 이교의 무기력으로 종교적 진공상태에서 기독교가 확산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기독교의 영적 우월성을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차적인 원인으로 아래의 5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기독교인들의 확고한 종교적 열성이다. 자기 신념이 옳다는 기독교인들의 확신은 고대 사회에 전례가 없던 것이었다고 한다. 둘째, 영생의 교리. 이것은 이교도들이 가지지 못했으나 간절히 원했던 교리였다고 말한다. 셋째, 초기 기독교인들이 행했던 기적. 이 점이 이교도들로 하여금 하나님은 진정 기독교인 편이라는 점을 믿게 했다고 보았다. 넷째, 기독교의 보다 엄격한 도덕성. 난잡한 습관이 판을 치던 종교 현실에서 기독교인들은 보다 나은 길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다섯째, 강력한 성직 체계, 곧 기독교는 다른 종교와 달리 저들의 신념을 전파하는데 유용한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기번이 말한 부차적인 이유인데, 필자가 보기에는 그가 부차적이라고 말한 5가지 설명이 사실은 주된 이유였던 것으로 보인다. 후대 학자들은 기번의 주장을 그대로 추수했다. 특히 이방 종교의 무기력이 기독교 성공의 주된 요인이었다는 주장은 거듭 강조되어 왔다.

케네스 라투렛은 자신의  『기독교 확장사』에서 ‘옛 신앙의 쇠퇴’를 다루면서 헬라 로마적 상황에서 기존 종교들이 장악력을 상실하는 마당에 기독교가 부상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기존 종교로부터 종교적 욕구를 충족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이리쉬 출신의 고전학자인 에릭 도즈(Eric Robertson Dodds, 1893~1979)는 그로부터 20년 후 출판한  『불안의 시대의 이교도와 기독교』에서 “기독교가 흥한 한 가지 이유는 경쟁상대가 약해지고 지쳤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이런 주장은 일면 사실이지만, 실제에 있어서 기독교의 동적이고 적극적인 증거 활동에 대해서는 정당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처음으로 기독교인이라 불렸던 사람들 Destroyer of the Gods』을 쓴 래리 허타도는 일반적으로 종교는 그 시대의 질서를 따르는 문화운동인데, 기독교는 그 시대적 가치로 볼 때 받아들일 수 없는 위험한 이색적인 종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0년경에는 500~600만 명에 달했다고 지적한다. 그는 로마제국에서 “기독교에 비견할만한 속도로 성장한 종교는 없었다”고 말하면서 초기 3세기 동안 기독교가 이룬 성공은, 설교 혹은 지적 논쟁을 통한 설득, 예수의 이름으로 행해진 기적, 순교 등 기독교인의 행동으로 증명되는 도덕적 권면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기독교는 종교 환경이 다양했던 로마사회에서 신앙과 종교관습이 그들과 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백석대 석좌교수·역사신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