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고삐를 당겨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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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삐를 당겨야 할 때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0.06.02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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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코로나19 현상을 겪으면서, 교회는 그동안 방역예방에 선방하는 모습이었다. 행정집행을 두고 지자체와 갈등을 겪기도 했지만, 한국교회는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하며 교회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심지어 현장 예배를 중단하는 교회들이 대다수였다는 것은 한국교회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었다. 

그 결과 한때 교회를 코로나19 온상처럼 여겼던 여론은 신천지와 클럽과 대비하면서 오히려 교회를 격려하고 칭찬했다. 심지어 교회 안에서 일어난 기적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그런데 상황이 급반전됐다. 물류센터발 감염이 잦아들자 5월 말을 기점으로 교회와 관련된 감염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번 교회 감염에 있어서 대다수는 작은 교회에서 주로 일어났다는 점이다. 중대형 교회들은 사회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방역에 더 철저히 대비하고, 예배를 위한 시스템도 잘 갖추고 있는 반면, 작은 교회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아닐까 생각된다. 

또 규모가 작다 보니, 우리 안에서 감염자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인천 개혁교회 확진자 23명 중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것으로 방역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아직 치료제가 없다. 어쩌면 요즘 교회가 방심했던 것은 아닐까?

추산키로 전국에는 약 6만여 교회가 존재한다. 교단과 규모, 환경 등이 다른 교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역하고 있다. 자율적인 한국교회 시스템은 종단이나 주교회의 중심으로 운영되는 불교와 가톨릭과 엄연한 차이가 있다. 

누군가는 그렇기 때문에 교회가 코로나19를 방역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예단한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가 방심했는지 모른다. 전국의 6만 교회와 성도들이 마음의 고삐를 다시 당겨야 할 때가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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