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대안교육 희망의 깃발 펄럭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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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대안교육 희망의 깃발 펄럭이길
  • 차영회 목사
  • 승인 2020.05.2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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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회 목사/한국기독교대안교육연맹 사무총장

결국, 대안교육 현장의 열망을 담은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법률안’은 20대 국회 법사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대 국회에서는 박찬대 의원을 비롯한 세 명의 국회의원이 발의하여 지난해 6월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교육위원회 ‘대안’으로 통과가 되었다. 그동안 여야 의원, 교육부, 국회 전문위원, 대안 교육현장이 함께 논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무엇보다 대안 교육 법제화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교육 당국이 논의 구조에 참여하여 찬성하게 된 것은 큰 성과이다. 그렇기에 무쟁점 법안이 되었고 무난하게 20대 국회를 넘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법안 자체의 문제가 아닌 여야 정쟁 속에서 더는 진전할 수 없었다. 

스스로 위안으로 삼는다면 유럽에서는 대안교육이 교육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60년에서 80년에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안교육의 출범 30여 년이 못 된 시간 속에서 법제화의 논의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까지 올랐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발의된 모든 법안이 중요하겠지만 대안교육법안은 미래 세대의 교육과 공교육의 체계에서 소외당하는 이른바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것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이 법안은 단순하게 대안교육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획일화되어 숨 막히는 공교육에서 선택의 폭을 넓혀 학부모와 학생의 숨통을 열어주고, 교육과정의 다양성과 창의적인 수업을 통해서 인공지능 시대에 도전하는 청소년에게 기회를 주도록 하는 법안이다. 이를 통해서 공교육이 정상화와 격변하는 시대에 재빠르게 적응하고 교육시스템의 한 축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서 증명되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자 공교육이 우왕좌왕할 때 대안 교육현장은 바로 온라인 수업을 개설하고 온라인 면담 및 개별 방문을 통해서 수업 손실을 최소화했다. 방역도 학교에서 가정으로 전달될 만큼 선제 대응을 했다. 
그럼에도 대안교육 현장은 정부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는 사각지대였다. 방역 대상도 되지 못했고, 마스크나 손 세정제 및 지자체별로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선물꾸러미나 쌀, 현금 지원의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대안교육 현장은 흔들림 없이 길을 가고 있음에 매우 자랑스럽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내린 결론은 교육의 성과는 교사가 학생을 얼마나 사랑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반론이 있을 수 있으나 대안교육 교사의 사랑과 헌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본다. 교사의 학생에 대한 사랑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곧 교육혁명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이제 20대 국회에 대한 미련은 버리고 21대 국회에 희망을 다시 걸어본다. 

부디 바라건대 대안교육법안을 수많은 법안 중의 하나로 보지 말고 이 나라 미래의 명운이 걸린 교육의 초석을 놓은 법안으로 봐주었으면 한다. 이번에는 여야와 교육 당국과 대안교육 현장이 함께 힘을 합쳐서 희망봉에 ‘교육희망’의 깃발이 꼭 걸리기를 바란다. 

더는 공교육에서 담을 수 없는 아이들이 ‘학교밖청소년’이란 이름으로 소외당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21대 국회 개원이 기다려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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