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면 호랑이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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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면 호랑이도 만든다
  • 정석준 목사
  • 승인 2020.05.2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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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의 시사영어 - 100

“영어에는 소질이 있네!” 낮은 시험성적에 행여 낙심할까 하여, 오히려 자식 눈치를 보며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다. 재미있는 것은 나이를 먹으며 목회생활이 길어질수록 정말 내 편이 되어 주셨던 유일한 분이라는 사실이다. 목사가 된 아들의 설교를 듣고, 섬김의 삶으로 장로의 직분을 받으실 수 있기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마음에 들지 않으셨어도 비판 없이 다만 아들 편에 서서 ‘아멘’ 하시고 긍정을 해주신 분이다. 범사에 부족한 아들의 행복한 목회 기반을 만들어주신 내 아버지이시다. 

‘지식의 본질은 무엇이며, 신념이라는 것에 어떤 합리성과 정당성이 있는가?’등을 다루는 철학의 분야에 ‘인식론(Epistemology)’이 있다. 고대 그리스어의 ‘지식 또는 인식’의 의미인 ‘episteme’와 이론을 뜻하는‘Logos’의 합성 단어이다.

‘비트겐슈타인(Johann Wittgenstein)’은 ‘토끼와 오리’라는 그림으로 이를 쉽게 정리했다. 그림은 하나이지만 마음에 작용으로 여러 가지 선택을 하게 된다. 결국 당사자의 본질을 하나의 언어로 담아낼 수 없다. 주어진 상황, 환경이나 세계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범사에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은 상당히 중요하다. 당연히 오답과 정답은 없다. 어느 면에서 무슨 생각을 가지고 보느냐에 따라 삶의 행동방식이 달라지는 것뿐이다. 반대로 자신의 생각만 가지고 답을 고집한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공연히 속단하여 지레 겁을 먹고 머뭇거리는 일 또한 현명하지 못하다. 

우한폐렴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당수의 교회들이 온라인 예배로 주일예배를 전환했다. 이참에 현장 예배를 고수했던 교회들은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더불어 매스컴이나 지방정부의 주시를 받아야 했다. 모두가 질병을 극복하자는 취지였으니 선악간의 시비를 논할 이유는 없다. 교회가 사회를 리드하지 못한 점이 아쉬울 뿐이다. 이런 위기 속에서 교회가 해야 할 일을 깨닫는 계기된 것은 다행이나, 다만 이러한 때를 어떤 관점의 성경적 시각에서 보느냐 하는 차이가 숙제처럼 남아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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