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앙선언(13) (153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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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앙선언(13) (1531년)
  • 주도홍 교수
  • 승인 2020.05.2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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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교수의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92

믿음과 선포의 근거
츠빙글리는 세 가지를 재차 강조하는데, 혹시나 왕이 가질 염려를 해소하고자 하는 마음에서였을 것으로, 자신을 제세례파로 모함하면서 거짓 비난들이 적지 않음을 전제로 한 상황에서, “재세례파의 흑사병”을 대적한 차별화였다 하겠다. 하나, 우리는 소란이나 폭동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둘, 세상 권력, 그 권위, 국가의 법을 인정하고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셋, 사람은 약속을 이행하고, 당연히 빚을 갚아야 한다.  
  
외적으로는 로마교황청을 대적하고, 내적으로는 재세례파를 대적하여 싸워야 했던 종교개혁자 츠빙글리는 자신의 ‘믿음과 선포’(Glauben und Predigen)의 근거를 프랑수아 1세에게 확실히 제시하여, 자신이 추구하는 종교개혁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츠빙글리의 종교개혁이 과연 어디에 근거했는지를 역사적으로 보여주었다. “하나님의 진리로부터 배우지 않는 단 하나의 점(Jota 마태 5:18)이라도 우리는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어떤 사적 의견도 덧붙이지 않는데, 교회의 첫 번째 선생들인 선지자들, 사도들, 감독들, 전도자들, 해석자들을 근거로 하지 않을 때, 초대교회의 보다 순전한 원전으로부터 근거를 제시할 수 없을 경우입니다.”      

왕을 향한 충언
글의 마지막에 이르러 츠빙글리는 프랑수아 1세를 향하여 권면한다. 츠빙글리는 프랑수아 1세를 조심스럽게 ‘가장 거룩한 왕’(heiligster Koenig)으로 일컬으며, 굳이 왕을 ‘거룩한’이라고 부른 이유를 제시한다. “왕이 다시 깨어나, 집으로 오는 그리스도를 영예롭게 맞기에 그리스도적이며(christlich), 신적 섭리로부터 프랑스 왕들이 가장 그리스도적인 일을 행하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츠빙글리는 그러한 왕들의 통치로 인해 하나님 아들에 관한 복음의 갱신이 동지에게든 대적자에게든 만방에 넘치도록 선포되어, 하나님을 향한 지식이 강물처럼 넘쳐날 것을 기대한다. 왕이 비진리와 적그리스도, 무신론자를 대적하여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해 그의 손에 들려진 칼과 창을 들고 두려움을 버리고, 용감하게 일어나기를 츠빙글리는 강력히 소망한다. 

모델 루터 종교개혁
츠빙글리는 프랑수아 1세가 정치적 길에 들어서지 말 것을 세 가지 이유로 강력하게 요청한다. 첫째, 교회의 주인이신 주님께서 자신의 몸 된 교회를 진리로 지킨다. 둘째, 독일은 종교개혁을 받아들여 정의롭게 밝게 굳건히 선 나라이다. 셋째, 지금까지 이루어진 모든 일이 하나님에 의했다. 

특기할 점은 츠빙글리가 비록 종교개혁자 루터와의 사이에 성찬 이해를 두고 불편한 관계이지만 루터의 종교개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는 사실이다. 루터가 츠빙글리를 교회를 어지럽히는 자, 또는 다른 영을 가진 이단으로까지 생각하던 것과는 다르게 평화주의자 츠빙글리는 루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이제 츠빙글리는 프랑수아 1세에게 각별한 존경을 표하며, 글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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