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학교 개혁과 정상화 요구… 학교측은 “학교 무너뜨리기의 전형”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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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학교 개혁과 정상화 요구… 학교측은 “학교 무너뜨리기의 전형” 주장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5.26 15:5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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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 대안학교인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에 무슨 일이?

지난해 8월 교육청 감사 후 교장 교체 등 지적사항 이행 중
학교측, 공익제보자 A씨 한 선교단체와의 연관성 주장 나서
교회-학교-학원 구분 없이 수업하던 학교, 법적 경계선 생겨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는 지난해 8월 내부 고발을 시작으로 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는 지난해 8월 내부 고발을 시작으로 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1호 인가를 받은 기독교 대안학교가 내부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사와 학생은 ‘수업권’과 ‘학습권’을 주장하고 있고, 학교 측은 오랜 기간 조직적으로 진행된 ‘학교 무너뜨리기’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논란의 학교는 서울시 중구 퇴계로에 위치한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인 예수마을교회가 설립한 대안학교로, 수많은 음악 인재를 배출한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이하 서실고)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학습권과 수업권 돌려달라”

서실고 학생들은 지난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사들의 수업권을 돌려달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국의 모든 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에서 ‘학습권’을 돌려달라는 주장이 무엇을 뜻하는지 의아했다. 

학생과 학부모 등 서실고 개혁을 요구하는 이들은 처음에는 학교측의 횡령과 비리를 지적했다. 이후에는 일부 교사들이 나서서 강사들의 정규직 계약을 요청했고, 학생들은 연습실과 급식실 등 학교 정상화를 주장했다. 코로나 사태로 등교 수업이 진행되지 않아 단 한 차례의 급식도 없었는데 학생들은 “주차장 배식이 왠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학교는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내부 고발 후 교육청 감사가 진행되어 행정착오와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학교장 교체와 교감 정직 등 행정조치가 있었다. 이후 내부 고발자가 설립자와 교감을 횡령으로 고발하면서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학교 역시 교육청의 감사를 전부 수용할 수 없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학교 비리에 대해 진실을 밝혀달라”는 최초의 주장은 학생의 “학습권과 급식권”으로 바뀌었고, 교체된 교장에 대한 해임과 학부모가 직접 운영하는 “교감직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학교측은 “아직 경찰 조사가 진행중이고, 법원에 제기한 소송도 이제 시작인데 마치 지속적으로 학교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배경이 의심된다”며 조직적인 ‘학교 흔들기’ 의혹을 제기했다. 


모범적 대안학교 공익 제보로 휘청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는 예수마을교회가 신당동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 음악과 영어를 가르치던 것을 계기로, 2004년 지역 주민과 성도들의 도움을 받아 2006년 실용음악분야 대안학교로 설립됐다. 대안학교로는 상당히 모범적인 학교 운영 실적이 쏟아지면서 2010년 서울시에서는 처음으로 교육청 인가를 받아 고등학교 학력이 인정되는 국내 유일의 실용음악 대안학교로 주목을 받았다. 학교장은 학교 설립의 모태가 된 예수마을교회 장학일 담임목사가 맡았고, 교감은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프로패셔널 뮤직을 전공한 아들 장영찬 씨가 맡았다. 학교는 점차 성장하여 2020년 현재 기타와 베이스, 피아노 등 총 8개 과에 210명이 재학 중인 실용음악 명문으로 자리를 잡았다. 교사 수는 학생 1인당 2.5~3명으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실용음악 특성상 다양한 경력의 음악 강사들이 수업을 책임지고 있다. 

평탄하게 성장을 거듭하던 학교는 지난해 8월 내부 공익 제보자에 의해 횡령 의혹을 받게 됐다. 학교와 교회, 그리고 장 목사 일가가 설립한 음악학원의 연관성이 문제가 됐다. 

예수마을교회 장학일 목사는 “교회가 세운 대안학교다보니 교회와 학교 시설을 공용으로 사용했다. 교회가 곧 학교였고, 지금도 교회 시설은 강의실로 쓰인다. 학교가 법적 인가를 받은 이유는 기본적인 학습 시설과 설비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다만 실용음악이라는 특성상 전공 학과가 많다보니 일반 고등학교보다 사용해야할 공간이 많이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연습실은 ‘뮤직서울’이라는 사설학원이다. 당초 학교는 교회 건물에서 정규 수업을 진행했다. 비용은 받지 않았다. 학생수가 늘면서 강의실이 부족하자, 인근 건물을 임차하여 사용했다. 그런데 2012년 교육청으로부터 학교는 임차 건물에서 수업할 수 없다는 명령을 받았다. 대체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장학일 목사 가족들이 자본금을 투자해 (주)뮤직서울을 설립하고 정규 수업에 시설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단 방과후에 진행되는 연습에 대해서는 사용료를 받았다. 학부모 동의를 얻어 시행된 일이었다. 하지만 교육청의 감사 지적으로 뮤직서울은 폐쇄한 상태다. 

또한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교회 예배당은 공연장으로 리모델링됐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입학식과 졸업식, 대공연, 뮤지컬 공연 등이 무상으로 진행됐다. 교회 식당도 급식실로 제공됐다. 급식은 끼당 3,000~3,500원을 받고 중구노인복지센터에 의뢰했다. 이 역시 학생과 학부모는 “학생 등록금으로 교회가 사적 이득을 취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회와 학교 시설을 구분없이 사용하고, 교회에서 별도의 사용료를 전혀 받은 바 없는 운영자 입장에서는 황당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학교 운영권 요구에 조직적 음모 반격

수년간 학교 운영에서는 물론이고, 학생 모집 당시에도 교회와 학교의 연관성을 설명하고 시설을 공유하는 것을 알려온 서실고가 지금에 와서 각종 의혹에 시달리는 것은 내부 공익제보자인 직원 A씨에 의해서다. 교회는 이 직원이 국내 한 대형 장로교단을 주축으로 하는 모 선교단체와 연결점이 있음을 의심하고 있다. 장기간 조직적으로 학교를 무너뜨리기 위한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익 제보자인 A씨는 B선교단체 인터넷정보국장으로 활동해왔다. 그러던 중 서실고에 채용됐다. 교장과 교감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은 A씨는 연습실 관리인을 추천하는 등 인사에도 간여했다. 그런데 A씨가 추천한 B씨와 C씨, D씨 등은 공교롭게도 대형 교단 소속 목사다. 모두 B선교단체와 관련된 조직에서 주요 직책을 맡고 있다. 최근 교감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 E씨 역시 같은 교단 목사다. 

해당 총회에 확인했지만 B씨를 비롯한 4명의 목사 모두 실제 목회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B선교단체는 2014년 이후 뚜렷한 활동을 벌이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선교단체 산하에 실용음악학원과 영어학원, 원룸텔 등 비즈니스업체가 운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단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서실고와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A씨 역시 선교단체와의 연관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익 제보자 A씨에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학교측으로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이들과의 연관성을 의심하는 또 하나의 증거는 공익 제보자 A씨가 학교 통장으로 송금한 내역에 B선교단체 관계자들의 명단이 확인된다는 점이다. 최근에야 학교 통장 거래 내역을 확인한 학교 측은 전혀 관련 없는 항목이 B선교단체 관계자들 계좌로 오고 간 점을 이상히 여겨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공익제보자와 관련된 몇 가지 의혹도 확인 중이다. 

서실고 송지범 교장은 “학교 운영권을 빼앗으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학교 횡령 문제를 부풀리고 지속적인 의혹을 제기하면서 학교를 흔드는 것으로 모자라 이제는 교장, 교감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고 있다”며 “누군가 조직적으로 순수한 학생과 교사들을 현혹하고 선동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예수마을교회 장학일 목사와 성도들은 “어떠한 이단이나 불순세력들의 음해와 모략에도 절대 흔들리지 않고 원칙에 따라 의연하고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면서 “잘못이 있다면 고쳐나갈 것이고, 납득할 수 없는 감사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끝까지 싸워 결백을 입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서실고 학부모들은 학교 정상화를 요구하며 등록금 납입 거부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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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 2020-05-27 15:44:28
혹시, 단 1명이라도, 학생들, 학부모님들, 교사선생님들을 만나거나, 통화라도 해 본 적 있나요?
당신이 만나지 않고, 학교측의 말만 듣고 쉽게 기사화해 버린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의 학생들은 매일 저녁 하나님께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탐욕과 거짓으로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설립자인 장학일목사와 꼭두각시인 교장 송지범목사를 위해, 그들이 회개하고 정직한 하나님의 법을 따르게 해 달라고요.
아이들을 하나님의 집에서 떠나게 마세요.
당신이 쉽게 휘두른 이 기사도 하나님의 공의와 정직함에서 반대편에 서있는 것 같아 두렵습니다.
제발, 아이들을 말씀과 믿음의 길에서 떠나게 마세요.
기자님의 경솔함 또한 하나님의 준엄하신 셈하심을 받게 될까 두렵습니다.

이승준 2020-05-27 12:53:06
기사 잘 읽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단정적이며 편향적인 기사인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합니다.
기사중 언급된 학부모 E 입니다.
"''최근 교감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 E씨 역시 같은 교단 목사다."
무슨 근거로 해당 교단 소속이라고 하신 것인지 밝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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