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때 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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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때 잘 해야 한다
  • 양병희 목사
  • 승인 2020.05.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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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희 목사/영안교회

아내가 어이없이 세상을 떠났다. 아내를 먼저 떠나 보내고 어린 자녀와 함께 지내며 쓴 수기를 읽으면서 가슴이 찡했다.

유치원 다니는 아들과 혼자 살면서 엄마노릇까지 해야 했다. 어느 날 출장으로 인해서 아이에게 아침밥도 챙겨주지를 못하고, 늦은 시간에 돌아왔다.

너무나 피곤해 침대에 퍽 누웠는데, 침대 밑 이불속에서 뻘건 라면 가락이 튀어나오더란다. 옷을 다 버리고 이불을 버렸다. 

‘이불은 누가 빨라고 왜 이런 장난을 했느냐?’며 절제하지 못하고 유치원생을 마구 때렸다. 아이가 울면서 ‘아빠 그런 게 아냐’ 하는 한마디에 매를 멈췄다. 

아이는 아침에 아버지가 남겨놓았던 밥을 먹고, 점심은 유치원에서 밥을 먹고, 저녁이 되었는데 아버지가 돌아오지를 않는다. 컵라면 두 개를 끓여서, 하나는 자기가 먹고, 하나는 아버지한테 드리려고, 라면이 식을까봐 이불 속에 넣어놓고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단다. 이야기를 듣는 순간 눈물이 쏟아져 화장실에 들어가 수돗물을 틀어놓고 엉엉 울었다고 한다. 

아이가 잠이 들은 후에 들어가 보니 잠을 자면서도 흐느끼며 우는 아이를 끌어안고 한없이 울면서 아내가 떠나간 자리가 이렇게 큰 줄 몰랐다는 고백이다.

그렇다.  

함께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간다. 떠난 후에 깨닫고 보니 아내의 자리가 너무나 큰 것이다. 

있을 때 잘해야 한다. 떠나고 나면 후회한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21세기의 위기는 가정이라고 한다. 가정이 걷잡을 수 없이 붕괴되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의 소중함을 회복해야 한다. 

하나님이 만드신 인류 최초의 사랑공동체가 가정이다.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다. 가정 안에 사랑이 있고, 웃음이 있고, 일하는 소리, 기도소리가 들리는 가정이 행복한 가정이다(잠 15: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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