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색깔로 하나의 묵상집 만들어가는 목회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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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색깔로 하나의 묵상집 만들어가는 목회자들
  • 공종은 기자
  • 승인 2020.05.19 0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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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집 ‘히즈 스토리(His Story)’
해외 선교사-미자립 교회에 무료 보급
카카오톡과 이메일로 매일 아침 묵상

 
교단도 다르고 목회 경력과 스타일도 다른 목회자들이 뭉쳤다. 이유는 ‘묵상집’. 제자훈련, 다음세대, 이단 사역, 해외 목회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스무 명이 넘는 목회자들이 ‘말씀을 사모하는 크리스천들을 위한 묵상집 - 히즈 스토리(His Story)’를 위해 마음을 모았다. 교단이 다양한 만큼 성경을 보는 시각을 넓혔고, 그 다양성을 조화롭게 하나로 묶어 묵상하게 했다.
 
# 질문보다 본문 해석에 중심
 
묵상집 히즈 스토리는 ‘이달의 신학사상’과 ‘이달의 신학자’로 시작한다. 묵상해야 할 성경 본문을 신학적으로 분석하면서 꼭 알아야 할 신학사상과 신학자를 알려주는데, 5월호에서는 ‘그리스도의 인성’과 ‘하인리히 불링거(Heinrich Bullinger)’를 소개했다. 왜 예수님은 인간으로 오셔야 했는지, 그리고 예수님의 인성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했고, 하인리히 불링거의 생애와 활동, 종교개혁자로서의 활동을 소개했다. 이 외에도 성경 개관, 해외에서 띄우는 묵상, 이달의 책, 목회 나눔 등으로 넉넉하게 채웠다.

하루의 묵상은 네 페이지로 구성했다. 첫 두 페이지는 한글 성경과 영어 성경 본문을 비교해 배치했고, 나머지 두 페이지는 탄탄하고 접근하기 쉬운 신학적 해석을 곁들여 다른 묵상집과의 차별을 두었다. 목회자 한 명이 성경 본문 5장 정도를 맡아 집필하는데, 원어 분석과 구속사적 관점에서 본문을 풀어간다.

김영한 목사(품는교회)는 “처음에는 일반 보편의 원리, 중간 기둥은 구조 분석과 단어를 중심으로 한 문맥을 밝힌다. 그 안에서 본문이 말하는 것을 설명하고, 이것을 삶에 어떻게 적용되게 하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구속사적 관점에서 본문을 풀이하면서, 묵상자 개인의 해석으로 빠지지 않고 원어와 구조 속에서 은혜를 받게 한다”고 설명한다. 고훈 목사(진리샘교회) 또한 “교단의 색채를 드러내기보다는 복음 안에서 보편타당한 관점으로 접근하는데, 신학적인 부분들은 교리보다는 복음과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해석하고 적용한다”고 말했다.

질문보다 해석에 무게를 두고 충실하게 풀어낸 것도 히즈 스토리만의 장점. 묵상을 막는 가장 높은 벽인 본문에 대한 이해 부족을 그냥 넘기지 않게 했다. 충분한 해설을 제공해 내가 읽은 내용을 바르게 묵상했는가를 확인시켜준다.
 
‘히즈 스토리’는 교단과 목회, 신학 등의 다양성을 조화롭게 하나로 묶어 낸 묵상집이다. 왼쪽부터 고상섭, 김영한, 고훈, 김형민 목사.
‘히즈 스토리’는 교단과 목회, 신학 등의 다양성을 조화롭게 하나로 묶어 낸 묵상집이다. 왼쪽부터 고상섭, 김영한, 고훈, 김형민 목사.

# 젊은 목회자들의 네트워크

‘히즈 스토리’의 매력은 카카오톡과 이메일로 묵상할 수 있다는 것. 유료로 판매되는 묵상집이지만, 해외 오지 선교사들과 국내의 미자립 교회, 농어촌 교회의 목회자들, 그리고 신청자들을 위해 매일 아침 PDF 파일과 이메일로 무료 배포된다. 이런 운영 방식에 대해 김영한 목사는 “우리나라에 묵상집이 없어서가 아니다. 개척 교회와 농어촌 교회, 해외 선교지에서 사역하는 목회자와 선교사들을 위해 PDF 파일로 묵상집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교회 재정이 넉넉하거나 대형 교회 목회자가 참여하는 것도 아니다. 고상섭 목사(그사랑교회)는 “히즈 스토리는 큰 교회 목회자들의 모임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의 순수한 네트워크다. 말씀을 연구하고 사모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교단도 다르고 목회 스타일 등 모든 것이 다르지만, 순수하게 모여서 복음 앞에 헌신하는 모임”이라고 설명하고, “이런 연대가 넓어져서 연합의 공동체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히즈 스토리의 출간을 제의한 출판사도 있었지만, 굳이 힘든 길을 택했다.
“출판사에서 제작하게 되면 집필진인 우리에게는 좋을 수 있지만, 전체 유료화를 해야 했죠. 그렇게 되면 해외 오지에서 목회하는 선교사와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일을 중단해야 하는데, ‘힘들더라도 우리가 직접 만들고, 무료 배포를 계속 진행하자’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발행 부수는 1,200여 부 정도. 구독자들에게 발송하고 나면 매번 마이너스다. 하지만 김형민 목사(푸른나무교회)는 이런 과정을 통해 목회자와 독자들에게 확산돼 나갈 것을 믿는다. 그리고 “묵상 내용을 집필하는 달에는 며칠 밤을 새우는 등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읽히고 자료로 남는 것이기에 더 기도하고 신경을 쓴다. 말씀을 사모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연구하고 만들어가는 모든 과정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고상섭 목사는 “그냥 읽기만 해도 충분히 배움이 많은 책”이라고 설명한다. 한 달이 지나면 버리는 책이 아니라, 보관하고 주석처럼 사용할 수 있는 묵상집이어서 더 애정을 느낀다.
 
# 독서-글쓰기 모임도 진행 예정
 
묵상을 위한 원고를 쓰고 교정하고 편집해 히즈 스토리가 출간되면, 둘째 주 목요일에는 발송작업을 진행한다. 이때는 십여 명까지 모이기도 하는데, 6월부터는 발송작업을 마친 후 돌아가면서 발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김영한 목사는 “가볍게 천 페이지 정도 되는 ‘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를 선정했는데, 고훈, 고상섭 목사님이 발표하기로 했다.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상섭 목사는 “이 모임은 일 중심이 아니다. 우리는 모이면서 성장한다”면서, 교단의 벽을 넘어 지식과 영성을 공부하고 나누며, 일이 성장으로 연결되는 연합으로의 발전과 변화로 이어지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래서 조만간 독서법과 글쓰기도 조심스레 시작하려고 한다. “15명 정도 모일 수 있는 오프라인 모임을 시작하려고 한다. 묵상만이 아니라,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목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콘텐츠들을 계속 공급하려는 생각인데, 철학과 인문학이라는 옷을 입힌 플랫폼을 제공하려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3만 명 정도에게 이메일과 카카오톡으로 히즈 스토리를 보급하려고 한다. 그리고 PDF 파일을 묶는 작업도 함께 진행하는데, 1월호에서부터 6월호까지의 PDF 전달은 이미 시작했다.

“연말에 1년 치 분량의 히즈 스토리 PDF 파일을 성탄 선물로 주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3~4년 정도 되면 성경 전체를 묵상하게 되는데, 그러면 해외 오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와 미자립 교회 목회자 그리고 히즈 스토리 독자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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