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12제자에서 수백만 명으로… “상상할 수 없는 고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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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12제자에서 수백만 명으로… “상상할 수 없는 고속성장”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0.05.1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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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⑬ - 기독교의 신속한 전파

서기 30년경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기독교복음은 안디옥으로 전파되었고, 안디옥교회를 거점으로 하여 당시 세계로 확산되었다. 여러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불과 30여 년 만에 로마제국의 주요 도시로 전파되었다. 110년 전후에는 로마제국의 거의 모든 지역으로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 112년 비두니아의 총독 플리니우스가 황제 트라야누스에게 올린 서신에서, “기독교도들은 모든 연령대와 모든 계층에서 그리고 남자와 여자 모두에 분포되어 있고” 이들의 수가 전통 종교의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2명의 제자, 120명의 신도(행 1:15)에서 출발하여 3천 명(행 2:41)으로, 남자의 수만 5천 명으로(행 4:4), “남녀의 큰 무리”(행 5:14)로, “유대인 중에 믿는 자 수만명으로” 성장한다. 설사 비수학적인 상징적 수라고 하더라도 기독교회의 급속한 성장에 대한 기록임이 분명하다. 2세기 중반에는 5만 명으로(Robert Wilken), 250~300년 어간에는 수직상승하여 4세기 초에는 5백만(Ramsay MacMullen) 내지 6백만(Wilken) 명으로 성장했다. 하르나크는 이 시기 기독교 인구는 로마제국 인구의 7~10%에 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독교는 도처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 누구도 정확한 통계수치를 제시하지 못한다. 그것은 삐에르 꾸방(Pierre Chuvin)이 말한 바와 같이 고대사에서 수적인 평가(quantitative evaluations)는 여전히 난해한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자 비율은 학자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초기 기독교회의 성장이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이와 같은 교회의 신속한 성장에 대해 아돌프 하르나크는 “상상할 수 없는 고속 성장” 혹은 “경이로운 확장”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해설한다. “최초의 이방인 교회가 시리아 안디옥에 세워진 후 70년째가 되던 해 플리니는 강경한 어조로 기독교가 변방지역인 비두니아 지역 전역에 퍼져가던 상황에 대해 기록했다. ... 이로부터 다시 70년째가 되던 해에 벌어진 부활절 논쟁(the Pascha controversy)은 로마를 본부로 하여 리용에서부터 에뎃사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 기독교 조직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후 또 다시 70년째가 되던 해 데키우스(Decius) 황제는 머지않아 기독교회의 감독이 아니라 자신과 경쟁해야 하는 황제를 로마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리고 다시 70년이 가기 전에 십자가는 로마 국기에 부착되었던 것이다.”   
기독교의 가르침과 삶의 방식은 이 세상에서는 ‘낯선 것’이었고, 그 시대의 풍조와 동행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극동의 떠오르는 태양’(기독교인 팜피루스 Pamphilus는 예루살렘을 이렇게 말한 바 있음) 예루살렘에서 기원한 복음은 서진(西進)의 과정을 거쳐 팔레스틴에서 소아시아로, 소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확산된 것이다. 

기독교의 성장에 대한 당대의 기록도 흥미롭다. 2세기 후반의 무명 변증가에 의해 기록된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낸 서신』(Epistle to Diognetus)에서는, “그리스도인이 날마다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day by day increase more and more)고 기록했다. 기독교의 성장은 소아시아, 이집트, 북아프리카 등 동방지역에 집중되었고, 농촌지역보다 도시지역 신자비율이 높았다. 웨인 믹스는 초기 기독교는 도시 기독교 운동(urban Christian movement)이라고 했다. 이런 배경에서 시골 사람을 뜻하는 파가누스(paganus)라는 단어에서 비기독교인을 칭하는 pagan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이다.      

백석대 석좌교수·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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