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설교를 완성하는 또 하나의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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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설교를 완성하는 또 하나의 기둥
  • 공종은 기자
  • 승인 2020.05.12 0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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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공작소 & 희망충전소’ 운영하는 문병하 목사
예화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금물
1만여 개의 예화-2만여 명과 소통

 

예화(例話), ‘실례를 들어 쉽게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자칫 딱딱하고 지루하게, 그리고 흘려듣기 쉬운 설교를 부드럽고 윤택하게 하며 귀에 꽂히게 하는 매력을 가졌다. 독창적인 나만의 예화, 본문과 상황에 맞게 잘 해석된 예화를 찾고 적용하려는 목회자들의 고민은 설교를 준비하는 내내 이어진다. 그리고 설교를 완성하는 또 하나의 기둥이기도 하다.
 
# 묵상하고 재해석해 일일이 코멘트
 
‘예화공작소&희망충전소’(www.facebook.com/groups/wooree04)는 이런 목회자들의 고민을 잘 헤아렸다. 문병하 목사(덕정교회)가 8년 전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분량이 1만여 개. 희망충전소&희망공작소를 비롯해 21세기성경연구원과 아카데미, 강단꽃꽂이, 우리교회 등을 통해 매일 2만여 명의 독자들과 만난다.

‘예화공작소’는 다양한 예화를 창작하고 재해석했다는 의미. ‘희망충전소’는 예수님의 복음이 우리를 살렸고 언제나 희망이듯이, 이 생명과 살림, 희망에 대한 예화를 나누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이 마음으로 매일 아침 새벽예배가 끝나면 두 개의 예화를 선보이고, 이후에도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이런 예화가 1년에 1,100여 개가 생산됐고, 지금까지 누적된 예화는 1만여 개 정도. 

“다양한 예화들을 성경 본문과 상황에 맞게 다시 해석하고 적용하면서 언어와 말투까지 모두 바꿉니다. 재해석되는 예화들은 모두 확인과정을 거치는데, 등장인물은 제대로 맞는지, 시대 배경이나 이야기의 변화는 없는지 등 전반적인 점검을 꼭 합니다. 많은 예화들이 비슷해서 확인하지 않을 경우 왜곡되기도 하는데, 설교에 활용되는 예화는 정확하게 전달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화공작소&희망충전소’를 운영하는 문병하 목사는 예화 의존에 대한 위험성을 말하고, 목회자들이 나만의 독창적인 예화를 만들기 위해 늘 노력하라고 강조한다.
‘예화공작소&희망충전소’를 운영하는 문병하 목사는 예화 의존에 대한 위험성을 말하고, 목회자들이 나만의 독창적인 예화를 만들기 위해 늘 노력하라고 강조한다.

예화만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시와 다양한 경험담, 묵상을 위한 글들이 보이고, 다른 목회자들의 예화나 칼럼도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하루에 수십 개를 넘는 경우도 있다. 새로 선보이는 예화에는 일일이 코멘트 작업을 한다. 매일 묵상하고 재해석해 예화의 단순 전달을 넘어 시대와 교회의 상황을 읽고 호흡하게 하는 작업이다. 이와 함께 목회자들이 좋은 설교로 요리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예화를 만들고 가공한다.


“매일 아침 밭에서 막 뽑아낸 신선한 채소와 방금 짜낸 우유를 배달하는 농부의 심정으로 예화를 생산해내는 작업을 합니다. 원재료를 공급하는 심정, 바로 그것입니다. 제가 신선한 재료를 공급하면 이것을 가공해 맛있고 영양가 높은 먹거리를 만드는 것은 목회자들의 몫입니다.”
 
# 희망을 담아내는 예화
 
예화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설교를 망치게도 한다. 문 목사 또한 “예화로 채워지는 설교는, 설교를 가볍게 하고 본질을 잃어버리게 해 설교는 없어지고 예화만 기억하게 한다”며 예화의 폐해를 지적한다. 그리고 예화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는다. “예화는 3분을 넘으면 기능을 잃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화는 설교를 위해 있어야 하고, 설교를 생각나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예화의 기능입니다.”

문 목사는 예화를 고민하는 목회자들이 늘 공부하고 고민할 것을 주문한다. 글 하나, 사소한 현상, 다른 사람의 말 하나도 쉽게 흘려듣거나 보지 말아야 하고, 이런 자세가 훌륭한 예화를 만들어내는 길이라고 한다.

“설교자들은 무엇보다 많이 읽고 들어야 합니다. 저는 다른 목회자들의 설교도 기꺼이 참조합니다. 그렇다고 설교나 예화를 베껴서는 안 됩니다. 설교를 듣고 소화하고 찾아내야 합니다. 그것을 내 언어로 바꾸고 일일이 코멘트를 달죠. 책도 많이 읽어야 합니다. 하나의 주제가 결정되면 주제와 관련된 책을 읽고 내용을 발췌하는데, 평소에도 좋은 글이 있으면 찾아보고, 스캔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그것을 예화로 재생산해 냅니다. 예화를 놀이로 즐기는 거죠. 그리고 그것을 나누기 위해 노력합니다.”

좋은 예화는 어떤 것일까. 문 목사는 “사람 사는 이야기 모두가 예화”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을 청중에 맞게 풀어나가고, 사람들의 생활과 생각에 직접 와닿게 하되, 다시 뒤집어 생각할 수 있게 중의적 의미를 담으라”고 말하는데, “좋은 예화를 찾으면 이것을 좀 더 다듬어서 말씀에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해 고민해야 하고, 예화를 설교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항상 연구하고 적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더해 누구든지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목회자라면 꼭 해야 할 일이다.
 
# 주제별 분류와 보관 중요
 
예화 정리도 빼놓아서는 안 될 부분. 기독교인문학연구소 배경락 목사는 “예화 정리는 신선한 예화와 사용한 예화로 구분해서 정리하고, 사용한 예화는 어떤 설교에 사용했는지 표시해두면 좋다”면서 설교에 사용하기 좋은 예화를 주제별로 정리할 것을 권고한다. 문 목사도 “좋은 예화를 찾았다면 일단 저장하고 기록하라. 그리고 분류하고 보관하라”고 강조한다. 이것이 예화의 바다에서 자신에게 맞는 예화를 만들고 찾아내는 길이기 때문. 그래서 문 목사는 예화공작소&희망충전소에 있는 예화들을 목회자들이 잘 정리해서 목회에 잘 활용하기를 바란다.

“예화를 만드는 것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가공하는 것과 같은 기쁨을 줍니다. 돌을 깎아내고 다듬으면서 최고의 다이아몬드를 찾아내듯이, 신선한 예화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해석하고 적용하면서 하나의 예화를 만들어갑니다. 그리고 설교 말씀에서 끊임없이 재해석하고 적용합니다. 이것이 목회자의 자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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