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연합예배, 회의비 수천만원 쓰고 코로나 지원은 달랑 5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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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연합예배, 회의비 수천만원 쓰고 코로나 지원은 달랑 500만원?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4.22 11: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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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총무들, 지난 21일 결산 전체모임 가져
회의비 및 평가회, 웍샵에만 4천여 만원 지출
2020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가 12일 새문안교회에서 드려졌다. 이날 예배는 교단 대표 100여명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진행됐다. (사진 공동취재단)
2020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가 12일 새문안교회에서 드려졌다. 이날 예배는 교단 대표 100여명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진행됐다. (사진 공동취재단)

2020부활절연합예배가 대폭 축소됐지만 사용 예산에는 큰 변동이 없어 불필요한 행정비용이 남용되는 것은 아닌지 의혹이 일고 있다. 수천만 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무를 담당한 총무단 중심으로 막대한 예산이 집행된 데 반해 정작 사회 앞에 약속한 코로나19 지원에는 단돈 500만원만 배정하는 등 비정상적인 예산 사용이 확인된 것. 

이같은 내용은 지난 21일 열린 2020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 결산모임 회계보고를 통해 밝혀졌다. 준비위 측은 당초 회계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예결산 내역을 한국교회 앞에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이날 결산모임은 언론에 알리지 않은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보고된 결산 서류에 따르면 각 교단 분담금과 지난해 이월금을 포함하여 수입 총액은 1억 597만원이다. 각 교단이 낸 분담금이 1억70만원이고, 연합예배 당일 드려진 헌금이 277만여 원, 지난해 이월금이 250만원 가량이다. 

올해 연합예배는 코로나19로 인해 개최 여부를 끝까지 고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합예배를 중단할 수 없다는 판단에 대폭 축소하여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참석 인원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새문안교회에서 드려졌다.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는 장소를 새문안교회가 무상으로 제공했고, 별다른 대외적인 퍼포먼스가 없다는 점에서 큰 지출 자체가 없는 행사였다. 단, 생방송 송출을 위해 중계를 맡은 방송사에 지급한 비용이 2천만 원이었고, 이는 통상 지불되는 실비에 불과하다. 

그런데 올 부활절연합예배 결산은 총 수입과 같은 1억597만원이다. 이월금으로 1,400만원 가량을 남겨놓았고, 총무단의 워크숍 비용으로 1천만원을 적립했으며 나머지 예산은 모두 소진했다. 

2020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가 공개한 세입세출 결산 내역.
2020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가 공개한 세입세출 결산 내역.

결산 내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방송 중계료 2,000만원과 70개 언론사에 약 20만원 수준의 광고비를 지불한 예산 1,400만원, 장소를 내준 새문안교회에 드린 헌금 200만원, 순서지와 명찰 등 인쇄비 389만 원, 현수막과 배너 비용 약 54만원을 포함하면 행사에 들어간 비용은 4,000만원 정도가 된다. 여기에 행사 안내, 마스크, 명찰, 촬영, 예배, 찬양 등에 또 365만원을 지불했다. 중복되는 항목이 있지만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라고 해도 사무행정비 57만원을 포함하여 총 5,000만원이 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남은 5,000만원은 어디에 사용됐을까? 

5,000만 원 중에서 2,200만원이 일반회의비다. 여기에 교단 총무 약 30명 정도가 모이는 평가회에 1,000만원, 총무단이 여행을 갈 워크숍 경비로 1,000만원을 책정했다. 부활절연합예배는 교단 총무들이 실무를 맡는다. 사실상 교단장협의회 산하 교단 총무단 중심으로 준비된다. 결국 총무단이 연합예배를 추진하는 데 총 4,000만원 이상을 사용했다는 뜻이 된다. 

더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올해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 출범식은 지난 3월 13일 열렸고, 예배는 4월 12일에 드려졌다. 불과 1개월 사이에 회의비로 2,000만원 이상이 집행됐다. 준비위 조직을 구성하는 회의는 교단장회의에서 진행된다. 교단장회의는 각 교단이 돌아가며 식사를 대접하는 형태로 비용을 충당한다. 그렇다면 교단장회의에서 논의한 사전 회의를 부활절연합예배 공식 회의로 잡을 수 없다. 

그런데 준비위 측은 총 2,200만원의 회의비를 사용했다. 불과 한 달 만에 일어난 일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모이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체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는 어떤 회의를 했길래 2,000만원이 넘는 회의비를 지출한 걸까?

이에 대해 준비위원장인 예장 합동 총무 최우식 목사는 “발족은 3월에 했지만 그 전부터 숱하게 모였다. 실제 준비기간은 5개월 정도 된다. 회의를 많이 했기에 소요되는 비용도 많다”고 했다. 

실제로 총무들 거마비 형태로 지급되는 회의비에 대해 B교단 관계자는 “교단 일을 하는 총무들이 밖에 나와 대외적인 일을 하는 수고에 대한 비용으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회의 때마다 회의비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단 총무들의 활동비는 교단 내에서는 물론이고, 대외적인 활동비용까지 판공비로 책정이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외 회의가 열릴 때마다 별도의 회의비를 받는다. 

지난 21일 열린 평가회 비용도 1,000만원으로 책정됐다. 평가회는 예장 백석총회본부 대강당에서 진행됐고, 식사는 출장뷔페를 불렀다. 상식적으로 1,0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갈 수가 없다. 여기에 준비위 측은 앞으로 진행할 워크숍 비용을 적립해놓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준비위 관계자는 “남는 비용은 다시 이월금으로 적립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워크숍에 대해서는 최우식 목사는 “올해는 해외로 안 간다. 국내로 간다.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교단 총무들의 해외여행은 관행적으로 추진된다. 부활절연합예배 뿐만 아니라 한교총, 한장총 등 연합단체에서도 매년 여행을 간다. 총무단의 해외여행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진다. 

지난해에는 부활절연합예배에 사용하고 남은 예산으로 일본 관광을 다녀와 빈축을 산 바 있다. 1인당 경비 85만원 가운데 자부담 25만원 외에 나머지 60만원은 부활절 헌금에서 일부 지원하고 나머지는 각 교단의 지원을 받았다. 

더욱이 총무단이 여행을 간 지난 7월은 한국과 일본의 무역 갈등으로 일본불매운동이 한창이던 때여서 비난의 강도가 더욱 거셌다. 당시 여행에는 예장 합동을 비롯한 통합, 합신, 대신, 고신, 기성 등 중대형교단 전현직 총무와 각 교단의 사무국장, 한교총의 사무총장 및 국장 등 25명이 동행했다. 

부활절연합예배 부담금은 성도들의 헌금으로 마련된 총회 운영기금으로 편성된다. 부활절연합예배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행사이자, 상설기구의 투명성을 문제 삼아 교단들이 직접 주관하겠다고 나서면서 교단 총무들을 믿고 맡긴 행사다. 그런데 총무단에서 부활절연합예배를 맡은 이후부터 예배는 새벽과 오후를 오가고, 실내와 실외를 오가며 일정한 기준 없이 해마다 다르게 치러지고 있다. 총무단에서 연합예배를 인수하고 난 이후에 전통적으로 여겨진 보수와 진보 단체의 연합 의미도 사라지고, 대회장의 역량에 따라 행사 규모가 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새벽마다 모이는 회의도 장소가 없다는 이유로 매번 호텔에서 열린다. 호텔 식비로만 수백만원이 들어가는 기형적인 형태를 총무단은 계속 고수하고 있다.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대규모로 진행됐을 때도 전체 예산이 약 2억원 가량이었다. 그런데 100여 명이 모여서 드린 새문안교회 연합예배에 총 1억원을 사용한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코로나19로 인해서 우리 사회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미자립교회들은 월세도 내지 못해 곤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부활절연합예배에서 모아진 예산은 쓰고도 남았다. 남은 돈은 총무들의 ‘밥값’과 ‘여행비’로 책정됐다. 교단 총무들에겐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 

전체 연합예배를 총괄한 준비위 총무 기하성 총무 엄진용 목사는 “현재 코로나19와 관련해 책정된 500만원에 대해 최종 보고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어느 곳을 더 도울지는 대회장에게 최종 보고하는 과정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비에 대해서도 "거마비를 받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발끈하며 "준비위 출범할때부터 총무들에게 약속했던 부분" 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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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사 2020-04-24 23:02:00
완전 먹사님들이네
미1친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