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아니어도 똑같은 교역자로 존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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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아니어도 똑같은 교역자로 존중해주세요”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4.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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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 기획 - 오해와 이해 : 나는 □입니다 ⑧ 사명과 알바 사이 ‘파트타임 전도사’
이번에 만난 C 전도사는 교회 내 파트타임 전도사를 2014년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 ‘미생’ 속 주인공으로 묘사했다. 최근 전임으로 전환한 C 전도사는 “이제 돌아보면 파트 전도사 시절의 모든 사역들이 앞으로의 목회의 자양분이 될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무척 힘든 시기였다”고 회상했다.(사진 출처 TVN)
이번에 만난 C 전도사는 교회 내 파트타임 전도사를 2014년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 ‘미생’ 속 주인공으로 묘사했다. 최근 전임으로 전환한 C 전도사는 “이제 돌아보면 파트 전도사 시절의 모든 사역들이 앞으로의 목회의 자양분이 될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무척 힘든 시기였다”고 회상했다.(사진 출처 TVN)

강도사고시를 통과하기 전의 교역자는 대부분 ‘전도사’라고 보면 맞다. 그런데 전도사라고 다 똑같은 전도사는 아니다. ‘전임’과 ‘준전임’, ‘파트(파트타임의 약칭)’ 등으로 구분되는데, 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전임은 ‘계약직’, 준전임과 파트는 ‘아르바이트’에 해당한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같은 ‘전도사’지만 준전임이나 파트 전도사들에 대한 교회 안의 인식과 처우는 상당히 열악하다. 교회의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지만 최저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례비를 받는다. 교육부서를 주로 담당하지만 ‘전문성’을 인정받기는커녕 책임감이 없다는 오해도 받는다. 

역할에 비해 사례비가 많다?

‘천에 오십’(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만원). 서울 대학가 방값의 기준이 보통 이정도 선이다. 서울에서 신학을 공부하면서 주말에는 종로 소재 교회에서 파트로 일하는 A 전도사에게 서울의 방값은 사역의 높은 벽이다. 교회에서 받는 사례비 80만원 가운데 30만원을 월세로 내고 남은 50만원으로 식비를 비롯한 각종 생활비를 충당한다. 그나마 친구와 ‘하우스 메이트’로 방세를 나눠 내기에 망정이지 매달 날아오는 각종 공과금 영수증은 그에게 공포다. 

A 전도사에게 이런 상황에 대해 물었더니 “목회자 훈련생으로서 가난을 연습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가끔은 경제적으로 너무 여유가 없어서 한숨이 나올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하루는 장로님들이 파트 사역자들에게 주는 사례비가 아깝다는 뉘앙스로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주말에만 나오면서 너무 많이 받아간다는 식이었습니다. ‘세상에서 기준으로 삼는 최저임금만 봐도 저희가 받는 사례비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것을 아실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파트로 사역하는 B 전도사는 지난 방학 동안 거의 매일 교회에 나가야 했다. 교회에서 방학 때는 가급적 매일 교회에 나올 것을 은근히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을 명시한 근로계약서도 없기 때문에 강제는 아니었지만 ‘눈치’상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B 전도사는 “전임 사역자들이 자신의 일을 떠넘기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고도 했다. 그는 특히 ‘운전’과 관련해서 “사실상 파트 전도사는 보험 차원에서도 운전을 하면 안 되지만 운전대를 잡을 일은 너무 많았다”며 “초보운전자로서 상당히 위험한 순간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교회가 아니라면 파트 전도사들은 대개 1인 4~5역을 맞는다”면서 “게다가 주일 사역을 위해서는 주중에 준비하는 시간도 상당하다. 파트 전도사들에게 주는 사례비가 많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소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책임감과 전문성이 낮다?

흔히 파트 전도사들에 대해서는 책임감과 전문성이 낮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B 전도사는 책임감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 “교사들의 경우 오랜 기간 같은 부서에서 헌신한 분들이 많다보니 2년마다 바뀌는 교육전도사들에 대해 아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시스템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전도사님들은 열악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경기도 용인에서 전임으로 사역중인 C 전도사는 자신의 ‘파트 시절’을 떠올리면서 “전문성을 내세우기에는 다소 부족했을지는 몰라도 나름의 교육 비전을 가지고 시도해본 것들도 많았고, 교회에서 지지해준 프로젝트의 경우 좋은 성과를 보였던 것도 많았다”고 했다. 그러나 C 전도사는 “파트 전도사들의 경우 많은 책임에 비해 주어진 권한이 너무 적다”며 “어리다는 이유로 ‘야 너’ 식의 반말을 듣기도 하고, 의견을 묵살 당했던 적도 있다”고 했다.
C 전도사는 또 “예산 사용에 있어서도 파트 전도사들은 자유롭지 않다”며 “책정된 예산을 썼는데도 ‘전도사들이 돈을 막 쓴다’는 뒷말이 나왔던 적도 있다”고 회고했다.
 

결혼? 연애도 어렵다

올해 서른 살인 A 전도사는 최근 “결혼은 언제 하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듣는다고 했다. 가장 곤혹스러운 질문이기도 하다. 그는 “주변에서 소개팅해주겠다는 말은 많이 해주는데 정작 제가 전도사라는 이유로 상대방이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적은 사례비는 둘째 치고, 신학 공부와 사역에 치여 도무지 이성을 만날 시간이 없다는 게 A 전도사의 설명이다. 그나마 자주 마주치는 이성은 교회 안의 청년들 정도다. 하지만 미혼 전도사들에게 교회 내 청년과의 연애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목회를 하려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고 저 또한 결혼을 하고 싶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교회 안의 청년과 사역자가 사귀는 것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교회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사역자와 결혼하는 청년들은 대부분 결혼 후 교회를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고, 모든 연애가 결혼으로 매듭지어 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죠.”

기혼자인 B 전도사는 또 다른 문제로 “많은 주변의 신학생들이 연애에 대해 자신감을 상실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B 전도사는 “주변의 혼기가 찬  파트 전도사들을 보면 누굴 만나는 자체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전도사 생활을 하면서는 결혼을 해도 사는 게 어려워서 배우자가 경제적인 책임을 떠안게 되기 때문에 만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서로가 부담을 갖게 되고, 연애를 하더라도 결혼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특히 “신앙 좋은 사람을 찾지만 정작 전도사는 안 된다는 이성들도 많고, 상대편 부모님들도 그 이유로 반대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전도사님들에게 ‘밥 먹었냐’는 인사처럼 결혼 이야기를 묻는 것은 조금 자제해주면 좋겠다. 누구보다 결혼을 원하는 사람이 전도사님들 자신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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