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을 넘어 공감 얻는 보편적 정치 해내야 다음 총선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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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을 넘어 공감 얻는 보편적 정치 해내야 다음 총선 가능하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0.04.21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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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 정당, 21대 총선 실패 이유는?

기독자유통일당 1.83% 득표…마의 3% 못 넘어
고영일 대표, “기독교인 낙관론에 기대 말아야”
“교회 안 다양한 정치성향, 세심하게 배려해야”

20대 총선에서 정당 비례득표 2.64%를 얻어 원내 진출에 아깝게 실패했던 기독자유민주당. 이번 21대 총선에서 기독자유통일당(대표:고영일)으로 이름을 바꾸고 다시 출사표를 던졌지만 국회 입성을 위한 마의 3%를 넘지 못하고 결국 1.83%에 그쳤다. 

20대 총선 당시 또 다른 기독교 정당, ‘기독민주당’ 표까지 얻었다면 기독자유민주당은 3.17%까지 얻을 수 있었다. 그런 안타까움에서 도전한 이번 총선은 홀로 기독교 정당 타이틀을 가졌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은 높았다. 

더구나 실질적으로 기독자유통일당을 이끌었던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까지 맡아 왔고, 광화문 집회로 지지세를 꾸준히 결집하고 있었던 것도 기대를 높였다. 그런데 왜 이번 21대 총선에서 기독자유통일당은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던 것일까. 5차례 총선을 치른 기독교 정당이 이번에도 의석을 만들지 못한 이유를 살펴본다. 

총선을 앞두고 기독자유통일당은 기독교탄압을 중단하라는 기자회견도 열었지만 전체 득표율이 낮아 원내진입에 실패했다.
총선을 앞두고 기독자유통일당은 기독교탄압을 중단하라는 기자회견도 열었지만 전체 득표율이 낮아 원내진입에 실패했다.

당 대표의 판단, “진성당원 부족”
기독자유통일당 대표 고영일 변호사는 지난 19일 ‘21대 총선 결과와 진성당원의 필요성’이라는 글에서,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이번 총선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았다. 

고영일 대표는 “심증적으로는 기독자유통일당이 교회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다고 보더라도 거대 여당을 견제하려면 거대 야당에 표를 몰아주어야 한다는 심리가 더 크게 작용하였을 것”이라며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들이라면 등록 정당에 대한 충성과 헌신 때문에 자신의 지지 정당에 투표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 대표는 “압도적인 SNS 선거 유세, 교회의 전폭적 지지, 유일한 기독정당이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우파 몰락을 우려해 거대 우파 야당에 비례 표를 몰아주는 쏠림현상이 있었다”고 보면서, “사표방지 심리 때문에 미래한국당이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보다 200만 표 이상 더 얻었다”고 분석했다.

고 대표는 “추후 총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기독교인들이 기독자유통일당에 투표할 것이라는 낙관론에 빠진다면 결코 원내에 진입할 수 없다”며 진성당원 체제로 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성정당’ 꼼수, 불리하게 작용해
기독자유통일당은 35개 정당 중 기호 19번 기호를 배정받고 21명의 비례대표 후보자를 중앙선관위에 등록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소수 정당에게 유리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서, 기독자유통일당의 기대는 더욱 컸다. 

그러나 결과는 판이하게 달렸다. 선거전이 시작되자 거대 여야가 위성정당을 만드는 꼼수를 부리면서 소수 정당 배려라는 의미는 퇴색되고 말았다. 오히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만든 위성정당이 대다수 의석을 차지했고 30개 군소정당은 단 한석도 얻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선거제 개편이 없었다면 정의당의 경우 6석이 아니라 15석, 국민의당은 3석이 아닌 11석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소수 정당을 위한 제도가 오히려 더 불리하게 작용한 이상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한국갤럽이 지난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조사에서, 더불어시민당 23%, 미래한국당 22%, 정의당 13%, 열린민주당 8%, 국민의당 6%, 민생당 2.6%, 부동층 22%로 조사됐다. 

최종 개표 결과를 보면, 미래한국당이 33.84%, 더불어시민당 33.35%, 정의당 9.67%, 국민의당 6.79%, 열린민주당 5.42%로 나타났다. 선거 전 여론조사보다 오히려 더 양대 정당에 유권자들의 표심이 쏠리는 결과였다. 

‘보편적 가치와 정책’ 제시 못해
기독자유통일당은 기독교 가치관을 지향하면서, 보수교계가 강하게 주장해온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반대 등을 주요 정책으로 제안했다. 기독자유통일당이 이번 총선에서 내건 정책 중 일반적으로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복지, 보건의료, 주택, 교육 등에 대해 세심하고 구체적인 정책이 매우 부족했다. 

특히 좌우 이념 프레임이 강조되면서 포괄적인 기독교적 가치와 색채가 잘 드러나지 않은 한계도 있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당 관계자와 후보자들의 발언중 적지 않은 내용에서 이념 편향적 표현들이 드러나 있다. 

더욱이 근거 없는 이념몰이가 지지자들에게는 반향을 일으켰지만, 상당수 기독 유권자들에게는 거부감을 갖게 만들었다. 

실질적으로 기독자유통일당을 이끌었던 전광훈 목사와 측근들이 공식석상에서 특정 목회자들을 향해 ‘좌파’라고 몰아세운 것도 공감을 얻지 못하게 만들기도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이영훈 목사가 기독자유통일당을 지지하기로 했다”는 식의 주장이 여러 차례 나왔지만 그 때마다 여의도교회는 정치적 중립 입장을 확인하면서 선을 그었다. 전광훈 목사의 측근은 난데없이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를 주사파, 공산주의자로 몰아세우다 사과하기도 했다. 

한국교회건강연구원 이효상 목사는 “일반 유권자뿐 아니라 기독교 유권자들과 기본적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막말을 하거나 사실이 아닌 주장을 한다면 정당의 정직성에 상처를 입게 되고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최이우 목사는 “교회 안에는 다양한 정당을 지지하는 교인들이 있는데,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정치 성향에 가담하지 않으면 애국하지 않는 목회자와 신앙인으로 몰아가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기독교 정당 활동을 위해서는 이런 부분을 신중하게 생각하면서, 교인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독당, 구심점 잃고 내부 혼선
기독자유통일당의 구심점은 전광훈 목사라고 할 수 있다. 전광훈 목사는 이례적으로 지난 2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면서 당내 혼선이 일어났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김승규 전 법무부장관이 선거대책위원회를 이끌었다. 그런데 당을 이탈했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다시 합류한 것도 어색했다. 

특히 당의 사활이 걸려 있는 비례대표 후보자 선정에서 나타난 대 혼란은 어이없는 수준이었다. 당은 미래통합당 공천을 받지 못한 이은재 의원을 영입해, 공신력을 얻고 정당기호 순위를 올리고자 했다. 그리고 정당의 상징성을 나타내는 비례대표 1번을 이 의원에게 부여했다. 

그런데 종교 문제가 불거졌다. 이은재 의원은 24년 된 집사라고 해명했지만, 불교 국회의원 모임에서 임원을 맡았고 수차례 불교계 매체에서 불자로 소개된 것이 확인됐다. 심지어 가톨릭 세례명이 ‘엘리사벳’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졌다. 치밀하게 선거 준비가 이뤄지지 못한 모습을 스스로 보여준 형국이 되고 말았다. 결국 인재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비례대표 후보자들에 대한 다양성을 담보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고영일 대표가 선거 후 분석에서 언급한 진성당원 부족도 결국 인적 자원이 부족하다고 본 것 과 연결돼 있어 보인다. 기독자유통일당은 향후 10만 진성당원, 100만 당원 모집을 하고 교육과 청년당원을 발굴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효상 목사는 “기독교 정당은 합리적이고 균형있는 좋은 인재와 정책을 내놓는다면 가능성이 있지만 쇄신 없이 이대로는 어렵다”면서 “민간복지와 교육 등 기독교 보편적 가치를 위한 정책을 더욱 제안하고 인재풀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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