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두렵고 지친 마음을 다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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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두렵고 지친 마음을 다스리자
  • 송태호 원장
  • 승인 2020.04.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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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사 송태호의 건강한 삶 행복한 신앙-25

요즘 진료실에 들어서는 환자들의 얼굴에는 불안과 짜증이 가득한 상태다. 약간의 이상만으로도 혹시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아닌지 걱정하기 때문이다. 이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인류 역사상 처음 일어난 일이라서 아직도 잘 모르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잘 모른다는 것 자체만으로 더욱 더 불안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몸과 마음은 따로 행동하지 않고 상호보완적으로 행동한다. 마음에 병이 들면 몸도 같이 병이 들기도 한다. 이런 경우를 의학에선 ‘신체화 질병’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번 사태 때문에 신경성 위염이나 감염이 없는데도 천식이 악화되어 병원을 방문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이럴 때 일수록 마음을 굳게 방어하는 ‘심리방역’이 필요한 상태다.

이 시기에 불안은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이다. 불안하기 때문에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는 것은 위험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 과도하게 불안해 하게 되면 자신의 면역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니 과도하게 걱정하지 말아야 한다. 또 정확한 정보를 필요한 만큼만 얻는 지혜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많아진 지금, 진짜 정보와 가짜 정보가 똑같이 돌아다니고 있는 형편이다. 속성상 가짜 정보는 사태를 과장하고 더 심각하게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가짜 정보는 아예 들여다 보지도 말고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SNS나 뉴스를 시간 단위로 확인해가며 불안해 하는 것보다는 질별관리본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한다.

혐오는 도움이 안된다. 사람이나 단체에 대한 혐오는 감염자나 감염 의심자를 숨게 만들어 방역에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약간의 걱정, 불안, 우울감 같은 감정은 정상적인 스트레스 반응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봐야 한다. 사람들끼리 이야기할 때 걱정한다거나 주변에서 기침을 하게 되면 흠칫 하는 것은 다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런데 과도하게 두렵거나 공포감이 생긴다면 공황장애로 가는 단계일 수도 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자기를 봤을 때 너무 두려워한다고 하면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확실함을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신종 감염병은 축적된 자료가 적기 때문에 의료인이라도 모르는 것이 아는 것보다 많다. 불확실하다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약 감염이 의심된다면 다음 단계로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의사의 지시를 잘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가족, 친구, 성도들과 계속 교제하라는 것이다. 감염 위기 상황에서는 외부 활동이 제한되기 때문에 외로움, 소외감이 찾아 올 수 있다. 다행이도 우리는 직접 얼굴을 맞대지 않아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다. 온라인이나 전화를 통해 서로 기도하고 격려하는 것이 ‘혼자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어 정신적으로 건강을 지켜준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개학이 연기되고 학원들도 수업이 제한된 상태에서 학생들이나 재택근무를 하는 분들도 활동은 제한되어 있지만,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밖에서처럼 시간표를 짜서 활동하고 일과 후에 운동도 하는 것이 정신건강을 지키는 데에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주일날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평상시처럼 일어나 몸가짐과 의복을 바로하고 찬송과 기도로 온라인 예배를 준비하여 드리는 것이 혹시라도 나태해질지 모르는 신앙을 지키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출석하는 영안장로교회는 매주 교회 주변 지역 가게들을 방역으로 섬기고 있다. 주변에 취약한 분들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당연한 사명이다. 코로나19의 특징 중 하나가 치사율은 비교적 낮지만 고령자, 만성질환자, 기저질환자들에게는 위험하기에 주변의 취약자 분들이 마스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혹 열이 나는데 병원에 안가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이타적인 행동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이며 나의 정신건강에 크게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서로 기도하며 응원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여러 차례의 위기를 겪었던 나라다. 그때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로 뭉쳐 기도함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모두가 힘든 시기를 이기는 힘은 오로지 하나님 앞에 겸손하게 회개하고 기도함으로 생긴다는 것을 부활절에 즈음하여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송내과 원장·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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