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영적 전쟁터…다음세대 복음화에 사활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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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영적 전쟁터…다음세대 복음화에 사활 걸었습니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0.04.08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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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오해와 이해 : 나는 교목입니다

10년 후 한국교회를 이끌어갈 다음세대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교회탐구센터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기독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성인이 되면 교회에 나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답했다. 기존에 교회를 다니던 청소년들의 상황이 이러니 비기독교인 청소년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청소년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는 어딜까. 답은 학교다. 청소년들의 삶의 방향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곳은 어딜까. 이 역시도 학교다. 다음세대를 붙잡을 수 있는 키는 학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 학교에서 다음세대를 신앙으로 양육하기 위해 오늘도 기도의 무릎을 꿇고 눈물을 쏟는 이들이 있다. 학교 안의 목회자, 교목들은 다음세대 선교의 최전선에 서있다.

 

경주문화고에서 열린 신앙수련회 모습.
경주문화고에서 열린 신앙수련회 모습.

학생들에게 복음 스며들길

경주문화중·고등학교를 섬기는 김영환 목사는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다. 그 역시 경주문화중학교를 졸업한 문화인이기 때문. 34년간 이곳에서 헌신했던 전임 목회자가 은퇴하고 학교 사역을 맡게 된지도 벌써 11년이 흘렀다. 모교 강단에 서서 말씀을 전하며 후배들을 바라보는 그의 심정은 애틋하기 그지없다.

학교라는 사역지를 선택하는데 고민이 없진 않았다. 이곳에 오기 전까진 평범한 교회에서 사역하며 교회사역을 꿈꿨던 그였다. 마침 학교로 사역의 장을 옮길 즈음 교회 사역을 위한 박사학위 연구에도 한창이었다. 하지만 모교 후배들의 영을 살려야한다는 강한 사명감이 김 목사를 사로잡았다. 마음을 정하곤 기독교 학교의 건학이념 구현에 관한 연구로 방향을 틀어 박사논문도 다시 썼다.

학교라는 사역지는 얼핏 평화로운 바다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매일같이 학생들을 둘러싼 영적 전쟁이 벌어진다. 기독교 학교라곤 하지만 교회에 다니는 학생들의 비율은 10%에 지나지 않는다. 불교 도시로 잘 알려진 경주에서 채플 시간에 염주를 차고 오는 학생들을 마주하는 것도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지난해에는 이단이 학교를 흔들어 놓기도 했다. 구원파 학생이 예배실 뒤에 붙여놓은 이단 관련 포스터를 문제 삼아 제거해달라고 요구했던 것. 일단 포스터를 제거했지만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그 학부모는 이 문제를 소송까지 끌고 갔다. 결국 무혐의로 결론이 났지만 소송이 진행되는 6~7개월 동안 김 목사의 마음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위기를 통해 얻은 수확도 있었다. 오히려 학교의 신앙교육은 단단해졌다. 김 목사는 원래 학부모 의견이나 민원이 들어오면 학교는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소송까지 가서 무혐의라는 확실한 결론을 얻어냈기에, 기독교학교에서의 신앙교육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고 전했다.

그래도 학생사역이 주는 보람은 다른 것과 비교하기 힘들다고 김 목사는 말한다. 무엇보다 철없게만 보이던 학생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다.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했던 학생은 김 목사의 설득으로 학업을 끝까지 이어갔고 지금까지도 감사 인사를 보낸다. 한 번은 신천지에 빠진 졸업생을 3일 동안 매달려 구출한 일도 있었다.

김영환 목사는 외적으로 당장의 변화가 쉽게 관찰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꾸준한 신앙교육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이 아이들에게 차근차근 스며들어가는 듯하다다음세대가 하나님의 일꾼으로 세워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교목의 가장 큰 보람이라고 전했다.

 

고려대학교회 학내 예배.
고려대학교회 학내 예배.

비기독학교에서 피어나는 희망

보통 학교 내 교회와 목사는 기독교 학교, 즉 미션스쿨에만 존재할 거라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박상규 목사의 사역지는 기독교와는 관련을 찾아보기 힘든 고려대학교다. 2009년 세워진 고려대학교회와 박 목사는 벌써 10년째 비기독학교라는 악천후 속에 고군분투하며 복음의 깃발을 들고 있다.

비기독학교의 교목이 짊어지는 고충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박 목사는 비기독학교에 세워진 고력대학교회가 선교지에 파송받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교회와 예배를 바라보는 관점이 미션스쿨과는 전혀 다르고 교수와 임직원, 학생들의 저항도 만만찮다. 미션스쿨이 아니다보니 학교의 지원은 꿈도 꾸기 힘들다. 교회 재정의 대부분은 고대 출신 선배들의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실정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기존 출석교회에 다니다보니 고려대학교회 성도들은 대부분 외국인 유학생이나 지방 출신 학생들. 그들을 부모처럼 보살피는 것도 교목인 박 목사의 몫이다. 결코 쉽다고는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힘든 만큼 보람도 크다.

그는 말씀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까지 돌봐줘야 하는 친구들도 있다. 요즘은 자가격리하는 학생들도 많다. 그럴 경우 일주일치 반찬을 만들어 자취방에 가져다준다면서 그렇게 사랑을 받은 아이들은 연어처럼 돌아온다. 후배들을 섬기겠다고 돌아와 힘을 보태기도 하고 헌금을 보내기도 하고 멘토로 후배들을 이끌기도 한다. 이런 변화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전했다.

마냥 고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는 힘이 나는 고무적인 소식도 들렸다. 외국인 기숙사 내에 개신교와 천주교가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채플실이 확보된 것이다. 박 목사는 비기독교학교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미션스쿨이 아닌 곳에서 학생사역을 하시는 분께도 꾸준히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하나님이 이루신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려움과 역경 속에서도 박상규 목사가 교목과 학생사역을 절대 내려놓지 않는 이유가 있다. 청년의 때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믿음에서다. 그는 크리스천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 실력으로나 신앙으로나 복음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만한 성숙한 사람으로 길러져야 한다. 캠퍼스를 떠나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또 지역교회의 일원으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런 인재를 길러내는 모판과 같은 역할을 맡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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