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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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4.0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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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예배’ 폭발적 환산, 일상될까?

“단기간 긴급 처방이 삶의 일부가 될 것”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 우리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동안 막아왔던 ‘온라인 예배’가 심도 깊은 논의 없이 단기간에 확산되면서 이후의 교회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 우리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동안 막아왔던 ‘온라인 예배’가 심도 깊은 논의 없이 단기간에 확산되면서 이후의 교회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피언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교수(예루살렘히브리대학)는 얼마 전 한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인류는 지금 글로벌 위기를 맞고 있다. 어쩌면 우리 세대가 겪고 있는 가장 큰 위기일지도 모른다”며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았던 세계와 전혀 다를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단기적 긴급 처방들이 우리 삶의 일부가 될 것이며 이는 역사적 과정을 가속화시킨다”면서 “평시에는 수년간의 심의를 거칠 수도 있는 결정들이 몇 시간 만에 내려진다. 성숙하지 못하고 심지어 위험할 수 있는 기술들이 곧바로 도입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리스크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발 하라리가 예측한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정치와 경제, 문화에 대한 내용들이지만 이를 교회의 상황에 대입해보아도 뜻이 통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예배에서의 ‘온라인’ 강화다. 

지금껏 한국교회는 온라인상에서 동영상 중계를 통해 예배를 드리는 것을 매우 한정적으로만 허용해 왔다. 병에 걸려 교회에 나올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누군가 “나는 일요일에 집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대신한다”고 하면 사실상 ‘가나안 성도’로 취급해온 것이 사실이다. 물론 많은 대형 교회들이 오랜 기간 지교회에 영상 설교를 송출해온 것, 공간 부족으로 영상예배실을 별도로 운영해온 것, 많은 교회들이 설교 영상을 제작해 유포해온 것 등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유발 하라리의 분석처럼 아주 오랫동안 심도 깊은 논의 없이 모호한 상태로 남아있던 영상 예배의 장벽은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하게 붕괴됐다. 둑이 무너지듯이 아주 강력하게 한국교회를 휩쓸었다. 코로나19가 진압되고 일상으로 돌아간 뒤 우리는 이 둑을 다시 쌓을 수 있을까. 의견은 분분하다. 온라인에 강점을 나타내온 사역자들은 벌써부터 사태 이후의 교회를 상상하며 예측과 대안을 내놓고 있다. 보수적인 목회자들은 이런 분위기를 경계하며 한국교회가 그동안 지켜온 ‘주일성수 이데올로기’를 사수하기 위해 교인들을 단속하고 있다. 

보수적인 목회자들이 지적하듯 현재의 온라인예배만으로는 한 공간에 모여 공동체적 예배를 드리던 여태까지의 모습을 대체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온라인예배에서 ‘설교’가 유달리 강조되고 있다는 점과 성례전을 온라인상에서 진행하기 어렵다는 점 등은 대표적인 논란거리이자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이와 관련된 신학적 논의는 앞으로도 활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옥성득 UCLA 한국기독교 석좌교수는 이 논쟁을 이끄는 선두주자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에 대한 논의를 확장시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온라인상의 토론회를 개최한 것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고, 누구나 해당 영상을 찾아서 볼 수 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의 교회는 공간에서 시간으로, 구원은 개인 구원에서 사회 구원으로, 목회는 행사에서 치유로, 영성은 행동주의에서 안식과 평화 추구로 전환될 것”이라며 “어려움 속에서 한국교회가 보여준 모습들을 잘 발전시키면 한국식 방역모델처럼 세계교회에 수출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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