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족보, 여기서 끝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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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족보, 여기서 끝나는 건가요?
  • 노경실 작가
  • 승인 2020.04.07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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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작가의 영성 노트 “하나님, 오늘은 이겼습니다!”-98

창세기 11:10~30>셈의 족보는 이러하니라 셈은 백 세 곧 홍수 후 이 년에 아르박삿을 낳았고... ...  데라의 족보는 이러하니라 데라는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고 하란은 롯을 낳았으며... ...

언제부터인가 나는 한낮이나 출퇴근 때를 제외한 시간에 베란다에 나가면 소스라치게 놀라곤 한다. 성경 속의 ‘휴거’가 일어난 듯한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너무 고요하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24시간 쉬지 않고 달리던 자동차 소리도 사라졌다. 저 멀리 보이는 자유로에도 자동차 불빛이 끊어졌다. 이 세상에 나 혼자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극심한 공포감이 들 정도이다.

그런데도 아파트 단지 안의 목련은 이미 다 떨어지고, 연초록 잎사귀가 나며, 벚꽃이 만개하여 온통 눈꽃세상이다. 길고양이의 느릿느릿한 움직임, 새들과 까치들의 노랫소리, 세상은 여전히 피고지고, 아름답다. 그리고 인터넷 뉴스(텔레비전이 없어서)를 통해서 서로를 죽이고 죽이려는 정치인들의 소식, 재난지원금을 누구는 받고 못 받는다며 분분한 의견, 그리고 가금씩 전해오는 ‘OOO 소천, 0월 00일, 000 장례식장’이라는 부고의 알림은 아직 이 세상에 나 혼자만 남아 있는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그렇다면 계속 살아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지식이 좀 있다는 사람들은 과거 인간에게 닥친 큰 자연재해와 역병, 전쟁 등의 흔적을 되짚어보면서 그때마다 인간의 역사가 어떻게 변했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에는 인간의 삶이 어찌 바뀌게 될 것인가를 예측하는 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제부터 인간의 시간은 BC(Before Christ)와 AD(Anno Domini-Year of Our Lord) )가 아닌 BC(Before Corona Virus )와 AC(After Corona Virus)로 바뀔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이제부터 새로운 삶의 방법과 질서를 만들어서 살아야 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힘을 내어 ‘새로운 벽돌’을 고안하고, 만들어서 ‘새로운 탑’을 쌓고 ‘새로운 도시’를 건설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외치는 것 같다. 하나님 없는 사람들의 시작과 끝은 늘 ‘인간’이다. 그러나 비관론자도 있다. 이제 인간은 진화하는 바이러스로 인해 멸망할 것이다. 역시 하나님 없는 사람들의 두려움이다.  

나는 지금의 상황이 바벨탑이 무너진 것 같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나 개인은 물론, 전 세계의 계획이 다 멈추고, 무너진 것이 아닌가 한다. 숫자도 기분 좋은 2020년, 새해가 되면서 사람들은 수많은 계획이 있었다. 새해가 되었으니 누구든 불안을 안고 가든, 희망을 품고 가든 새 학교, 새 학년, 새 일터, 결혼, 시험과 유학과 취직, 입대와 제대, 여행과 이사, 창업과 창립, 사무실 이전, 선거, 잔치와 각종 행사, 수출과 수입, 승진과 건설, 재건축, 리모델링, 리폼, 사고팔고, 심지어는 동호회 모임과 성형수술과 몸매 가꾸기와 이단들의 득세까지! 모든 게 멈추었다. 개인의 바벨탑도, 사회와 국가의 바벨탑과 전세계 시스템과 리더들의 바벨탑도 무너지거나 멈추었다. 

‘이제는 무얼 준비해야 하지요?’ 우리의 해답은 온전히 성경 속에 있다. 

창세기에는 족보가 10개가 넘게 나온다(내가 전문학자가 아니니 그것을 제대로, 다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런데 성경 속 인간의 족보는 수치와 부끄러움으로 시작한다. 인간이 에덴에서 쫓겨난 뒤의 불안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족보가 시작된다. 창세기 4장과 5장의 ‘두 족보’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이다. 그냥 다 쓸어 없애고 다시 시작하시면 될 것인데... 하나님은 그 배반자들의 피를 다시 이어 가신다.

세 번째 족보는 노아 방주 뒤에 이어진다. 이 역시 사람들 앞에 떳떳하지 못한 족보이다. 이뿐이 아니다. 지금의 우리 상황과 비슷한 바벨탑 사건 뒤의 족보이다.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으므로 그들이 그 도시를 건설하기를 그쳤더라 그러므로 그 이름을 바벨이라 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거기서 온 땅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셨음이니라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더라”(창 11:8~9). 이 뒤에 하나님은 다시 우리들의 족보를 이루어 가신다.

물론 인간은 그 때마다 더 지혜로워지고, 그만큼 더 악해지고 교묘해진다. 아마 인간은 예수님 오시는 그 순간까지도 인간의 지혜로 승승장구할지 모른다. 넘어지면 일어서고를 반복하면서 결코 바벨탑 쌓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당신 백성들의 족보를 이어가신다. 

우리는 하나님과 함께 족보를 만들어가는 자답게 살아야 한다. 어떻게? 먼저 성경을 펼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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