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댓글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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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댓글도 들어야 한다
  • 지용근 대표
  • 승인 2020.04.0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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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세상 - 96

악성 댓글(일명 악플)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악플은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비난을 퍼붓거나 욕설 등으로 상대방에게 모욕감을 주는 범죄 행위이다. 악플을 다는 동기가 게시글에 대한 불만 외에 스트레스 해소, 장난·놀이, 질투·시기심이라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이다.

댓글은 원래 사이버상에서 모든 사람이 동등한 자격으로 자기 의견을 표현하여 다양한 여론을 이해하고 서로에 대해 존중하는 공론장으로서의 선한 목적을 기대했을 터이나, 현실에서는 악플의 폐해와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래서 댓글을 폐지하거나 인터넷 실명제를 실시하며, 심할 경우 법적으로 처벌하라는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댓글을 폐지하고 악플을 처벌하고, 또는 악플을 무시하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그러나 댓글이 서로 다른 의견을 표출하고 다른 의견끼리 서로 이해하고 의견을 수렴해가는 순기능을 인정한다면 악플은 엄격하게 규제하면서도 댓글이 건전한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교회 관련 뉴스에 달린 댓글을 보면 교회를 비난하는 댓글이 넘쳐난다. 코로나19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와중에 교회가 오프라인 예배를 강행하고 거기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뉴스의 댓글은 읽기조차 민망한 글로 도배되어 있다. 그 댓글들 중에는 사실과 다르고, 오해에서 비롯된, 악감정이 실린 댓글도 많다. 그래도 교회는 그러한 악플에 귀를 열어 놔야 한다. 그것이 악플일지라도 거기에는 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세상을 먼저 이해하고 품지 않고서 어떻게 세상을 그리스도의 품으로 안을 수 있겠는가?

교회는 세상 속에 있다. 교회는 세상을 섬겨야 한다. 예수님이 세상을 섬기기 위해 성육신해 오셨다면 그 예수님을 대신해서 세상을 섬겨야 하는 것이 교회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세상을 향한 귀를 열고 악플 속에서 세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인내심과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세상의 소리를 듣고 교회가 바로 잡아야 할 것과 내려 놓아야 할 것을 깨달아 세상을 섬기는 교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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