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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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에 대하여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0.03.3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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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102)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언젠가 노회에서 장로님들 면접을 볼 때였습니다.

“이제 안수집사님에서 장로님이 되시는 건데요, 혹 장로님이 되셔서 대표기도를 끝냈을 때 바로 이어서 담임목사님이 ‘장로님! 대표기도가 그게 뭡니까?’하고 성도들 앞에서 핀잔을 주셨습니다.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하실 것 같으세요?”하고 제가 물었습니다.

“우리 목사님은 절대 그렇게 하실 분이 아니십니다!”

“그러게요. 절대 그렇게 하실 분은 아니신 건 저도 아는데요, 만약 그렇게 하셨다면요?”

“그래도 우리 목사님은 절대 그런 말씀을 강단에서 하실 분은 아니십니다.”

“그러니까요~ 저도 안다구요. 그래도 담임목사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을 때 어떻게 하실 것 같으시냐구요?”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신 그분은 그래도 “우리 목사님은 그렇게 하실 분이 아니십니다”라는 말만 반복 하셨구요.

“장로님이 되신다는 건 조금 더 책임이 있고, 넙데데한 마음의 은혜가 필요한 자리입니다. 훗날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지만 혹 생긴다면 그냥 웃으며 ‘목사님 죄송합니다!’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은혜로운 장로님 되시길 바랍니다”하고 마무리했습니다.

얼굴이 점점 굳어져 가는 그분을 보면서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구요.

언젠가 제가 발목이 접질려져 우리 교회 김진영 집사님이 운영하는 한의원에 갔습니다.

“발목이 그냥 꺾이던데요~”

“목사님 발목인대가 조금 늘어났습니다. 그런데요, 목사님은 발목 인대가 약하신 거예요. 발목이 강한 사람은 목사님과 똑같은 상황에서 이렇게 접질려지거나 인대가 늘어나지 않거든요. 목사님 이 부분이 조금 약하시니 조금 주의해서 사용하셔야 합니다.” 하더군요.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시험 들었다’는 말을 종종 합니다. 그런데 사실 그 시험 든 문제가 내가 약한 부분이고, 내 믿음의 수준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별로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느 문제로 시험 들었다고 말하지만, 사실 내 믿음의 수준이 거기까지고, 그 부분이 약한 것일 수도 있는데 그걸 인정하기에는 부담스럽거든요.

지금 코로나19로 대부분의 교회가 한 달 넘게 모이질 못하고 있습니다. 

예배가 다시 시작되어도 전에 모이던 그 모임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는 말도 하고, 다시 모임이 시작되면 70~80% 정도만 모일 거라는 말도 들립니다.

분명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게 우리 믿음의 수준이라는 말을 하고 싶구요.  

‘이 시기가 우리에게 시험의 시간이지만, 주님의 은혜와 담대한 믿음으로 흩어졌던 우리들이 기쁨으로 다시 만나는 그날을 소망하며 나아갑시다. 복음은 해 뜨면 일하고, 비 오면 주저앉는 것이 아닌,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님을 소망하며 나아가는 것입니다’하고 말하고 싶답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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