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여성들, 'N번방' 사건에 강한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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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여성들, 'N번방' 사건에 강한 분노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3.3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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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강력 처벌 촉구…"박사에게 여성은 인격체가 아니었다"
사진은 지난 1월 열린 한교여연 신년하례식 모습.
사진은 지난 1월 열린 한교여연 신년하례식 모습.

디지털 성착취 가해자와 공범들을 강력 처벌하라

8개 교단 교회여성들의 연합체인 한국교회여성연합회(회장:정연진)가 지난 26일 성명을 통해 ‘N번방사건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한교여연은 성명에서 인간의 삶을 파괴하고 잔인한 행위를 서슴치 않았던 운영자 박사에게 여성은 인격체가 아니었다. 그에게 여성은 그저 유흥과 돈벌이를 위한 수단이었다이것은 성착취 대화방에 입장한 모든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여성을 인격체로 인식하지 않았기에, 아무런 죄의식 없이 범죄에 가담했고, 사건이 드러나자 일부 남성들은 정당한 대가, 즉 돈을 지불하고 봤으니 문제가 없다는 적반하장의 입장을 취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러한 성착취 범죄들은 남성들 사이에서 암묵적인 유흥 또는 놀이의 개념으로 오랜 시간동안 자리잡아 왔다“‘남자는 한번쯤 그럴 수 있다는 안이하고 무책임한 의식이 이러한 강력범죄를 단순한 호기심으로 인한 실수 정도로 치부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인식에 기반을 둔 성착취는 디지털 공간으로 그 자리가 옮겨지면서, 더더욱 죄의식 없이 그저 온라인 게임을 하는 정도로 인식되어 수많은 공범들을 양산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한교여연은 특히 우리는 여성으로서, 인격체로서 이번 사건에 깊고 진한 분노를 표한다디지털 성범죄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과 안일한 수사, 피해자를 고려하지 않은 자극적인 보도와 추측성 기사들로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입는 상황을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텔레그램 N번방용의자 및 관련자들의 신상을 전원 공개하고 무관용 엄중 처벌할 것 디지털 성범죄 전담기구를 마련하고 철저한 국제공조 수사를 추진할 것 디지털 성범죄 처벌과 재발방지를 위한 강력한 법안을 마련할 것 피해자 신변보호를 위한 시스템과 치료 및 재활 지원정책을 강화할 것 성범죄 예방을 위한 성평등 교육을 강력 시행할 것을 요청했다. 한국교회를 향해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침묵하지 말고 정의구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앞장서라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19박사라는 이름으로 텔레그램 N번방을 운영해온 운영자가 검거됐다. ‘텔레그램 N번방은 미성년자를 포함한 70여 명의 여성들을 악랄하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조롱하고 성적으로 착취한 동영상을 공유하는 여러 개의 텔레그램 대화방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 대화방들을 운영한 운영자가 사람들로부터 돈을 받고 대화방에 입장시켜 성착취 동영상을 볼 수 있게 한 사건이다. 경찰이 추척하여 찾아낸 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의 참가자는 26만명에 달하며, ‘박사를 추종하는 추종자와 금전거래를 통해 대화방에 입장한 남성들은 동영상을 공유함으로써 박사의 범죄에 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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