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기 이후 기독교의 중요 거점된 소아시아, 4세기까지 전도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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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기 이후 기독교의 중요 거점된 소아시아, 4세기까지 전도 활발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0.03.2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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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⑦ - 복음의 이방 진출 : 소아시아 지역에서의 교회

안디옥은 예루살렘에 이어 기독교 운동의 중심지가 된 도시이자 바울과 바나바의 선교사역에 의해 이방 기독교의 전초기지가 된다. 이런 점에서 레이먼드 브라운(Raymond E. Brown)은, ‘안디옥은 세계 기독교의 요람’이라고 불렀다. 안디옥을 거점으로 복음의 이방지역 확산 과정에서 바울은 바나바, 마가, 실라 등과 함께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이제 안디옥을 거점으로 전개된 이방 지역, 곧 소아시아 지역의 기독교 전파에 대해 정리해 두고자 한다.

소아시아는 1세기 이후 기독교의 중요한 거점이 된다. 이 지역 출신들이 예루살렘에서 오순절 성령강림을 경험하고(행 2:9~10),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 복음을 전파한 것으로 보인다. 사도행전 13~14장에는 갈라디아 지역에서 행해진 바울의 사역에 대해 기록하고 있는데, 바울은 그 지역의 남부 지방에 교회를 설립한 것으로 보인다. 누가는 갈라디아 북부 지역에 흩어져 있는 신자들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으나 이곳의 교회 설립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행 16:6, 18:23). 

바울은 에베소에서 3년간 사역했는데, 그 결과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바와 같이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 등 지금의 터키 남부지역 6개 처에 교회가 설립된다. 그리고 소아시아의 남서부 지역인 골로새는 에베소에서 동쪽으로 약 100마일 떨어진 곳인데, 바울이 이곳에 교회를 세우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아마도 에베브라(Epaphras)가 에베소에서 바울의 가르침을 받고 골로새에 복음을 전한 결과로 교회가 설립된 것으로 보인다(골 1:7, 행 19:10). 이런 점을 고려하여 볼 때 에베소서는 에베소교회만을 위한 서신이 아니라 그 주변 교회들을 위한 회람 서신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후에 언급하겠지만 2세기 초 이그나티우스가 로마로 압송되어 가면서 남긴 7통의 편지 가운데, 요한계시록에서 언급되지 않는 트랄레스(Tralles)와 마그네시아(Magnesia)는 그 위치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지만 바울이 에베소에서 일한 결과로 생겨난 교회였을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베드로는 베드로전서 1장 1절에서 “흩어진 나그네들에게”(to the strangers scattered) 문안하고 있는데, 이 점은 기독교 확산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주고 있다. 베드로는 “본도, 갈라디아, 갑바도기아, 아시아와 비두니아에 있는 택하심을 입은 자들”에게 문안함으로써 소아시아 북부지방에도 복음이 전파되었음을 강하게 증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울은 2차 전도여행 때 비두니아로 가려고 했으나 성령께서 허락하지 않았다(행 16:5)는 점을 볼 때 바울 아닌 다른 전도자들에 의해 이곳에 복음이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또 베드로는 “바벨론에 있는 교회가 너희에게 문안하고”(벧전 5:13)라는 말로 인사하고 있는데, 이 ‘바벨론’을 계시록에서 그러했듯이 로마에 대한 상징적인 표현으로 보기도 하지만, 지역적인 바벨론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그 어느 것으로 이해하던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하여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는”(행 1:25~26) 이들에 의해 팔레스타인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에버렛 해리슨(Everett F. Harrison)은 소아시아에서 기독교가 발전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특히 회당의 역할을 강조한다.

해리슨에 의하면 소아시아 지역에 82개의 회당이 있었는데, 이 회당은 대체로 도시 중앙에 있었고, 이 회당이 복음 전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아시아는 사도시대 이후 4세기 니케아 회의에 이르기까지 주도적인 신앙의 본거지가 되었고, 영지주의(Gnosticism)와 몬타니즘(Montanism)에 대항하여 싸웠던 논쟁의 중심지가 되기도 했다.
백석대 석좌교수·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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