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 호칭까지 생겨난 안디옥교회의 큰 부흥
상태바
‘그리스도인’ 호칭까지 생겨난 안디옥교회의 큰 부흥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0.03.17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⑥ - 안디옥으로 전파된 복음

안디옥에 복음이 전래된 것은 교회 역사에서 주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곳은 이방전도의 중심지였고, 이곳을 거점으로 기독교는 당시 세계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이곳이 지금의 터키의 안타키야라는 도시이다. 

안디옥은 알렉산더대왕 휘하의 장군 중의 한 사람인 셀류쿠스(Seleucus Nicator, BC 312~280)에 의해 설립되었는데, 그는 자기 아버지의 이름 안티오쿠스(Antiochus, 안디옥)를 따라 이 도시의 이름을 지었다. 그리고 선박이 통행할 수 있는 오론테스(Orontes) 강을 따라 24킬로미터 서쪽에 있는 그 도시의 항구는 자기 이름을 따라 셀류키아(Seleucia, 실루기아)라고 명명했다. 

안디옥은 기원전 64년에는 폼페이(Pompey)에 의해 로마제국에 흡수되었고, 시리아(수리아) 지방의 수도가 되었다. 요세푸스는 이 도시를 로마, 알렉산드리아에 이어 ‘세 번째 도시’라고 불렀는데, 다인종적 도시였다. 상업적 요충지였던 이곳은 남쪽으로는 팔레스틴과 이집트로 연결되어 있었고, 북쪽으로는 소아시아에 이르는 통로였다. 오른테스강을 따라 실루기아에 이르면 이 항구도시를 통해 당시 세계와 연결되어 있었다(행 13:4). 그래서 상업과 무역의 중심지였다. 따라서 이곳에 기독교가 전해진 것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안디옥에서의 기독교와 관련된 최초의 언급은 “유대교에 입교한 안디옥 사람 니골라”(행 6:5)라는 누가의 기록이다. 예루살렘 교회가 수적으로 성장해 갔을 때 사도들이 공궤하는 일에 메여있을 수 없으므로 이 일을 대신할 일곱 사람을 택했는데 그 중의 한 사람이 니골라였다. 안디옥에 사는 이방인이었던 그는 유대교로 개종하였고, 후에 예루살렘으로 와서 초기기독교 공동체의 일원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의 개종 이후 예루살렘에서 일어난 박해는 기독교의 확산을 가져왔는데(행 11:19), 이들이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베니게 해안을 따라 올라가던 몇몇 헬라파 사람들이 안디옥에 이르렀고, 이들에 의해 안디옥에도 복음이 전파된 것이다.

안디옥의 신자들은 급증해 갔다. “수다한 사람이 주께로 돌아왔고”(행 11:21), 바나바의 사역의 결과로 “큰 무리가 주께 더하였다”(행 11:24). 바나바가 사울을 찾아 도움을 구한 것이나, 바나바와 사울이 일 년간 함께 일하며 “큰 무리”(행 11:26)를 가르쳤던 것으로 보아, 그리고 글라우디우스(Claudius, 재임 41~54년) 치하의 대기근으로 예루살렘교회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구제기금을 보낸 것을 보면 교세가 상당했던 곳으로 보인다. 이곳에서 신자들은 처음으로 ‘그리스도인’(χριστιανοι, Christianoi)이라고 불렸다(행 11:26). 이때가 30년대 후반이었다. 이 말은 유대인들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다. 

그리스도에 해당하는 히브리어가 메시아인데 유대인들은 예수가 메시아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유대인들은 안디옥의 신자들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를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유대인들은 초기 신자들을 유대교의 한 종파이거나, 유대교의 이단으로 보아 후일 ‘나사렛 이단’ 혹은 ‘나사렛당’(Nazaraeans)이라고 불렀다(행 24:5). 

이렇게 볼 때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은 유대인들이 아니라 로마인들에 의해 붙여진 이름임을 알 수 있다. Christianoi의 어미 -ianoi는 라틴어 어미 -iani의 헬라어역으로서 “따르는 자,” 혹은 “추종자”라는 뜻이다. 예컨대, 헤롯을 추종하는 자는 Herodianoi(막 3:6)라고 불렸고, 아우구스투스를 따르는 자는 Augustiani라고 불렀다. 그리스도 당파라는 정치적 의미를 지니고 있었으므로, 초기 신자들이 이 용어를 선호하지 않았고, 신약성경에서 오직 2번 사용되었을 뿐이다(행 26:28, 벧전 4:16).
백석대 석좌교수·역사신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