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어떻게 하셨나’ 따라가니 ‘좌파’ 딱지 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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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어떻게 하셨나’ 따라가니 ‘좌파’ 딱지 붙어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3.17 00: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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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 기획 - 오해와 이해 : 나는 '진보 기독교인' 입니다 ③ 그들은 정말 공산주의를 꿈꿀까?

목회자의 설교가 온 천하에 노출되는 시대다. 그래서인지 어느 교회에서 어떤 설교가 나왔다는 뉴스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미담과 감동 뿐이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특히 강단에서 선포되는 목회자의 정치적 발언은 구설수에 오르고 이념의 잣대에 따라 온갖 평가를 받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논란이 됐던 설교들을 보면 ‘공산화’ 우려가 압도적으로 많다. 설교에서 지목된 논란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이 퍼뜩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들은 자신들을 향한 ‘색깔논쟁’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과연 어떠한 나라를 꿈꾸는지 들어보았다. 
 

토지+자유연구소의 남기업 소장. 그는 자신이 외쳐온 희년사상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늘 고민한다. 그가 연구와 활동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말씀과 기도다. 말씀과 기도는 한국 희년운동의 대부인 대천덕 신부가 가장 강조하는 기본이기도 하다.
토지+자유연구소의 남기업 소장. 그는 자신이 외쳐온 희년사상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늘 고민한다. 그가 연구와 활동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말씀과 기도다. 말씀과 기도는 한국 희년운동의 대부인 대천덕 신부가 가장 강조하는 기본이기도 하다.

희년은 좌파사상?

최근 보수 목회자들의 설교에서 ‘사회주의’ 개념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사례가 ‘토지 공개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내놓은 개헌안에는 “국가는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보수적인 사람들은 이것을 들어 사회주의적인 사상이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토지 공개념이 도입되면 종래에는 공산주의 국가에서처럼 정부가 개인의 토지를 환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하고 있다. 

토지+자유연구소의 남기업 소장은 토지 공개념이 토지몰수를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헌법이 말하는 개인의 재산권을 절대로 침범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토지 공개념은 성경이 말하는 희년의 사상과 부합한다고 했다. 더불어 경쟁의 역동성을 저하시키는 공산주의와도 분명히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경은 ‘출발의 평등’을 강조합니다. 희년이 바로 그런 개념이죠. 모두에게 땅을 주지만 천천히 농사하는 사람은 적은 소출을 거두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많은 소출을 거둡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불평등을 줄이지 못하는 것은 출발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은 청년들의 좌절을 불러오고 경쟁의 역동성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희년, 즉 7일에 하루는 종과 가축들까지 쉬게 하고, 7년마다 종을 해방하고  부채를 완전히 탕감하는 나라, 50년마다 토지의 공평한 분배를 실현하는 나라를 이룰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그는 보유세 강화를 꼽았다. 보유세가 높아야 필요한 사람만 필요한 만큼 집과 땅을 사고, 시장으로 나온 땅은 국가가 사들여서 비축하거나 임대를 활성화한다. 그렇게 되면 지금의 부동산 광풍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희년’이라는 모델을 말씀으로 받은 교회가 먼저 희년을 상상하고 소유하고 세상에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단에서 ‘희년’에 대한 설교가 많아져야 한다고 목회자들에게 당부했다.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만들겠다는 웅지(雄志)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언제까지 마음 속 죄만 고백해야 하나요. 개인을 넘어 가난을 대물림하게 만드는 구조를 봐야 합니다.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은 고아와 과부를 자신과 동일시 여기신 놀라운 분이십니다. 예수님이 활동하시던 1세기는 개인의 어려움은 스스로의 죄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그걸 깨신 분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그렇다면 교회가 걸어가야 할 길은 너무도 자명합니다. 거기에 무슨 좌파가 있습니까.”
 

남오성 목사는 올해 초 교회개혁연대 공동대표에 선출됐다. 그는 자신의 목회적 기준을 이념이 아닌 ‘약자 지향적인가 아닌가’에 둔다고 했다.
남오성 목사는 올해 초 교회개혁연대 공동대표에 선출됐다. 그는 자신의 목회적 기준을 이념이 아닌 ‘약자 지향적인가 아닌가’에 둔다고 했다.(출처:남오성 목사 페이스북)

이념 아니라 약자를 지향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인 남오성 목사(주날개그늘교회)도 현재 개신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대립이 사실은 이념논쟁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그는 현재의 갈등을 약자 지향적인가 아닌가의 차원으로 해석했다. 

그는 “예수님이 생각하셨던 경제는 분명 성장경제가 아니라 분배경제다. 초대교회도 내 것 네 것 없이 나누었다”며 “성경을 따르겠다는데 사람들이 이것을 진보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면서 자신들을 묶는 정치적 태제를 약자를 지향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장애인과 여성, 아이, 외국인을 돕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 그리스도인다운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보수의 합리성과 상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교회에서 극우적 목소리가 높아지면 젊은이들은 교회를 점점 멀리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교회는 고령화로 치닫고 미래는 암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CCK 총무를 지낸 김영주 목사는 교계의 대표적인 친북인사로 꼽힌다. 그는 "우리가 정말 북한을 잘 알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NCCK 총무를 지낸 김영주 목사는 교계의 대표적인 친북인사로 꼽힌다. 그는 "우리가 정말 북한을 잘 알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진보는 북한에 침묵한다?

북한은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아킬레스건이다. “과거 운동권에서부터 북한의 주체사상을 학습해왔기 때문에 북한의 체제를 찬양하고 더 나아가 북녘에서 벌어지는 인권의 문제에 대해 침묵한다”는 지적은 단골 소재다.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 김영주 목사는 NCCK 직전 총무를 지냈고 과거 북한에도 여러 차례 다녀왔다. 교계에서는 대표적인 친북 인사로 꼽힌다. 김 목사는 “상대와 대화를 하려면 내 시각으로 보지 않고 상대의 입장으로 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상대를 일방적으로 부정하고 물리쳐야 할 악의 세력으로 규정할 때의 통일은 또 하나의 전쟁으로 종결된다. 우리가 6.25를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했고 극심한 후유증을 겪고 있음에도 북진통일이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특히 자신이 오랫동안 몸담았던 NCCK에 대해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넘어 주사파라는 말까지 나오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보수적”이라며 “NCCK는 교회 연합체인데 회원교단들의 면면을 보면 보수성이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을 어떻게 찬양합니까. 찬양을 했으면 남한 사회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 

전쟁 후유증으로 대한민국 사회는 반공의 골이 깊다. 그는 인권운동에 앞장서고 양심의 소리를 내온 NCCK야말로 우리 사회 ‘좌파 프레임’의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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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2020-03-26 22:23:53
복음에 진보가 어디있고 보수가 어디 있습니까?
하나님의 복음은 하나입니다
성경도 하나입니다
자신의 논리가 아니라 진리를 믿읍시다